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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까미노 22]
포르투갈길 최애 도시, 폰테데리마

포르투갈까미노 22. 타멜 ~ 폰테 데 리마

by Roadtripper

2019.05.16 _ 22th day


• 구간 : 타멜 Tamel S. Pedro Fins ~ #폰테 데 리마 Ponte de Lima

• 거리 : 24.9km

• 난이도 : ★★★☆☆

• 숙소 : 공립 알베르게 Casa do Arnado (5유로)





*순서가 역행하지만 이날의 종착지, 폰테 데 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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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까미노 끝내고, 사람들이 물을 때마다 추천하는 소도시다.

비교적 사람들에게 덜 알려져 조용한 곳.

동양인 비율은 더 낮은 곳.

여유 있다면 이런 곳에서 #한달살기 도 좋겠다.






+ 0.0km, @Tamel S. Pedro Fins #따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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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포르텔라산 정상 언저리 #알베르게 에서 잔 터라, 드물게 산을 내려가며 하루를 시작한다. 고도는 기껏해야 200미터 남짓이지만 아침부터 산을 올라야한다는 부담 없이 시작하는 발걸음은 확실히 가볍다.



국도변 좁은 갓길을 따라걷다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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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중턱에 오도카니 선 성당. 그냥 지나치면 될 걸, 화살표는 성당 마당으로 들어가도록 오른쪽으로 휘어진다. 그냥 지나치려다 "우리 성당 구경하고 가~ "라는 의미로 읽고, 언제 또 이 외진 마을에 와볼까 싶어 충실히 화살표를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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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 성당 앞마당에 서니 언덕 아래로 주변 마을 일대가 내려다보인다.
동네 구경하고 가란 메시지였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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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앞마당에서 주차장으로 가라는 #노란화살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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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을 따라 내려가면 곧장 언덕 아래 철길로 이어진다.

다가오는 기차도, 역무원도 없는 고요한 역을 통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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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박타박 마을길을 지난다.


아직 채 오전 7시도 되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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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아무도 깨어나지 않았는지 마냥 고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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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해가 떠오르기 시작하지만 구름이 반쯤 하늘을 덮었다.

이 정도 기상 컨디션만 유지되어도 걷기 편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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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토를 벗어나면서부터는 확실히 화살표간 거리가 조밀해 방향잡기 수월하고, 길 잃을 확률 또한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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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높지 않은 언덕을 오르락내리락 하는 새 추월하는 순례자들이 속속 등장한다.


늦봄-초여름 무렵 #포르투갈길 에서 가장 큰 복병은 역시 태양.

본격 더워지기 전 가급적 많은 거리를 걸어내고 싶은데 어쩐 일인지 아침부터 발길에 힘이 실리지 않는다.

몸이 힘들다기보다 왠지 맘이 지친 걸까.

겨우 한시간 남짓 걸었을 뿐인데 벌써 축축 늘어지는 발걸음을 애써 옮긴다.


걷는 게 아니다.

그저 다리를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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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표가 안내하는 대로 폭 좁은 차도를 건너




+ 4.8km, @Balugães #발루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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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만고만한 다음 마을. 발루진스 Balugães.


산중에서 시작하는 이날 루트는 종일 나지막한 산등성이를 오르내리며
국도 옆 갓길과 작은 시골마을 골목길, 들길, 비포장길 등을 두루 지나간다.

특별한 볼거리나 이름 있는 마을을 지나는 등 특색은 없으되
큰 어려움 없이 타박타박 무념무상 걷기 좋은 날이다.

역동성이나 흥분 지수는 난이도와 비례하는 게 맞다.

어떤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지만, 도보여행에서는 특히 그렇다. 몸을 혹사하지 않고 고만고만하게 걸으면 그닥 기억에 남지 않는다. 아주 높은 산을 넘는다거나, 고도는 높지 않더라도 업다운이 계속되어 지쳤다거나, 화살표가 없어 길 찾느라 애를 먹은 날에 대한 애정은 오히려 각별하다. 그날 지나친 마을 이름과 허기를 채운 점심 메뉴나 카페 분위기는 물론 함께 걸은 사람에 대한 기억은 더 애틋해진다.


유독 이날 지나친 길 기억이 희미해 왜 그런가 싶었는데 포스팅하다보니 결론이 이리 흐른다. #타멜에서 #폰테데리마까지 24.km를 걸었던 이날, 2019년5월15일은 고만고만한 산등성이를 지나 비교적 편하게 걷는 구간. 길 풍경은 물론 특별한 에피소드도 없을 거라는 걸 미리 길게 얘기하는 중이다.


