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다시 세운 배로, 먼바다로

by 노라a


저는 이제 그날의 폭풍을 다른 눈으로 바라봅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을 앗아간 파괴자였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 폭풍이 제게 남긴 것은 부서진 배만이 아니었습니다. 그 안에는 제가 미처 몰랐던 저 자신, 그리고 무너져서야 비로소 보이는 세상의 결이 들어 있었습니다.

뒤집힌 배를 다시 세우는 일은 하루아침에 되지 않았습니다. 부서진 판자를 하나씩 갈아 끼우고, 금이 간 돛을 꿰매고, 바람의 방향을 읽는 법을 익히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제 손으로 저를 다시 설계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다시 세운 배는 예전의 배와 같지 않습니다. 어쩌면 조금 투박하고, 군데군데 이어 붙인 흔적이 남아 있지만, 그 모든 상처는 바다에서 살아남은 증거가 되었습니다.

저는 그 상처들을 숨기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것이 저를 여기까지 데려온 힘이기 때문입니다. 먼바다로 나아간다는 것은 또다시 폭풍을 만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이제 저는 압니다. 폭풍이 오더라도 저는 이 배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을.

더 단단해진 발판 위에서, 더 넓은 수평선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을.


이 글을 덮는 지금,
당신의 배는 어떤 상태입니까? 혹시 기울고 있더라도 괜찮습니다. 부서진 자리에서 다시 세우는 법은 이미 당신 안에 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당신도 다시 세운 배로 먼바다로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그때 스스로에게 물어보시길 바랍니다.


나는 불쌍한 사람일까,
아니면 살아남은 사람일까?

조용히 대답하시길 바랍니다.

나는 살아남은 사람이다.
무너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섰고,
그 자리에서 더 깊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 사람이다!

세상은 여전히 완전하지 않지만, 당신의 마음은 이전보다 더 단단해졌습니다.
그 단단함 속에는 아픔이 아닌, 다시 일어선 사람만이 품을 수 있는 따뜻함이 있습니다.

당신의 항해는 끝난 것이 아닙니다. 조용히 새벽을 향해 나아가는 또 하나의 시작입니다.
빛이 완전히 떠오르기 전, 그 잔잔한 바다 위에서 당신의 숨결을 기억하세요.


당신은 여전히,
아름답게 살아 있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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