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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eree Jun 11. 2018

페이스북이 '진짜 뉴스'를 만든다고?

페이스북, CNN 등 美 방송사와 뉴스 제작 …5가지 궁금증


마크 저커버그는 개인정보 유출로 지난 4월  청문회에 참석해 "페이스북은 미디어가 아닌 IT기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페이스북이 뉴스 콘텐츠를 포스팅하지만 뉴스 제작은 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가짜뉴스에 대한 책임을 회피해왔는데요. 그랬던 저커버그가 변심했습니다. CNN 등의 미국 주요 방송사들과 손잡고  올 여름부터 자체 뉴스를 제작한다는 겁니다. 페이스북이 뉴스를 왜 그리고 어떻게 만들겠다는걸까요?  페북 뉴스에 대한 5가지 궁금점을 정리했습니다.


페이스북 와치(Watch)서비스 첫 화면




Q1. 페이스북은 그동안 왜 잠잠했을까? 갑자기 왜 뉴스를 제작할까?

이번 페이스북 와치(Watch) 기능 중에 가장 흥미로운 점 하나는 마케팅이나 발표가 거의 없었다는 점입니다. 이미 지난해 12월에 출시된 와치에 대해서 아는 페북 사용자는 많이 없습니다. 페북을 자주하는 저도 몰랐던 기능이니깐요. 보통 페이스북은 뉴스피드 등에 새로운 서비스를 자주 알리지만 와치에 대해선 조용했습니다. 일부에서는 페이스북 와치를 두고 페이스북이 애플 와치와 경쟁하기 위해 개발하고 있는 시계라고 오해도 했으니깐요. 그만큼 이번 와치 서비스에 대한 마케팅은 거의 전무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얼마나 와치 서비스를 이용하는지 물어본 설문조사


이 이유는 지난 청문회에서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의 발언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저커버그는 청문회에서 페이스북이 가짜 뉴스를 더 확산시키고 있다는 일부 의원들의 지적에 "우리는 미디어가 아닌 IT 기업이다"라면서 단순 뉴스를 플랫폼에 올리는 것이고 뉴스를 조작하진 않는다고 말했죠. 페이스북은 뉴스 제작의 기능이 없기 때문에 미디어로 보면 안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랬던 그가 갑자기 마음을 바꿔서 미국 언론사와 협업해 뉴스를 만들겠다고 한겁니다.



페이스북의 입장에서는 굳이 나서서 광고하지 않아도 전 세계 수억 명의 사용자들이 이 서비스를 자연스레 알게 될 것이고, CNN 앤더스 쿠퍼와 같은 유명 언론인을 섭외했기 때문에 충분한 광고효과를 거둘 수 있죠.

또 외신들은 페이스북이 가짜 뉴스 스캔들 이후 책임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 비판을 불식할만한 새로운 프리미엄 뉴스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페이스북은 '트렌딩(Trending)' 기능, 그러니깐 인기도를 기준으로 뉴스 토픽이나 뉴스 링크를 보여주는 것을 중단하겠다고 했습니다. 이 트렌딩 섹션에 가짜 뉴스가 판을 치고 있었기 때문이죠. 지난 미국 대선때도  이 트렌딩에 오른 가짜 뉴스 때문에 페이스북이 곤혹을 치뤘기 때문에 더 이상 이 서비스를 유지하기는 힘들었을겁니다.


페이스북의 트렌딩 기능


Q2. 페이스북의 뉴스 서비스는 어떤 형태일까?

페이스북은 CNN, ABC, 폭스(Fox) 뉴스 등 미국 방송사들과 계약을 끝냈습니다. 각 언론사들은 페이스북과 함께 자체 뉴스 콘텐츠를 만든다고 합니다.


먼저 ABC 뉴스는 ‘On Location’이라는 일일 프로그램을 제작, 일일 탑 이슈를 현장에서 보도한다고 하고요.

CNN의 대표 앵커이자 기자인 앤더슨 쿠퍼인 'Full Circle’은 글로벌 이슈를 매일 브리핑합니다. 폭스뉴스의 '폭스뉴스 업데이트'는 속보, 돌발 뉴스를  실시간으로 보도할 예정입니다.



유니비전의 'Real America with Jorge Ramos'는 이민자의 시각에서 미국을 바라보는 콘텐츠를 만든다고 합니다.이 밖에 Advance Local이라는 채널은 Chasing Corruption이라는 음모와 비리 추적 프로그램을 만들고 Mic의 ‘Mic Dispatch’는 주류 언론사에서 보도하지 않는 헤드라인 너머의 인물들을 다루는 프로그램을 제작해 반영할 예정입니다.


Q3. 뉴스 제작비 문제와 광고 이익 분배는?

페이스북은 이들의 프로그램에 제작비를 지원하지만 편집권엔 관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페이스북 같은 IT 공룡이 최근 이익이 줄어든 언론사에게 이런 제안을 했다는 것은 디지털 전환과 이익 확보라는 두 가지의 큰 숙제를 안고 있는 언론사에게도 희소식인 것 같습니다.