난이도 높은 길에선 힘들다고 난리, 무던한 길은 심심하다고 투정. 의식하지 않았던 자아의 한 면을 새삼 깨닫는다.





+ 8.6km, @Lugar do Cor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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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아래로 제법 내려와 #루가르도꼬르고 마을 쯤 오면 온통 포도밭이다.

평지에 가까울 수록 시야가 넓어지고, 넓어진 시야 가득 포도밭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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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이 잠시 사라지고, 낮은 언덕을 돌아 다음 마을로 접어드나 싶을 때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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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축대 위 신발이 놓인...
매우 까미노스러운 장치가 유독 눈에 띈다 싶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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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난다알베르게 다. 물론 사설 숙소이고, 포르투갈사람 페르난다 아주머니와 그 가족이 운영한다.

이틀 전, #포르투갈1호알베르게 라는 #라떼스 공영알베르게서 같은 방에 있던 프랑스 할배가 극찬한 곳이다.

페르난다 아주머니 뿐 아니라 가족이 모두 친절하고 부지런한데다 음식이 맛있고 저녁 식사 후 정원에 모여 노래하며 즐기는 시간도 좋았다고. 순식간에 뱉어낸 장점만 무려 세가지. 사람, 음식, 프로그램까지 구비했다면 알베르게가 갖춰야 할 웬만한 필요충분조건은 충족한 셈이다. 일부러 이곳에 머무르려고 동선을 조절하는 사람도 있다하니 다시 #포르투갈 을 걷는다면 다음 숙소는 이곳으로 잡아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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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난다알베르게 를 지나 포도밭 옆 비포장길을 따라 걷는다. 여전히 걸음에 힘이 실리지 않아 길가에 흩어진 잔돌과 그보다 큰 돌멩이들을 발끝으로 거의 훑다시피하면서. 누군가 봤으면 일부러 돌멩이를 발로 차며 숫자라도 세는 줄 알았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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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틈엔가 포도밭 사이를 걷는 흙길이 끝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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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1km, @Vitorino dos Piã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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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팔트로 포장된 길로 접어들자 멀찌감치 보이는 성당 종탑과 세메터리-

한 마을이 시작되는구나, 짐작한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걷다 보면 딱히 지도가 없어도 지형지물로 공간을 구분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좋은 예 중 하나가 세메터리, 공중묘지다. 대도시라면 조건이 다르지만, 중소도시 이하 규모가 작은 마을에서는 마을 어귀에 묘지가 하나씩 있다. 묘지에서 묘소를 보기는 힘들다. 둥근 봉분으로 묘지를 만드는 우리 나라와 달리 지하에 고인을 안장하고, 대리석으로 상석(성묘하며 제를 올릴 때 음식과 술 등을 올리는 곳)을 만들어 고인의 사진과 함께 예수나 마리아, 가브리엘 대천사 조각상을 올려둔다. 그래서일까 까미노를 걷다 세메터리는 그리 낯선 공간이 아니다. '묘지'에서 연상하는 한국적인 어떤 정서보다는, 한 마을이 시작되는 지표라는 인식이 더 강하다. 그래서 많이 걷다 지쳤거나 인적 없는 산길을 헤매다 매우 화장실이 가고 싶은 순간, 멀리서 세메터리가 보이면 반갑기도 하다. 세메터리를 지나면 익숙한 사람의 영역이 있다는 걸 이미 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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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km 전쯤, 포도밭을 지날 때쯤 뒤에서 갑자기 나타난 야스민.

어찌나 멍때리며 걷고 있었던지 뒤에서 부르는 지도 모르고 있었다.

한참 같은 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야스민.

"거기 아니야."


놀라 두리번거리는데 정말 화살표가 없다. 얼른 야스민이 있는 곳까지 되돌아가서 함께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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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잠시 멈췄다.

화살표는 원형교차로를 지나 산쪽으로 직진하라 가리키지만
오른쪽, 마을 방향으로 내려가면 카페가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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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ana Cafe @vitorino dos piaes


