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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랑 Mar 07. 2017

마침표

이젠 그만. 안녕.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너에게서 연락이 올 줄은. 


다짐했었다. 아니, 정리했었다. 

서로가 원하는 게 다르다고 생각을 했었고 , 여전히 그 생각은 그대로지만,

그래서 얘기를 해봤자 잘 풀릴 것 같지도 않았고, 

그렇기에 굳이 더 이상 건드리고 싶지 않은 인연의 실 중 하나였기에 

먼 훗날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 그저 인사하는 사이 정도로 기약하고 있었다. 


너의 연락에 나의 감정이 살아나지는 않았다

다만, 궁금했던 것들을 묻고 풀어야 했던 것들을 조금은 풀고 싶었다.  

어찌 보면 밤기운에 취한 건 네가 아니라 나였을지도. 


궁금했다. 어쩌다 이렇게까지 틀어진 걸까. 

애초에 모든 것이 다 내 잘못인 걸까. 

나는 여전히 너를 어느 정도는 원망했었다. 


하지만 점차 네 생활이, 삶이 별로 궁금해지지 않았다

그냥. 어디선가 잘 살고 있겠지. 이런 생각이었고. 

굳이, 너의 소식을 물어보지도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너와 대화를 해보고 나선 깨달았다. 

결국 우리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결국 우리는 각자의 입장을 계속 고수할 것이고 

그건 당사자가 아니었던, 우리의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 일 것이다. 

애초에 당사자가 아니면 대부분은 까먹지만 말이다. 


그래서인지 감정 없이 대꾸를 했던 것 같다. 

내가 잘 살고 있는지 궁금하다는 너의 말들과 

너의 질문들에 평소의 나였다면 조금은 더 친절했을 텐데. 


이제는 대충 네가 예전에 내가 붙잡았을 때 왜 그렇게 차갑게 느껴졌는지 알 것 같다. 


하지만, 결국 너도 아무런 감정이 없을 테니. 

언젠가는 다시 보더라도 그게 지금은 아닐 테니. 

"텅 빈 그 말들로 붙잡아 보려 하지 마 
 짓궂은 기대로 애꿎은 원망만 늘어가
 you and I we both know that this has to end here
뿌리쳐버린대도 아무렇지 않을 거잖아. 
붙잡고 있는 듯해도 느낌도, 감정도 없잖아" - NELL, THE E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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