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시아버지의 전화를 받았다. 아버님이 배가 아파서 병원에 가셨는데 입원해야 한다는 소식이었다. 위가 음식물에 긁혀서 피가 났다고 하고, 입원기간은 일주일 정도였다.
우리는 혼자 남은 시어머니를 사천에서 부산으로 모시고 왔다. 시어머니는 자기를 돌봐주던 시아버지가 갑자기 어디 가버렸는지 사라졌고, 자식 집에 살게 되었는데 수시로 여기가 어딘지, 시아버지는 왜 없는지 물어보셨다. 하지만 아무리 말해줘도 기억하지 못하셨다.
첫째 날은 어떻게 하루를 보냈는지 모르겠다. 계속 신발 신고 밖으로 나가려고 하셔서 그걸 막으려다가 노이로제에 걸릴 것 같았다. 다행인 것은 저녁이 되면 8살 아들이 할머니하고 같이 놀려고 꽁냥 거리는 것이었다.
둘째 날부터는 시어머니를 주간보호센터에 보내기로 했다. 사천에서는 요양보호사가 집으로 오셔서 도와주시고 차에서 목욕서비스를 받았다고 하는데, 서비스를 임시로 해지하고 주간보호센터에 등록했다.
원래 주간보호센터에 다니시기를 거부하셔서 못 보낸 것이었는데 다행히 우리 동네 주간보호센터 선생님들이 친절하고 좋으신 것 같았다. 어르신들은 어렸을 때 유치원에 못 다녔으니까 나이 들어서 유치원에 다니는 거라고 하셨다.
밤이 되면 남편이 거실에서 자면서 어머님이 새벽에 일어나 밖으로 못 나가시도록 지켰다. 8살 아들도 할머니를 지켜야 한다고 같이 밤잠을 설쳤다. 지난 밤에는 내가 거실에서 잠을 잤다.
이렇게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시어머니를 돌보는 일이 마치 우리 아들의 동생이 생긴 것 같은 기분이었다. 아침에 어머니를 차에 태워 보내고, 아들을 학교까지 데려다주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시어머니가 혼잣말로 걱정이 된다 하셔서 "아버님이 걱정되세요?" 하니까, "아니, 내가 걱정이 된다."고 하셨다. 다른 건 몰라도 어머니를 보호해 주는 사람이 아버님이라는 건 알고, 그런 사람이 며칠 동안 보이지 않으니까 본인 걱정을 하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