보통 아침을 거르고 출발하는 걸 감안해 출발 1~2시간 내 첫 카페에 들르곤 했는데, 이날은 무려 11km를 걷고서야 첫 카페에 겨우 닿았다. 아주 무료한 들길 중간에서 무료하게 걷던 나를 구제해준 독일 아이 야스민과 함께 앉아 아주 꾸덕하고 진한 초콜릿 케이크와 커피로 늦은 아침겸 당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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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토리노 마을에서부터 목적지 폰테 데 리마까지 남은 거리는 10km 가량. 맘 먹기에 따라 매우 가깝기도, 깨나 멀기도 한 어중간한 거리. 하지만 드디어 당 가득한 첫끼를 해결했고, 조곤조곤 얘기 나누기 좋은 동행이 생겼으며 심지어 마을을 벗어나는 길도 예쁘다. 딱 걷기 좋도록 만져둔 둘레길 정도의 오솔길을 따라 고만고만한 언덕을 오르락내리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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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스트 손길에 정돈된 백합만 봤지, 야생에 자라나는 백합을 보기는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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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가득한 오솔길을 따라 나오면 드디어 N-204국도. 아마 이 국도를 곧장 따라가면 폰테 데 리마로 직행하겠지만 이젠 굳이 예측도 지겨울 지경. 까미노 루트는 끊임없이 길 양쪽을 오가도록 화살표를 교차시키고, 들르는 마을마다 곳곳을 돌아보도록 이골목저골목으로 연결시켜 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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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미노를 걸을 때, 대개는 혼자 걷고 싶지만 막상 혼자 걷는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피폐해진다. 하루치 혼자 걷는 즐거움이 사그라들어 슬슬 지겹고, 배고파 힘들어질 때쯤 쨘- 나타나 이날 종착지 폰테 데 리마 까지

기분 좋은 길친구였던 자스민. 이후 #포르투갈국경 에 닿을 때까지 계속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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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중순.
한창 농번기로 바쁜 포르투갈 시골 동네. 그런가보다... 하며 걷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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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어색한 풍경 포착.

아저씨는 운전석에 앉아 농기계(이름 모름;)를 몰고, 아주머니 두 분이서 손에 농기구(역시 이름 모름;)를 든채
직접 뭘 끌어내리고, 바닥에 펼치는 동작을 끝없이 반복하고 있다. 원래 그런 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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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이 덜해 자전거 순례자들에게도 그리 힘들지 않았을 구간. 쌩하니 지나가긴 하는데... 잘 닦인 아스팔트가 아니라 이렇게 흙먼지 날리고 우둘투둘 돌이 박힌 길이면 그리 편안하지만은 않았겠다 싶기도 하다.



+ 14.1km, @Facha 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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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km쯤 걸었을까. 다음 마을 파차에서 N-204 국도에 접한 길가 카페에 아무 고민없이 멈췄다. 나와 자스민 뿐 아니라 이전 마을 카페에서 봤던 얼굴들이 한가득이다. 거리상 멀리 오지는 않았지만, 전 마을에서 카페를 나서자마자 경사 낮은 업다운을 반복하며 또다시 100m쯤 고도가 높은 지형으로 올라온 데 대한 보상심리였을까. 한국 같았음 언감생심 눈길도 주지 않았겠지만, 과감하게 한번 더 주문한다. 초콜릿 케이크와 카페 꼰 레체.

무슨 마법의 주문도 아니고, 이게 뭐람. #초콜릿케이크와까페꼰레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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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멈췄으니 그리 오래 머물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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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왔지만 잠시 함께 걷는 독일 사람들. 울리히와... oo 이름이 뭐더라.

까미노가 끝나고 #산티아고에 도착해서야 알았지만 태국 코끼리 바지에 노란 자켓을 입고 걸었던 저분.

아이를 잃고 포르투갈에 와 걷고 있었다. 대개는 표정이 어두웠고, 사람들 어울려 왁자지껄 저녁이라도 먹는 날에는 술에 취해 오버하더니 나름... 뭐 그런 사정이 있었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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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에 가까울수록 점점 길폭은 넓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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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 넝쿨이 보도를 뒤덮도록 돌담 위로 기둥을 세우고 철골을 얹어둔 길을 지난다. 여름이 조금 깊었더라면

포도넝쿨이 얽혀 훨씬 기분 좋았을 테지만, 아직 넝쿨이 제대로 자라나기엔 조금 이른 계절. 어쩐 일로 길에 깨나 공을 들였네, 싶었던 이곳. 거의 폰테 데 리마 언저였다.




+ 17.4km, @Seara 세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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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테 데 리마에 가까워지면 주변 뷰와 인프라 퀄러티가 갑자기 급상승한다.
까미노 구간이기도 하지만, 나름 관광객이 많이 찾는 중소도시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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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을 따라 한참 걷다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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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 강변에 접한 산티아고 채플 아치 아래로 드라마틱하게 통과하도록 까미노가 연결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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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백년은 묵었을 밑둥 굵은 나무 그늘 아래로 걸어가도록 이어지는 루이스 필리페 애비뉴.

