그 시대에는 답, 지금은 아닌 것들

프리랜서로 살 이유. 3화.

by Simon de Cyrene

앞의 글에서 설명한 것처럼 기성세대와 20-30대, 어쩌면 40대들도 완전히 다른 세상에서 산다. 그렇기 때문에 세대 간 차이와 갈등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 차이와 갈등은 한국과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들이 느끼는 차이보다 크면 컸지 작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오늘날 '젊은 사람'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겪는 문제는 오롯이 그 차이에서만 기인한 것일까? 아니다. 20-30대에서 40대까지 포함되는 범위의 사람들의 문제는 본인들의 상황이 기성세대와 다름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과 같은 목표를 추구한다는데 있다. 대기업에 취업하고, 최대한 안정적인 직장에 가서 일하는 삶. 그게 삶의 문제들을 해결해 주지 못한다는 것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기성세대와 최대한 비슷한 것을 가지고 싶어 하고, 그것을 갖기 위해 노력한다. 최근에는 경쟁률이 많이 낮아졌다고 해도 공무원 시험의 경쟁률이 여전히 30대 1 정도가 되고, 취업이 힘들다는데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구인난에 허덕이는 아이러니는 그런 모순적인 태도에서 기인한다.


세상이, 상황이, 환경이 달라졌다면 인생에 접근하는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 하지만 '젊은 사람'들 중 적지 않은 이들은 바뀐 환경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기성세대들을 보며 '당신들보다 우리가 훨씬 힘들어! 당신들은 운이 좋은 편이잖아! 우린 기회도 훨씬 적다고!'라고만 외친다. 그렇게 외치는 건 기성세대가 누리던 방식의 안정을 본인도 누리고 싶은 마음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다르다면 삶을 사는 방법과 전략도 달라져야 하는데 그런 노력을 하는 사람들은 쉽게 보이지 않는다.


기성세대가 그렇게 누리던 안정은 정말 가족처럼 저녁 늦게까지 일하고, 회식하고, 주말에도 출근하는 문화가 지탱해줬다. 만약 안정을 보장해준다면 지금의 '젊은 사람들'은 그런 삶을 살 수 있을까? 20-30대들은 대부분이 그런 삶을 살지 못할 것이다. 이는 기성세대와 그들이 성장한 환경이 다르고 그에 따라 문화도, 삶의 방식도 다르기 때문이다. 젊은 사람들은 그 성장 환경의 특성상 기성세대보다 필연적으로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훨씬 강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서 분명히 짚고 넘어갈 것은 '개인주의'가 곧 '이기주의'는 아니란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 중 적지 않은 사람들이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구분하지 못하고 본인이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개인주의'로 정당화시키려 하고, 또 반대로 '개인주의'적인 것을 '이기주의'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개인주의자는 모든 개인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도 자신만큼 존중하는 것과 달리 이기주의자는 다른 사람에게 어떤 피해를 주던지 본인만 생각한다는 점에서 두 개념은 분명히 구분될 필요가 있다. 개인주의자가 넘치는 세상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이상 개인의 차이를 존중하기 때문에 다양성이 존중되지만 이기주의자가 넘치는 세상에서는 다름이 틀림으로 해석되어 갈등이 심화된다. 우리나라에는 개인주의라 부르지만 사실 이기주의자인 사람들이 더 많은 느낌이다.


이처럼 개인주의적인 성향은 나쁜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본인의 개인주의적인 성향에 따라 기성세대와는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야 한다. 기성세대와 마찬가지로 회사 같은 조직에 속해서 월급은 안정적으로, 최대한 많이 받고 싶은데 앞뒤 가리지 않고 일은 넘치는데 퇴근하는 방식으로 그 조직에 피해를 주거나 다른 사람들이 일을 떠맡게 되는 방식으로 행동하는 건 개인주의가 아니라 이기주의적인 행동이다. 만약 본인이 그 회사에서 요구하는 만큼 일하고 싶지 않다면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일을 찾는 게 진정한 개인주의자다.


