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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물방울 Aug 29. 2023

DIY 그림

우리 집에 있는 작품들


 계약을 체결시킨 기념으로 DIY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부유함과 사업의 번영을 위해 그리기 시작했는데, 곧 나는 D.I.Y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처음으로 선택한 그림은 해바라기이다. 역시 해바라기는 부를 가져다주고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속설이 있으니까, 나의 염원을 담아 완성해 나가기에 제격이었다. 



해바라기 DIY 완성하는 중



 캔버스에 해바라기 그림이 그려져 있고, 스케치 위 공백들에는 숫자가 표시되어 있다. 아크릴로 된 물감통에 숫자가 스티커로 붙여져 있다. 물감통에 있는 숫자와 캔버스에 있는 숫자를 맞추어 색을 칠하면 멋진 그림이 완성된다. 색을 칠하는 걸 어려서부터 좋아했던 나는 시도 때도 없이 캔버스를 붙잡고 아크릴물감을 채워나갔다. 재미있었다. 심지어 새벽에 3~4시쯤 잠이 깨면 책상 앞으로 가서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안 자고 뭐 하냐고 신랑이 말하기도 했다. 



해바라기



그렇게 완성한 그림이 다음과 같다. 단독주택으로 이사 가는 게 그림이 거의 완성되어 갈 때 결정이 되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림을 다이닝룸 벽에 걸기도 했고, 현관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공간에 두기도 했다. 해바라기를 보면 복이 들어온다는 속설을 믿었으니까. 지금은 1층과 2층 사이 계단의 한편에 잘 전시해 두었다. 현관에서 꽤나 잘 보이는 위치이다.



그 뒤로도 나는 DIY 그림을 두 개를 더 시도했다. 하나는 어린 왕자와 여우이다. 이건 서재 들어가기 전 복도에 두었다. 서재의 의미가 꼭 어린 왕자같이 동심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느낌이라서 장소를 정한 것이다. 어른들의 시선에서 벗어나 순수하고 감성적인 아이의 시선으로 세상을 관찰하고 싶은 나의 염원이랄까? 어린 왕자의 "정말 좋아하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의 말처럼 서재의 외형적 모습보다 그곳에서 일어나는 창작활동들과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나의 바람들이 더 소중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그림은 해바라기보다는 단순해서, 시간이 훨씬 적게 들었다.



3층 문 앞



어린 왕자와 여우



마지막 DIY는 베네치아의 한 모습이다. 어린 왕자와 베네치아 그림은 이사 온 뒤에 시작한 것인데, 운이 좋게 어린 왕자는 완성했지만, 베네치아는 끝내 미완성이 되었다. 지금은 아크릴 물감이 굳어버려 더 이상 칠 할 수 없다. 그래도 형태는 알아볼 수 있는 정도여서 서재 끄트머리에 전시해 두었다. 이 그림을 보면 신랑과 이탈리아에 갔던 게 생각이 난다. 정말 다리 하나만 건너면 길을 완벽하기 잃어버릴 것 같은 미로의 도시 베네치아. 물의 도시 베네치아. 그렇게 완성하지 못하였고, 나의 DIY 그림은 그렇게 일단락을 맺었다.



미완의 DIY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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