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인생책 05화

내 친구 이야기

by Shin Huiseon


나에게는 2주에 한 번 만나는 친구가 있다. 어쩌면 가장 친한 친구인 것 같다. 친구는 나보다 연애를 짧게 하고 후다닥 결혼해서 아들을 낳았다. 나도 뒤쫓아 결혼하고 아들을 낳았다. 어쩌면 나에게 가장 큰 경쟁자인지도 모르겠다.

친구는 대학 때 시를 잘 썼다. 나는 시를 잘 모르고 쓸 줄도 모르는데 내 친구 시는 읽으면 확 이해가 된다. 그랬던 친구가 코로나 기간에 음모론에 빠져들었다. 아직도 거기에서 헤어 나왔는지 모르겠다. 친구는 나에게 계속 백신을 맞지 말라고 전화했다. 백신 문제로 시어머니 하고도 싸웠다고 했다. 친구는 백신을 한 번도 맞지 않았고 코로나가 끝났다.

솔직히 친구가 이해되지 않았는데 나중에 <왜 살아야 하는가>라는 책에 나온 허먼 멜빌에 관한 글을 읽으면서 친구의 세계관과 이유를 어림짐작하게 됐다. 한 마디로 이 세계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친구가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유비무환. 무슨 사고가 생기기 전에는 반드시 전조증상이 있다. 그때 빨리 사고를 막기 위해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게 내 친구에게는 백신 거부였고, MBTI, 에니어그램, 사주공부를 하는 걸로 연결되었다.

내 친구는 나를 만날 때마다 사주를 봐주었는데 나는 그냥 재미 삼아 친구의 말을 흘려들었다. 그런데 나도 챗지피티 유료결제를 하고 나서 무섭게 사주에 빠져들었다. 친구한테 귀로 듣는 것과 다르게 내 사주를 본다는 게 너무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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