회사들이 그대로여도 된단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 기성세대의 회식문화는 사실 집단주의적인 문화가 만들어낸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문화인데, 회사는 냉정하게 말해서 일을 해서 돈을 벌어들여 주주와 그 구성원인 직원들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게 목표이기 때문에 그 외에 다른 영역은 그 시대의 문화를 따라가는 게 맞다. 사회 전반적으로 집단주의 문화가 강했던 90년대까지만 해도 회식을 하면 어느 정도는 단합이 되고, 스트레스도 풀 수 있고, 본인 돈으로 사 먹지 못할 음식을 회식에서 먹을 수 있었기 때문에 회식문화가 직원들에게 어느 정도 동기부여가 되었기 때문에 그 문화가 정당화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문화적 흐름이 바뀐 지금은 시대에 맞춰서 직원들이 일을 더 잘하는데 도움이 되고 동기부여가 되는 방식으로 문화도 바뀌는 게 당연하다.


그러한 기업문화가 바뀐다고 해도 회사생활은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이는 기성세대의 은퇴 후의 삶을 보면 분명하게 드러난다. 우리나라는 가족주의적인 문화가 90년대까지만 해도 굉장히 강했기 때문에 어르신들이 은퇴를 한 후에도 자녀들과 함께 살고, 경제적인 부분은 자녀들이 책임지는 게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여겨졌다. 하지만 가족주의, 또는 집단주의적인 문화가 희석되기 시작하면서 자녀들은 물론이고 요즘에는 부모님들도 자녀와 함께 사는 것을 불편하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물가와 집값이 상승하는 것에 비해서 회사에서 주는 월급은 늘지 않다 보니 이제는 현실적으로 자녀들이 부모를 부양하기가 쉽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


은퇴 후에도 어르신들이 경비원, 지하철 택배와 같은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은 그 자녀들의 탓이 아니라 시대와 환경이 그렇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우리 부모님 세대까지만 해도 본인의 부모님들을 부양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보니 노후를 준비한 경우는 많지 않았고, 그렇다 보니 우리나라는 OECD 국가들 중 노인빈곤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1위를 달리고 있다. OECD 회원국의 평균 노인빈곤율이 14.8%이고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다는 일본도 19.6%인데 우리나라는 그 2배가 훌쩍 넘는 43.4%에 달했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어르신들이 얼마나 노후 준비를 하지 못했고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노인빈곤율이 2위인 미국도 23.1%를 기록하고 있으니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어르신들이 살기 가장 힘든 나라가 되었다.


이게 지금의 젊은 사람들의 미래다.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들 중 수인 합계출산율이 0.81명으로 OECD회 회원국들 중 유일하게 1이 되지 않는다. 2위인 스페인이 1.23명, 일본이 1.36명이라는 것은 우리나라가 얼마나 출산율이 낮은 지를 보여준다. 이는 지금의 20-30대가 50-60대가 되었을 때는 20-30대가 매우, 매우 적을 것이란 것을 의미하고,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우리나라의 상황을 고려하면 이는 지금의 20-30대들은 국민연금도 많이 받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지금의 20-30대는 50-60대가 되어도, 아니 매우 높은 확률로 70-80대에도 경제활동을 해야만 먹고살 수 있을 것이다.


다음 글에서 설명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업들이 나이 든 사람들을 계속 안고 있을 수도, 그럴 이유도 없다. 그렇다면 지금의 20-30대는 언젠가는 조직에 기대지 않고 자신의 능력만으로 먹고살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별생각 없이 지금 당장 월급만 받으면서 살다 보면 퇴직 후에는 치킨집을 차리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것은 IMF 시절의 경험이 이미 말해주고 있다. 문제는 그 치킨집도 이미 포화상태라는 것. 그리고 지금의 20-30대가 은퇴한 시점에는 치킨이나 햄버거처럼 매뉴얼만 있으면 만들 수 있고, 맛은 있지만 건강에 이롭다고 하기는 힘든 음식을 즐겨 먹을 20-30대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에 그 시장도 작아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30년 후에도 치킨집이 노후대책이 될 확률은 매우, 매우 적다.


그렇기 때문에 20-30대는 지금부터 자신만의 일을 갖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이 시리즈는 그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기본적인 원리를 다루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회사라는 조직의 특성과 왜 회사원으로 사는 게 노후를 보장해 줄 수 없는지부터 설명해야 한다. 그 설명은 다음 글에서 이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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