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라는 축제에 참여했으니 늘 기뻐하라.

잔치국수

by 워크홀릭

사랑하는 아들,


오늘은 아빠에겐 매 주 있는 쁘레시디움 주회합 날이란다.

2018년부터 함께 했던 베드로 오단장님이 선종하셨고, 남아있는 단원 중에 글리세리오 형제는 신장암을 선고받았단다. 아빠가 불사신이라고 부르는 유베드로 형제는 다행히 조직검사에서 간암이 재발하지 않았다고 하더라. 앞으로도 구부정한 허리를 펴지 못한 채 성당에 나와 매일 미사를 드리는 형제님의 모습을 계속 볼 수 있을 것 같아 안도했다.


그럴 나이다. 40년~50년대생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보니 이제 성모님의 지상군대가 아니라 하늘나라 성모님의 군대로 편입될 때가 된 것이지.


매월 첫째 주는 우리 레지오의 정기회식이 있는 날이란다.

주임신부님까지 포함해서 열명 쯤 된는 사람들이 즐겁게 술을 마시고, 과거를 추억하고 새로 지을 성당 얘기를 나누지.

그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며 아빠는 삶이란 하루하루가 축제일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단다.

삶과 죽음 사이에는 중간이 없고, 인간이 제대로 아는 것은 삶 뿐이니 언제 찾아올지 모를 죽음 전에 항상 행복한 하루하루를 살면 그게 이득이 아닐까 싶다.


대대로 우리나라의 주식은 쌀이었다.

6.25 전쟁 이후 폐허 속에 굶주림을 피할 요량으로 미국이 원조한 밀가루를 이용한 음식들이 정부에 의해 장려되면서 그제야 대중화되었지. 전 국민이 지금과 같은 밀가루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갖게 된 것은 백년이 채 되지 않았단다.

잔치국수는 결혼식이나 큰 잔치에서 많은 사람들을 대접할때 국수를 돌리다보니 그 이름을 갖게 되었단다. 아빠는 라면 끓일 시간에 조금만 시간을 더 할애하면 금방 할 수 있는 음식이라 잔치국수를 자주 끊인단다.


우선, 육수는 멸치, 다시마를 기본으로 하고 건새우, 파, 무(박속), 파, 양파 등 집에 있는 양념채소와 국물 낼 재료를 그때그때 추가하여 만든단다.

물 500ml에 조선 간장을 한 스푼 정도 넣어서 쌘 불로 육수 재료 들과 끓이고, 그 사이에 면을 삶는단다.

면이 잘 익었나 벽에 던져본다는 사람도 있는데, 그냥 끓이며 한 가닥씩 먹어보면 익은 정도를 잘 조절할 수 있단다.


계란물을 풀어 후라이팬에 얇게 둘러 부친 다음 돌돌말아 얇게 칼질을 하면 지단은 금방되고, 그 후라이팬에 김치를 송송썰어 들기름 둘러 고명으로 준비하면 된단다.

이렇게 준비가 끝나면 육수에 소금 간을 해서 간을 맞추고, 면에 육수와 고명을 얹어서 내면 된단다.

통깨, 김가루, 후추를 뿌리면 이 보다 더 맛난 잔치국수는 없지.

날 더워지기 전에 잔치국수 한 번 맛나게 해먹으렴.


사랑하는 아빠가.

2025.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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