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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효봉 May 09. 2018

행복행 기차 :   여행이 교육이 되는 순간

아이와 여행을 떠나는 모든 부모들에게





때때로 큰 생각은 큰 광경을 요구하고,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장소를 요구한다.

- 알랭 드 보통, 『여행의 기술』 중에서 -



#1 아이와의 여행이 필요한 순간     


소설가 알랭 드 보통의 말처럼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장소를 요구합니다. 늘 반복되는 일상은 천천히 우릴 불안감에 잠기게 하는데요. 특히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키우다 보면 생활을 유지하는데 온 힘을 쏟게 되고, 결국 일상에 중독됩니다. 그러다 턱 밑까지 불안감이 차오르면 본능적으로 우린 느낍니다. ‘이대로는 안 돼. 뭔가 변화가 필요해’라는 어떤 직감 같은 걸 말이죠. 부모가 되어 산다는 건 참 어려운 일입니다. 막중한 책임감, 개운치 않은 일상에 짓눌려 살아야 합니다. 살아내야 하지요. 매일을 헌신해 애지중지 키운 아이와 비슷한 일을 갖고 아웅다웅 다투기도 합니다. 그 순간 일상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서는 용기가 곧 여행입니다. 용기 내어 큰 광경 앞에 서고 새로운 장소를 떠돌아다닐 때 비로소 부모도 아이도 작고 비좁은 헌 생각에서 탈출해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이제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볼까 하는데요. 아이와의 여행, 왜 필요할까요?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수많은 강연 가운데 제가 인상 깊게 본 강연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의 강연입니다. ‘행복은 몸에 있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강연인데요. 이미 조회 수 60만을 넘어선 유명한 강연입니다. 이 강연에서 행복의 비법으로 꼽는 게 하나 있습니다. 그게 뭘까요? 바로 여행입니다.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에서 진행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여행이 우리 일상에서 하는 활동 가운데 가장 압도적으로 행복감을 많이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하는데요. 여행이야말로 행복을 주는 최고의 활동이라고 소개합니다.                           



그럼, 여행은 왜 이렇게 행복감을 많이 주는 걸까요? 강연에서는 그 이유를 다음 세 가지로 설명합니다.

      

첫째, 여행은 우리에게 벗어나보는 즐거움을 줍니다. 이건 굳이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다들 잘 아실 거라 믿습니다. 일상에서 벗어나 어딘가로 떠날 때 느끼는 해방감이야말로 여행의 묘미이자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입니다. 둘째, 여행은 행복감을 많이 주는 활동들을 모아놓은 활동입니다. 강연에 나오는 그래프를 보면 우리 일상의 활동들이 주는 행복감이 표시되어 있는데요. TV, 컴퓨터, SNS 같은 활동들은 하는 빈도에 비해 행복감을 적게 주는 반면 산책, 운동, 수다, 먹기 같은 활동은 행복감을 많이 준다고 합니다. 여행을 가면 이런 행복감이 높은 활동(걷기, 놀기, 말하기, 먹기)을 다 하기 때문에 결국 여행이 주는 행복감도 높을 수밖에 없다는 거죠. 셋째, 여행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는 활동입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뭔가를 이야기할 때 행복한데요. 여행은 그런 이야깃거리, 특히 두고두고 이야기할 수 있는 거리를 만들어준다고 합니다.     



아이들에게 여행이 필요한 이유도 이와 같습니다. 다만 저는 한 가지 이유를 더 들고 싶습니다. 그건 바로 아이들은 삶을 배우기 위해 여행을 떠나야 한다는 겁니다. 아이들은 사람 사는 일을 배워야 합니다. 그렇게 배운 것으로 자신의 일상을 바꿀 때 성장했다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아이들이 사람 사는 일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여행입니다. 제 발로 세상을 여행할 때 비로소 삶을 배우고 자신의 일상을 바꿔나가는 성장을 이룰 수 있습니다.     


여행은 우리를 일깨워줍니다. 더불어 일상의 그 어떤 활동보다 큰 행복감도 줍니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라면 정말 권하고 싶습니다. 여행을 떠나면 아이도 부모도 특별한 순간을 맞이합니다. 세상을 만나면서 겪게 되는 그 순간들은 아이의 손에는 성장의 기회를, 부모의 손에는 행복할 용기를 쥐어줄 겁니다.     




#2 순간을 즐기는 여행자이길     


저는 오랜 시간 아이들과 여행하며 살았습니다. 지금도 여행으로 아이들을 교육하며 살고 있습니다. 이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지요. 그 덕분에 아이들과 여행하는 방법에 대해 꾸준히 고민하며 지내왔습니다. 부모 입장에선 막상 아이와 함께 여행을 떠나려고 하면 막막합니다.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잘 안 오지요. 앞으로 연재할 글은 그런 순간을 위한 글입니다. 여행이 힘들어지는 순간을 떠올려보고, 그 순간을 아이의 성장을 위한 순간, 가족의 행복을 위한 순간으로 바꿔주기 위해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여행으로 아이를 교육할 수 있습니다. 여행으로 부모의 삶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여행의 순간을 지혜롭게 대처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혜민스님은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순간순간 사랑하고, 순간순간 행복하세요.
그 순간들이 모여 당신의 인생이 됩니다.”



그렇습니다. 순간이 모여 당신의 인생이 됩니다. 우린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순간을 알아차리고 지혜롭게 대처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을 좀 더 멋진 순간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찌든 일상이 싫다면 아이와 함께 당장이라도 여행을 떠나세요. 떠나고 부딪히고 웃어버리세요. 그 보석 같은 순간들을 즐길 줄 알고, 감탄할 줄 알고, 행복으로 물들일 줄 아는 사람이 되면 우리의 인생은 달라져 있을 겁니다. 부모들이 순간을 즐기는 여행자가 되길 바랍니다. 사랑스러운 기억을 마음속 깊은 곳에 듬뿍 간직하길 바라고 또 바랍니다.     


‘찰칵, 찰칵’




작가의 책

http://aladin.kr/p/xf1N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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