#리스본 에서부터 포르투갈까미노를 걸은 이래, 도시 입구가 이렇게 호사스럽기는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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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곳에서 잠시 쉬었다 가겠다며 가방을 내렸으나 막상 도심과 #알베르게 까지는 아직 3km여나 남았고, 늑장 부리는 새 다른 순례자들에게 알베르게 자리를 뺏길까 괜히 맘이 조급해져 곧 벌떡 일어선다. 여유도 아무나 누릴 수 있는 게 아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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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근처에 오긴 했으나... 이곳 #공식알베르게 오픈 시각은 오후 4시. 다른 도시 알베르게 오픈 시간이 대개 2시인데 비해 다소 늦은 편.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다. 곧장 알베르게로 가 오픈 시간까지 기다릴 것인가, 인근 호스텔에서 쉴 것인가를 두고 함께 걷던 독일 그룹과 긴급 회의.

회의는 짧고, 명확해야 한다. 다들 시원시원한 성격들이었는지 채 3분 지나지 않아 각자 찢어지기로 결론. 나는 #까미노 진행방향에 있고, 조금이라도 더 진도를 빼둘 요량으로 알베르게까지 가서 대기하기로 하고 다시 걷는다. 그리고, 폰테 데 리마 시내를 지나는 지금부터가 이날 걸은 25km여를 통틀어 가장 눈이 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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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 강변 옆길을 걸어 시가를 지나면 중세 석조다리로 연결되는 까미노.
사실 폰테 데 리마 Ponte de Lima 라는 도시명이 '리마 강의 다리'라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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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뙇 건너려는데... 맞은 편에서부터 손잡고 걸어오던 이 커플이 너무 예뻐서 뻔뻔하게 도촬.
정작 그들은 서로 얼굴을 바라보느라 내가 찍는 줄도 몰랐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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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리마 Rio Lima.

#리마강 이라는 청동 푯말조차 클래식하다.


그리고 저때만 해도 꿈에도 모르고 있었지만, 다음날 저 산을 넘는다 ;

#포르투갈루트 통틀어 가장 높고 힘들었던 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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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순례자상 뒤로 보이는 주황? 오렌지? 건물이 #폰테데리마공영알베르게 이다.

역시 #포르투갈전루트 통틀어 입지와 뷰가 가장 좋았던 곳. 오픈 시간이 늦어 좀 난감하긴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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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배낭 몇 개가 주인 대신 줄지어 서 있고,
전날 같은 알베르게에서 만났던 미국 아이 역시 이곳에서 잘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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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커버를 뒤집어 씌운 배낭과 스틱, 신발까지 벗어 대기줄 끝에 세운다.

걷는 사람들에겐 너무 당연한 일상과 일과가 머무르는 사람들에겐 신기한 구경거리가 되기도 한다.
줄지어 선 배낭과 스틱들, 거지꼴로 주저앉아 쉬는 순례자가 통으로 신기한 피사체다.
별 생각 없이 걷다 갑자기 멈춰서서는 동의 없이 그냥 찍고, 그냥 간다.

사실 중소도시여서 이 정도이지, #리스본 #포르토 등 대도시에서는 포멀한 비즈니스맨과 예쁘게 차려입은 관광객들 사이에서 집채만한 배낭 짋어지고 땀 흘리며 걸어가는 순간... 걸음걸음이 쭈뼛, 괜히 민망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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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 드디어 알베르게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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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내부도 훌륭했다 ;;;
죄다 1층 베드에 튼튼한 우드베드여서 삐걱이지도 않는다.

고무 재질 커버여서 #베드버그 걱정 역시 한숨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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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지나온 리마강과 다리가 한눈에 보이고... 이 정도면 호텔급 뷰.
한바퀴 알베르게 투어를 끝낸 후 배낭 풀고, 씻고, 저녁거리도 살겸 다시 나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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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새 구름이 걷혀 파란 하늘 새하얀 구름 배경에 더 한층 예뻐진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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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쿠스쿠스, 요거트, 샐러드용 채소와 올리브 등을 사와 저녁을 차려 먹었다.
모처럼 아이폰에 담긴 한국음악을 크게 틀어두고 5성호텔급 뷰를 혼자 만끽하면서.


#포르투갈중부 #포르투갈산티아고 #산티아고순례길 #까미노산티아고 #포르투갈순례길 #알베르게 #포르투갈까미노 #포르투갈길 #포르투갈순례 #포르투갈센트럴 #공영알베르게 #바르셀로스까미노 #포르투갈바르셀로스 #산티아고순례포르갈길 #산티아고포르투갈길 #스페인포르투갈여행 #포르투갈길걷기 #스페인걷기 #순례길걷기 #유럽걷기 #폰테데리마 #포르투갈폰테데리마 #포르투갈걷기 #도보여행 #포르투갈도보여행 #폰테데리마알베르게 #폰테데리마숙소 #폰테데리마호스텔 #폰테데리마알베르게오픈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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