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면서 하나 터득한 게 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그리고 다른 사회생활을 하면서 깨달은 공통점 하나! 자기만 알고 이기적인 여자들의 남편은 어쩜 그리도 착하고 이해심도 많고 자상한지! 반대로 착하고 어진 여자들의 남편들은 어쩜 그리 자기만 알고 내 집안일을 남의 집 일처럼 보면서 자신의 한 몸의 안위만을 추구하는지!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신사임당이다.
신사임당은 높은 학식과 그림, 글쓰기 등 다방면에 있어서 솜씨가 뛰어났으며, 인품 또한 훌륭하였다. 그러나 남편은 아시다시피 한량에다 뭐 잘난 것도 없으면서 첩질까지!! 쯔쯔! 신사임당의 속도 아마 새까맣게 타버렸을 것이다. 그렇지만 신사임당은 내색조차 하지 않고 아들 율곡을 대학자로 훌륭하게 키워냈다. 아~~ 위대한 여자 아니 어머니의 힘이여!!
나는 이런 남편과 부인의 오묘한 조합을 마주할 때마다 그렇지! 조물주가 다 살게끔 만든 거야! 둘 다 깍쟁이에다 자기만 아는 남녀를 부부로 만들어놓으면 어디 같이 살 수 있겠어? 바로 이혼하지! 하나가 착하면 하나는 못됐고! 그래야 조화가 맞는 거지! 그래야 하나는 참고 하나는 맘대로 성질을 부리면서 편히 살고! 그렇게 합리화를 하면서 내 나름대로의 논리를 만들어갔다.
그래서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냐고? 그렇다. 바로 나는 후자 신사임당 쪽이다. 이 말씀이다! ㅋ 나는 성품도 훌륭하고(?) 참을성도 많고 또 엄청 부지런한 데다 성실하기까지 하니 저런 남편을 만난 거야! 둘 다 부지런하고 참을성까지 많으면 어떻게 되겠어! 그러면 둘 다 성불하게! 그래 하늘이 나를 더 큰 그릇으로 만들려고 이런 남편을 만나게 한 거야!! 이렇게 자기 합리화와 동시에 자기 연민 속에서 근 25년을 남의 편인 남편과 함께 살아왔다.
언젠가 고모가 내가 결혼 전일 때 자상한 사람과 결혼해야 된다고. 그러려면 그 사람의 아버지를 봐야 된다고. 그렇게 귀에 딱지가 앉도록 말하고 또 그런 사람을 소개까지 시켜줬는데도 나는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그 사람을 뻥하고 차 버리고 지금의 남의 편인 남편과 결혼을 했다. 그것도 내가 죽기 살기로 따라다니면서, 내가 아마 다섯 배는 더 남편을 좋아했던 것 같다. 정말 결혼하면 잘해줘야지! 다짐을 하면서.
그러나 막상 애를 낳고 직장을 다니고 하루하루가 전쟁인 삶을 살면서 집안일을 남의 집 일처럼 여기면서 자신의 한 몸을 금덩이처럼 여기는 남편! 애가 밤에 자다가 울면 성질부터 내고 소리 지르는 남편! 살아갈수록 정이 뚝뚝 떨어졌다. 거기다 온갖 선후배를 다 집에 데려와 아침까지 차려주고 출근을 하고, 항상 새벽이나 되어야 들어오고 또 주말에는 일하러 직장을 나가는 워크홀릭인 남편 때문에 독박 육아를 해야 했던 나는 정말이지 왜 진작 고모의 말을 듣지 않았는지 너무 후회스러웠다. 내 발등을 내가 찍었는데 누구를 원망하리!
그런데 요즘 젊은 남자 선생님을 보면 정말 남자 신사임당처럼 집안일과 육아에 헌신적이다. 너무 부럽다. 그러나 나랑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것도 아니다. 고작 열 살! 10년 동안 이렇게 세대가 바뀐 것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바뀐다더니! 이렇게 남편과 아내의 역할에 대한 인식이 바뀐 것이다. 애가 아프면 남자 선생님이 병원에 데려가야 한다고 조퇴를 신청한다. 우리 남편에게는 상상도 못 했던 일이다. 이렇게 시대가 바뀌면서 남편과 아내의 역할과 기대치도 점점 변화하는 것 같다. 더욱 바람직한 방향으로!
그렇지만 나는 어쩌겠는가? 애프터서비스도 안되고 불량품이라고 교체도 안되니 아!! 내가 어지니 남의 편인 남편을 내게 주셨다. 하고 자기 합리화라도 하면서 살아야 하지 않겠나?
딸들아! 엄마 맘 너희들은 너무 잘 알지!! 너희들은 꼭 어른 말 잘 들어야 한다. 그래야 자다가도 떡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