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에 빠지다
갈림길에서 듣는 시골 수업, 박승오-김도윤 지음
마지막 퇴사 전 회사는 출근에만 1시간 50분, 퇴근에도 1시간 30분은 족히 걸렸다. 인심 후하게 써서 하루 3시간으로만 계산해도 1년이면 720시간(주 5일, 월 20일 근무 가정). 근 1달이나 되는 막대한 시간을 도로 위에서 그야말로 흘려보냈다. 운동할 짬을 찾지 못할 만큼 여유는 없고, 몸은 약해지고, 덩달아 기운도 없는 하루하루의 연속이었다.
그러던 중 내가 갑자기 귀농귀촌에 꽂히는 일이 일어났다. 어느 주말 아이 책을 빌리러 동네 도서관에서 갔다 우연히 발견한 '갈림길에서 듣는 시골 수업'이란 책 한 권 때문이었다. 그 시기에 내가 많이 절박했기 때문인지 난 '귀농귀촌'에 급속히 빠져들게 되었고, 삶의 가치와 가족의 행복한 삶을 위한 대안으로까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여러 직장을 옮겨 다니며 내가 찾아 헤맸던 건 결국 나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회사였는데 그런 건 어디에도 없었다. 여러 번의 이직 후에도 난 여전히 지극히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고, 그나마 가족과 정상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주말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처지였다.
꽂히면 파게 되는 법. 바로 귀농귀촌 관련 도서 2권을 더 빌렸다.
<회사를 해고하다>, 명인 지음
<서울을 떠나는 삶을 권하다>, 배지영 지음
모두 직접적인 귀농귀촌 경험을 바탕으로 지어진 책이었는데, 실제로 귀농해 농사를 짓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삶의 터전만 지방으로 옮겨 다양한 삶의 방식을 고민하는 사례들도 함께 제시돼 있어 귀농귀촌에 대해 가지고 있던 막연한 거부감을 조금은 상쇄해 주었다.
마치 외국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나는 여행자와 같은 마음으로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었고, 이주를 위한 후보지를 물색해 가평이며 군산, 전주로 가족까지 이끌고 답사를 다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