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끝, 라이딩 시작 5
끝없이 쏟아지는 비와 업무의 반복 속에 글도 자전거도 가까이하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7월의 3분의 1이 지났다. 이제 비는 잦아들었고, 지난 2년 1개월 동안 몰두했던 업무도 모두 끝이 났다. 오늘 아침 퇴사 처리를 알리는 문자를 받았다. 낯선 환경 속에서의 새로운 도전을 무사히 마쳤다는 안도감과 처음 품었던 목표에는 전혀 도달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교차한다.
나는 이제 샛길에서 돌아와 다시 나의 길을 달려 나갈 것이다. 자전거 ‘커피’를 타고 달리다 보면 무수한 샛길들을 만난다. 대부분의 라이더들은 시원하게 뚫린 길을 따라 속력을 내며 직진으로 달려가는데, 나는 언제나 샛길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저곳으로 가면 무엇이 있을까 싶어 안전한 자전거 도로를 벗어나 울퉁불퉁한 흙길 속으로 끝내 들어가 보고 마는 것이다. 대부분은 허탕이다. 막다른 골목을 만나거나, 날벌레가 가득한 습지에 가로막히거나, 공사 현장을 마주하기 일쑤다. 그런데 가끔 아주 멋진 풍경을 만난다.
<어린 왕자>에서 특히 좋아하는 문장 중 하나가 “사막이 아름다운 이유는 어딘가에 샘을 숨겨놓고 있기 때문이야”라는 문장이다. 우리의 삶이 사막과 같을 때도 어딘가에 샘이 있고, 오아시스가 있다. 그것들은 지도를 보고 목적지를 향해 정방향으로만 가서는 만날 수 없다. 내 삶의 샛길에서 만난 여러 샘들을 기억한다. 그 샘들은 오래도록 마르지 않은 채, 내 영혼의 갈증을 채워주고 있다.
2년 1개월, 최선을 다해 달려 샛길의 막다른 곳까지 다녀왔다. 거기서 또 하나의 특별한 샘을 발견했다. 누군가는 인생을 하나의 빛깔로 밝히려 하지만, 나는 나의 인생이 다양한 빛깔로 반짝거리길 바란다. 익숙한 세계에 머무르기보다, 아직 마주해보지 않은 세계로 두려움 없이 나아가고 싶다. 어쩌면 나의 길과 샛길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구불구불 엮어온 무수한 샛길들이 결국 모두 단 하나의 내 길이었다.
2022. 7. 12. 멀고느린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