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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eree Sep 19. 2019

'위워크'는 왜 돈을 못 벌까

유니콘 기업의 몰락

시내 중심에 있는 최신 건축물, 세련된  인테리어, 매일 오전 제공되는 커피와 브런치,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최첨단 회의실, 위워크 입주인이라는 뭔가 모를 뿌듯함

제가 사무실 공유업체인 위워크(WeWork)에 대해 느낀 점은 이렇습니다. 지난해 영어토론모임 ReTalk을 위워크 회의실에서 진행하면서 이 장소를 실제로 경험하게 됐는데요. 혼자의 힘으로는 값이 비싸서 감당할 수 없을 시내  최신식의 빌딩 입주를 '위워크'를 통해 할 수 있고 접근성, 세련된 인테리어 등의 혜택을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누릴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메리트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 금융의 중심지인 월가에선 위워크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예정됐던 위워크의 기업공개(IPO*상장)가 미뤄졌기 때문인데요. 위워크의 수익성이 예상보다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함이 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에 18개의 위워크 사무실이 생기고 부산까지 확대하고 있는 상황인데 어쩌다가 위워크가 이런 상황에 처한 걸까요?


첫 번째로 외신들은 위워크의 가장 큰 문제가 수익성에 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금이 들어갔기 때문에 수익이 예상보다  적었다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지난해 위워크는 매출 18억 달러에 손실은 19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매출보다 손실이 더 많으면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죠. 그런데 올해 상반기 매출을 보면 15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전체 매출이 18억 달러인 것을 기록하면 매출만 보면 지난해보다 훨씬 나아졌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다가 아닙니다. 순손실 추이를 봐야 하는데, 매출이 늘어난 만큼 위워크의 순손실도 9억 달러 정도 늘어났습니다.


두 번째는 최근 세계 불황속에서 위워크는 어떻게 이 위기를 해쳐나갈 수 있을지 막막하다는 점입니다. 위워크는 470억 달러의 임대료를 지불했지만 지금까지 고객으로부터 약속된 수익은 불과 40억 달러에 불과합니다. 약 450억 달러를 채우지 않으면 또다시 위워크는 적자를 보게 되겠죠?



이코노미스트는 위워크의 지배구조에 대해서도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위워크가 상장계획서를 낸 것을 보면 창업자 뉴먼에게 많은 권한이 부여됐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도 이에 대해 우려를 했습니다. 그래서 내놓은 방안이 연말까지 독립이사를 뽑아 뉴먼의 1주당 생기는 의결권을 20표가 아닌 10표로 줄이겠다는 겁니다. 뉴먼 역시 자신의 주식을 3년간은 10% 이상 팔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여전히 투자자들은 이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손정희 소프트뱅크 회장


위워크의 최대주주인 일본 소프트뱅크와의 관계도 문제입니다. 지분 29%를 가지고 있는 소프트뱅크는 위워크가 상장을 하면 지분을 추가로 사들일 계획이었지만, 소프트뱅크에 투자하는 중동계 투자자들이 이를 반대하면서 복잡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위워크의 가장 큰 문제이자 업계의 관심사는 회사의 가치 평가입니다. 위워크의 가치는 470억 달러까지 치솟다가 150억 달러로 3분의 1토막이 났습니다. 외신들은 이 마저도 비싸다며 100억 달러 이하까지 가치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CNN은 "가장 촉망받던 유니콘 기업 위워크가 이제는 최악의 IPO 실패 사례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위워크는 그동안 생각하지 못한 업무 공간 시설의 혁신을 이뤘습니다. 에어비앤비가 거주공간의 공유를 주도했고 위워크는 업무공간의 공유를 시작했습니다. '임대 사무소'라는 시장 규모를 전 세계적으로 확대시킨 주역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위워크가 들어온 이후 패스트파이브 등 여러 사무실 공유 업체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시장의 규모는 커지지만 반드시 이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다는 건 아니라는 게 위워크 사례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공간 공유 사업을 통해 돈을 버는 방법을 , 확신을 얻고 싶어합니다. 위워크는 건물과 장기 계약을 맺은 후 개인으로부터 일정 사용료를 받고 계약을 하는데, 만약 경기가 나빠져 공실이 발생해도 건물에 임대료를 계속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리스크가 있습니다. 위워크는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손실폭이 커진 것이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1달러를 벌 때마다 2달러를 지출한다는 분석까지 나왔습니다.


이 외에도 위워크가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술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도 말합니다. 단순 재임대 사업보다는 지속적인 수익이 창출될 수 있는 그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위워크만의 가치나 커뮤니티 형성에 더 노력을 해야 고객들은 위워크를 계속 찾게 될 것입니다.


최근 여러 유니콘 기업들이 투자자들을 실망시키고 있습니다. 지난 5월 차량 공유 회사 우버는 뉴욕 증권거래소에 주당 45달러에 상장을 했지만 현재 우버는 34.50달러에 거래가 되고 있습니다. 경쟁사인 리프트도 나스닥 시장에 주당 72달러에 상정을 했지만 지금은 48달러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위워크의 도전과 철학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상장은 내년으로 잠시 미루고 다시 수익성을 확보하는데 집중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됩니다.



유니콘 기업을 바라봤던 우리의 환상이 이제 조금씩 없어지고 있는 걸까요? 유니콘 기업들의 미션이 어쩌면 이렇게 바뀌질도 모르겠습니다.

Keep Investor's fantacy alive
투자자들의 환상을 최대한 유지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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