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저희 분가할게요! 지금말고.

어머니, 거실좀 쓰겠습니다 (마지막)

3년을 열심히 살았다. 태어나서 처음 제대로된 직장생활을 하며 숨이 막힐대로 막혀있었다.

'따박따박 월급 나오는 삶이 감사한거야'

'어떻게든 붙어있으렴'

'네가 그만둔다하면 안돼. 알지.....?'


난 월급받는 생활이 처음이었다. 늘 내 사업을 했고, 내 생각대로 살아온 나였다.

그러다 갑자기 여러가지 선택이 낳은 결과들이 좋지 않은 상태가되자

나 역시아무생각없이 남이 시키는 일이 하고싶었고, 그렇게 직장인이 되었다.

한달, 한 달 지날 수록 나는 직장인으로서의 삶은 나와 맞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버텨야 했다.

어머니와 한 집에살고 있고, 하필 남편과 한 회사에 다니게 되어 내가 그만두면 남편이 흔들리는건 시간문제였다. 그래서 싫었지만, 나와 정말 맞지 않았지만 버티고 버텼다.

그러다가 3년만에 결심했다. 정말 회사생활을마무리 하기로.

처음다닌 직장은 너무 좋은 곳이었지만, 정해진 월급에 내가 감당해야할 일과 스트레스는 만만치 않았다.

나는 직장인이었지만, 퇴근 후 다시 출근하는 느낌으로 이전에 하던 일을 이어나갔고

밤이면 블로그에 글을 쓰고, 새벽이면 기상해 책을 읽었다. 주말엔 강의안을 만들어야했으며, 다시 돌아갈 준비를 하나씩 해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렇게 3년쯤 되었을때 나는 회사에서 나올 준비를 마쳤고, 많은 과정을 거쳐 그만두게되었다.


매일 아침 출근하던 며느리가 어느날 월차예요. 반차예요. 하면서 집에 머무르기시작했으니 조금 이상했을 것이다. 하루이틀 거짓말로 미루다가 어머니 아버님께 말씀드리기로 결정했다.


"어머니, 아버님 여기 잠시만 앉아보실래요?"


우리집은 내가 이런말만 하면 두려워하는 것을 알기에 조심스러웠지만 어쩔 수 없이 말하기로 결정했다.

매일아침 거짓말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어머니, 아버님 저 사실 회사 그만뒀어요"

"................휴....."

어머니 아버님의 한숨이 너무 크게 다가왔다. 그래서 물었다.

"제가 회사를 그만둔게 크게 문제가 되나요?"

"그건 아니지. 너는 잘해낼거라고 믿지. 그런데 네 남편은절대 회사 그만두게 해선 안된다"

"네.. 알죠."


"그런데, 어머니 아버님 너무 섭섭해요. 저 평생 일을 쉬어본적 없잖아요. 제가 하고싶은거 다 하고 산건 맞지만 항상 남편보다 더 많이 일했고, 더 많이 벌었어요. 내가 돈 좀 더 번다고 유세 떠는건 아니지만, 회사 그만둔다는데 한숨쉬시니까 좀 답답해요. 바뀐건 제가 회사를 그만둔다는 것 밖엔 없는데...."


"네 걱정은 하나도 안한다. 잘할거니까. 그치만 너네 항상 같이 일했잖아. 함께했고. 그런데 혼자일하면 그 스트레스 말도 못할거야.그래서 그러지."


그 말을 듣는데 이해는 됐다.

차라리 다행이었다.

우리가 시댁에서 거실을 빌려 이 방에 들어오기까지 벌써 3년이 지나는 동안

언제 나갈지 말도 하지 않은채 온 집을 차지 하고 있는 걸 보면

답답하실만도 하니까.


그래도 단 한번의 트러블 없이 우리는 3년을 잘 살아냈고

이제 정말 다시 분가할 준비를 하고 있다.

3년동안 어머니 아버님이 잘 참아주셔서 우리는 많이 성장했고

원래의 자리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결혼한지 12년된 부부

우린 어릴때 결혼해 너무 철이없었고, 아무것도 없이 결혼을 했고 모든것은 우리가 이뤄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돌아보니 그럴필요도 없었다.

우리아이들이 우리나이가 되어 장가갈때가 되면 출발선 조금 달리 시작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엄마가 되어야 겠다고 다짐해본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어머니께 거실빌려 잠시 살고 있는 이 순간이 감사하다.


이제 잘 견뎠으면

조금 성장을 시도해볼까한다

3년간 무던하게 잘 살았고, 앞으로 1년 뒤 우린 어머니 집에서 나가기로 목표를 세웠다.

그러니 어머니, 거실은 1년만 더 쓸게요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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