페이스북 입장에서도 구글의 유튜브와 광고수익을 놓고 경쟁 중인데 동영상 콘텐츠가 더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페이스북은 뉴스 '트렌딩' 기능을 없애고 프리미엄 뉴스 콘텐츠로 승부수를 띄운 겁니다. 페이스북은 이 뉴스 서비스로 얻는 광고 수익을 언론사와 나누겠다고 밝히면서 언론사와 '윈윈(Win-Win)'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언론사들이 정확하게 얼마나 제작비를 받을지에 대해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페이스북이 대부분의 제작비를 투입하고 이후 광고 수익에 대해서도 상당 부분을 언론사에 배분할 것으로 보입니다. 광고 수익 하락으로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언론사에겐 희소식이죠.


그동안 미국 언론사들을 페이스북이 자신들의 뉴스 콘텐츠를 아무런 대가 없이 사용한다면서 각을 세웠습니다. 페이스북은 언론사들의 항의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면서 수익을 배분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내놓겠다고 했는데요. 이 서비스가 그 윈윈 모델인 셈입니다.


이 밖에도 페이스북은 뉴스뿐 아니라 지난주 비디오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Facebook.gg을 론칭했는데요. 이미 비디오 게임 스트리밍을 하고 있는 트위터나 믹서와 경쟁 구도를 가져갈 것으로 보입니다.



Q4. 페이스북이 제작하는 뉴스는 너무 말랑말랑하지 않을까?

스냅챗의 디스커버를 보면 심각한 뉴스도 틴에이저용 콘텐츠로 재가공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스냅챗은 어떻게 하면 22세 이상의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한 콘텐츠를 만들지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요. 이 문제는 페이스북도 마찬가지.입니다. 페북의 주 소비자 연령대는 스냅챗보다 많은 30대에서 60대 사이입니다.


외신들은 페이스북이 SNS라는 특성을 앞세워 뉴스를 너무 말랑말랑한 가벼운 콘텐츠로 만들지 않을까라는 우려를 내비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페북이 CNN 앵커인 캠벨 브라운을 워치 프로젝트 총괄자로 선임한 것을 보면 페이스북이 뉴스를 가볍지 않은 무게감 있는 콘텐츠(serious contents)로 만들겠다는 의지라고 보여집니다. (일각에선 브라운은 수년간 TV 뉴스쇼를 진행했지만 제작 경험은 전무하다는 지적도 나오네요.) 페이스북이 내놓은 프로그램 제목을 보면 단신형 뉴스가 아닌 탐사보도의 형태가 눈에 띕니다. 그만큼 페북은 전문적이지만 최근 소비자 트렌트에 맞춘 뉴스를 제작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 같습니다.



Q5. 페북 뉴스로 소비자들의 뉴스 소비방식 달라지나?

사람들은 페이스북을 여유시간에 주로 사용합니다. 마트 계산대 앞에서 줄을 서거나 잠시 화장실을 갈 때 주로 뉴스피드를 보면서 시간을 사용하죠.  특히 미국에서는 'SNS 금식' 등의 웰빙 트렌드가 회자되면서 사람들은 SNS에서 보내는 시간을 점차 줄이고 있습니다. 25세 이상 페북 활성 사용자는 평균 20분가량의 시간을 페북에서 보낸다고 합니다. 그래프를 보면 아시아 지역 사용자의 페북 사용시간은 점차 늘고 있지만 미주 지역은 거의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페북이 사용자로 하여금 10분 이상을 페북에 머물면서 뉴스를 소비하게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라고 외신들은 지적합니다. 이미 유튜브에 동영상 콘텐츠 소비자들이 몰려 있는 데다 뉴스와 다큐와 같은 제작물을 한정된 모바일 화면에서 보는 것이 사용자 입장에선 불편하지 않은지에 대한 논의도 있습니다.


특별한 연결 기기 없이 페이스북 화면을 TV로 보기는 힘들다는 한계도 있죠. 페북은 조금 더 사용자를 오랜 시간 머무르게 하기 위해 CNN 앤더슨 등과 같은 스타 앵커들과 일문일답 코너를 만들어 실시간으로 소통하게 한다는 전략입니다.


아마존이 알렉사를 통해 내놓은 '플래시 브리핑' (알렉사, 뉴스를 읽어줘!)가 꽤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을 보면 페북의 이번 도전도 할만하다는 게 저의 견해입니다. IT 전문매체인 리코드는 어제(10일) 미국인들이 점차 TV보단 온라인에서 시간을 더 보내고 있다면서 조만간 온라인이 TV를 앞설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습니다.  미국에서의 페이스북 사용량은 크게 늘지 않고 있지만 여전히 온라인 플랫폼이 TV나 신문을 앞서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이러다가 페이스북이 신문사와 방송사까지 인수하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요? 미디어의 급변은 생각보다 훨씬 빠르니깐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전 세계인들의 미디어별 사용시간 추이


페이스북 와치에 대한 소개영상

https://www.facebook.com/facebookmedia/blog/introducing-the-first-funded-news-shows-for-facebook-watch



■참고기사


https://www.recode.net/2018/6/8/17441288/internet-time-spent-tv-zenith-data-media

http://money.cnn.com/2018/06/06/technology/facebook-news-watch/index.html

https://www.facebook.com/AndersonCooperFullCircle

http://money.cnn.com/2018/06/01/technology/facebook-trending-topics/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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