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꽃가루 3화

어른이를 위한 동화

by 수리향

이제는 공주가 아닌 소녀는 점점 동쪽 왕국에서 멀어져 갔어요. 마녀를 찾을수록 마녀가 어디 있는지 모르겠는데 사람들의 욕설은 점점 심해져서 같은 나라 사람들끼리도 서로 미워하고 혐오하고 배척하기 시작했어요. 서로 다른 피부색이라고 미워하고, 크기가 다른 집에 산다고 미워하고, 노인과 아이가 미워하고, 여자와 남자가 서로를 미워하고 혐오하고 있었답니다.


'마녀의 저주가 얼마나 지독한 것이기에...'


소녀는 물어 물어 마녀가 있는 곳에 닿을 수 있을 만큼 높은 첨탑을 지닌 교회에 다 달았어요.


'이곳에 물어보면 달의 마녀에게 갈 수 있는 방법을 알겠지?'


"믿습니까?!"


"믿습니다!"


교회는 벌거벗은 늙은 목사와 신도들이 우글 거렸어요. 그곳에서는 서로 미워하는 소리는 없고 눈물을 흘리며 껴안고 회개하는 모습만 보였습니다.


"이곳은 서로 미워하지 않는군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요?"


"우리에게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죠. 이 꽃가루는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천국에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꽃가루를 모아 좀 더 열심히 뿌려야 합니다."


놀랍게도 목사는 꽃가루를 모아 신도들에게 나누어 주고 신도들은 그것을 주변 사람들에게 뿌렸습니다.


"모두 서쪽 마녀 때문이다."


"모두 서쪽 마녀 때문이다."


꽃가루를 살펴보니 그것은 그저 평범한 꽃가루였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그 실체 없는 미움은 좀비처럼 퍼져 나갔지요. 그들의 눈에는 미움도 고통도 없이 그저 맹목적인 주문만 있을 뿐이었습니다. 소녀는 무섭고 놀라서 교회를 급히 빠져나갔습니다.


"저 교회는 어떻게 된 건가요?"


소녀는 지나가던 벙어리 부부에게 물었습니다. 벙어리 부부는 무슨 말인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바닥에 적었습니다.


"동쪽 나라 왕이 저 교회에 꽃가루를 보냈다더군요."


"네? 그럴 리가..."


"놀랄 필요 없습니다. 서쪽 나라 교회에도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으니까요. 이렇게 무방비로 돌아다니면 위험합니다. 우선 우리 집에 가시죠."




마음씨 착한 부부는 소녀를 집에 초대했어요. 집은 서쪽 나라에 속해 있었는데 부인은 서쪽 나라 사람, 남편은 동쪽 나라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다행히 그들은 벙어리였기 때문에 꽃가루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 같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의 아이는 벙어리가 아니었습니다. 더듬더듬 말문이 트이기 시작한 아이는 무척 사랑스러웠지만 부부는 걱정에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이 아이가 말을 하기 시작하면 우리를 미워할 텐데 어쩌죠?"


"차라리 아이가 벙어리가 될 수 있도록 약을 주세요."


울며 애원하는 부부를 보며 소녀는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이렇게 작고 사랑스러운 입에서 그렇게 밉고 혐오스러운 말이 나온다니... 말 못 하는 고통도 큰데 차라리 말을 하지 못하게 해 달라니... 소녀는 고민 끝에 자신의 마스크를 아이에게 씌어 주었습니다.


"이것을 쓰고 있으면 아이가 고운 말만 할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스스로 약을 먹고 벙어리가 되었습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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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의 꽃가루 2화 https://brunch.co.kr/@soori/36

마녀의 꽃가루 3화 https://brunch.co.kr/@soori/38

마녀의 꽃가루 4화 https://brunch.co.kr/@soori/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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