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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리더십아카데미] 쉼표와 마침표

진성리더십 아카데미 20기

 수료식을 했다. 16명 사람들은 각 분야에서 모였다. 이방인과 낯선 사람들에서 시골집 같은 이들이 되어가는 시간이었다. 프란시스 후쿠야마의 [트러스트]에서는 신뢰를 갖췄던 서구가 정치경제적 발전을 가져왔다고 한다. 과연, 서구의 정치경제적 성공은 모두를 위한 방식이었던가? 그가 제2세계의 멸망을 보며 서구의 시장경제, 민주주의 체계의 승리에 따른 역사의 종언을 고했지만, 공동체 사이의 충돌은 계속되고 있다. 단선적인 발전에 대해서 후쿠야마는 엘리티즘의 종언이 시급하다며 현재의 성공을 되묻고 있다. 말하자면, 미국의 정치경제적 발전이 가진 불평등과 지구적 위기는 바로 합리적 이성적인 엘리트 중심의 발전이었다는 점이다. 진성리더십이 처음에 태동했던 최대의 에너지 기업 엘론의 회계부정 등, 단선적인 발전과 지표 중심의 성과 측정은 그 기간에 사람들이 서로를 믿은 것이 아니라 지표와 장치에 대한 신뢰만을 중요시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한국 사회는 오랫동안 단선적인 성공을 위한 압축적 근대화를 이끌어 왔다. 그 동력에 있어서 위대한 영웅이나 경영자 중심의 사고로써 한 방향으로 이끌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을 통해서 다른 것을 골고루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근대화를 이루기 위해 수많은 소수성을 간과하고, 지표를 제외한 모든 것은 삭제해 버리는 압착과 단축의 단점을 내재해 왔다. 이제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시대이다. 이는 기존의 서구와 사회적으로 요구되던 지표로써 설명되지 않는 대안의 체제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거기에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중첩된 신뢰와 엘리티즘이 아닌 서로 의존하고 기댈 수 있는 새로운 신뢰가 필요하다. 진성리더십에서 만난 이들을 끝까지 신뢰하며 서로의 아픔이나 각성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마음을 여는 일은 그래서 중요하다. 현재 한국사회에서 가진 유일한 희망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공동체에 대한 압축적 근대화 이전의 감정이나, 근대화가 담아내지 못한 동일시, 중첩이 될 수 있다. 서구가 결국에 이민자에 대해 보이는 태도나 불평등을 방기 하거나, 복지체제의 원인이 앞선 근대화 성취에 따른 타 지역 착취였음이 목도할 수 있다. 

 그 불씨를 일으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과 어떠한 장치도 거치지 않는 사람사이의 대화이다. 그 중첩에 함께 놓여있고, 함께 마음을 쓰는 일은 그 어려운 인간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그 시간의 연장이 가능한 심리적 안정감으로 성립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기의 수료식에서 각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깊이 공감하는 눈빛에 달려 있다. 짧았던 20기의 시간이 끝났지만, 다시금 지속되길 기원하는 마음이다. 기원보다 더 소중한 것은 손을 먼저 내밀고 눈빛을 마주치는 행동이다. 신뢰는 사람과 마주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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