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아들 욕 좀 해도 될까요?

부부싸움에 늘 함께여야 하는 시어머니

by 워킹맘 놀부며느리

어머니 오빠가요...

어머니... 애들아빠가요..

어머니... 저 솔직히 너무 이해가 안되는데 어떻게 해요?

어머니... 제가 집에서 살림만 하는거 아니잖아요..


내가 무슨말을 하든, 무슨 투정을 부리던 어머니는 항상 내 문자를 보고 달려와 주셨다.

동네 사잇길을 걸으며 조잘조잘 아들 욕을 해대는데

'그래그래, 그 나쁜노무시키...' 함께 욕을 해주시며 내 손을 꼬옥 잡아주시는 그런분이었다.


무슨일인지 기억도 안나지만

우리는 종종 부부싸움을 했다

다른집 싸우는거 비교해 보면 정말 귀여운 부부싸움이지만

어쨋든 우리 수준에서는 '싸움'이었고, 냉전이 시작되면 누구보다 괴로운건 나였다.


뭐 하나에 꽂히면 나는 이유를 따져가며 원인을 파악하고 꼭 사과를 받아 내야 했는데

부부싸움의 끝은

'그래,,,, 다 내가 잘못했다!!' 였다.

거기서 끝나면 좋겠지만

'뭘 잘못했는데 ? 정확하게 말해봐...; ' 내가 이렇게 말꼬리를 잡기 시작 하면 원래대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되는게 우리 부부싸움의 패턴이었다.


그러다가 해결이 안되면

나는 늘 어머니께 콜을 했다.

"어머니, 저 못살겠어요. 너무 힘들어요"

"그노무 자식은 너한테 왜 그런다니..."


이 맞장구에도 직성이 안풀려 더 투덜거리면 어머니가 집앞으로 와주셨다.

그러고는 나를 달래주러 온 어머니께

'어머니, 솔직히 저는 이렇게 반복되면 애들이고 뭐고 같이 살 자신이 없어요'

(와... 미쳤다. 지금생각해보면 저런 말을 어떻게 했을까 싶다)


이러든 저러든 우리 어머니 속은 어땠을지 몰라도

단 한번도 ' 니가 참아 ' 이런말씀을 하신적이 없다.

어머니는 그렇게 항상, 늘 내편이었다.



결혼생활 1년

결혼생활 2년

결혼생활 3년

.

.



그렇게 5년정도 되기까지 ....나는 내가 잘못되었다고 단 한번도 생각하지 못했다.

어머니 마음은 모르겠고, 어머니한테 아들욕을 하면 아들한테 들어갈 것이고

본인 엄마한테 미안해서라도 내게 잘못같은것은 안할 줄 알았다.

생각해보면 정말 유치한 거였는데

왜 그렇게 미운말을 했을까????


결혼생활 5년 쯤 되었을때 나는 깨달았다

우리 어머니가 너무 힘들었겠다...

우리 어머니 너무 아팠겠다..

우리 어머니 내가 밉지는 않았을까?


그냥, 어린나이 결혼이란걸 해서 고생한 것 같지만

모든 것이 내 선택이었고, 내 판단이었다.

사회생활, 사업을 일찍시작한 덕분에 대학생이었던 남자친구에게

결혼하자고 한 건 나였다.

분명 남자친구, 지금의 남편은 좀 더 준비한 다음 결혼하자고 했다.


우리는 어렸고 사소한 것, 작은것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서로 섭섭해하고 맞춰가는 사이사이 다툼을 한 것이었다

결혼이란 걸 해도 부모품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우리

어쩌면 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우리 부부는 그렇게 어른이 되어갔을까?


우리 부부싸움에 늘 함께해야 했던 시어머니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지금 우리는 아들둘을 데리고 시댁으로 들어와

함께 살고 있다.

그때보다 우린 평화롭게 살고 있지만

가끔 냉전일때 한 집에서 며느리 아들 눈치 보느라 조용해지는 시어머니, 그 옆의 시아버지를 보면

우리가 빨리 '진짜 어른'이 되어야 할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나로서

남편은 남편으로

우리 부부로


온전히 어른이 되고 싶다.

우리 부부싸움에서 시어머니를 해방시켜줄 수 있도록.



* 다음 메인에 떴나봅니다.

그냥 제 글이고, 그냥 제 이야기인데 관심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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