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리더십 아카데미 20기
중층기술, 참 어려운 번역어이다. Thick Description인데, 현상을 묘사하는데 두껍게 쓰겠다는 말이다. 인류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그래서 결론이 뭐야라고 물어보게 되면 그 결론의 부분성과 경로의존성, 맥락을 따져서 이야기하다 보니 말이 세지는 않지만 단박에 알아듣게 하지는 못한다.
인류학이 현재 다가오는 패턴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세계와 어떻게 경합할 것인가의 문제도 동시에 제시할 수 있다. 진성리더십, 곧 경영학을 기반으로 나온 학문체계에서는 독특하게, 정신모형을 기반으로 과거의 가치에서 미래의 사명으로 뚜벅뚜벅 함께 걷는다는 주장은 새로우면서도 익숙한 내용일 수 있다. 그러고 보니 10주의 시간이 시나브로 지나가고, 압축된 경험은 어떤 이들에게는 새로운 세계로의 접근이고 어떤 이들에게는 망설임이며 어떤 이들에게는 익숙한 걸음 다시 북 돋우기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이 특별할까에 대해, 복잡한 맥락을 제시하기보다는 결국 그 맥락은 패턴과 데이터를 벗어난 한 인간에 달려있다는 것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사회적 잣대로 쉬 판단했던 사람들을 몸으로 만나는 시간은 그래서 소중할 수 있다. 한 인간에게 다가오는 그가 느꼈던 사건과 괴로움과 깨달음의 서사는 각자의 중층적 기술과 그에 따른 특이성(singularity)을 지닌다.
어떤 이들은 진성리더십의 가치를 다른 학문적 용어를 활용해서 탄탄히 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어떤 이는 현장에서 진성리더십의 실현에 앞장설 수 있다. 혹은 잊어버릴 수도 있고 잠시나마 일상을 벗어났던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자신의 진성리더십 발표가 남아있다. 10주간 함께 했지만 설렘이 있는 이유는, 각자의 봉우리, 그리고 그 굴곡과 발자국의 무게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땅이 여전히 매력적인 것은 길이 중층적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없다면 내용 없는 형식일 뿐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