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득 Feb 04. 2024

미의 추구

240204

 그녀의 젊음을 사랑했다. 매일같이 그녀의 귀에 대고 젊음의 아름다움을 예찬했다. 젊음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안다. 이 아름다운 여인과의 사랑도 영원하지 않을 것을 안다. 그저 젊음을 사랑하는 것뿐이다.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이 그리도 어려운 것이다. 스스로가 징그러워 견딜 수 없는 순간이 차고 넘친다. 누군가의 징그러움을 사랑할 수 있는가. 깊어져가는 주름을 당신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


 아름다운 것은 어찌 영원하지 못하는가. 정말 영원하지 않기에 아름다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인가. 지겹도록 사랑할 수 없는 것인가. 끝없이 순환하는 질문. 아름답지 않았다. 그래서 그만두기로 했다.


 시간은 영원한가. 죽음으로 개인의 시간은 언젠가 끝난다. 그래서 삶은 아름답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지 않다. 언젠가 우주가 소멸하고 나서야 시간의 개념이 무의미해지는 순간이 올 것이다.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긴 시간은 영원과 구별할 수 없다. 그게 인간의 관점이다. 그래서 나는 세상이 아름답지 않은가 보다.


 생각이 끝나자. 모든 것이 아름다워졌다. 나의 숨결이 매듭지어질 수 있도록 방아쇠를 당겼다. 어여쁘게 목을 걸었다. 벼랑 끝에서 한참을 즐기고 나서야 스스로를 밀었다. 영원이 순간이 되는 순간 모든 것이 빛난다.




*모든 이야기는 픽션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그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