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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효봉 Mar 12. 2022

달팽이 가족

따로인 듯 한 집에 사는 어떤 가족의 평범한 이야기

프롤로그     

중학생 때 이적의 ‘달팽이’를 들었다. 그때는 이적이 패닉이라는 그룹의 보컬이었기에 엄밀하게는 패닉의 ‘달팽이’였다.

     

전체적으로 우울한 분위기이긴 하지만, 한번 듣고 나면 계속 흥얼거리게 되는 그런 노래였다.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면 이상하게 이 음악이 배경음악으로 깔리고 조금씩 가라앉는다.

    

생각해보면 그때는 어렸지만, 이상하게 지금보다 더 부정적이었다. 잘 알지도 못하는 염세적 세계관을 마음에 품고 언젠가, 먼 훗날을 외치며 꿈 타령만 했다.

     

달팽이를 보기 힘들어졌다. 내가 달팽이를 피해 다니는 건지 달팽이가 나를 피해 다니는 건지 잘 모르겠다. 다만, 내가 달팽이를 눈 안에 넣고 기다릴만한 여유가 없음은 분명하다. 다시 만나고 싶다. 달팽이.     


프로게이머의 비밀                              

달걀을 삶고 있다. 냄비에 달걀 6개를 넣고 물을 반쯤 채운 다음 12분 정도 기다리면 끝이다. 물론 껍질을 까야 하는 수고로움이 남아 있지만 그건 먹는 순간 사라진다.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달걀을 본다. 하얀 속살에 후추를 섞은 소금을 살짝 찍어 한 입 앙. 무슨 맛이냐고? 몰라서 묻나? 달걀 맛이다. 못 믿겠으면 먹어보라. 안 비싸다.

    

달걀을 다 먹고 나니 입에서 비린내가 나려 한다. 조금만 지나면 닭이 될지도 모르겠다. 닭 되기 전에 인간다운 짓을 시작하리라. 닭은 꿈도 꾸지 못할, 닭이 아니라 꿩 아니 독수리도 어쩔 수 없는. 그 어떤 동물도 넘볼 수 없는 그것.

     

PC의 전원 버튼을 누른다. 위잉하는 소리와 함께 팬이 돌고 투명한 본체에 LED가 빛난다. 부팅은 순식간이다. 옛날 옛적엔 영어가 막 올라가며 요란하게 그리고 오랜 시간 부팅이란 걸 했다. 근데 지금은 켜면 그냥 바로 바탕화면이다.

      

이제 뭐 하냐고? 당연히 카트라이더다. 난 내 인생의 절반을 이 게임과 함께 했다. 무슨 일이 일어나든 나에게 가장 우선순위는 카트라이더고, 지금 나의 친구들도 이 게임 속에서 만들었다.

    

방문이 벌컥 열리며 엄마가 들어와 소리쳤다.

     

“현수야! 게임 좀 그만해!”

“나 방금 켰어.”

“방금은 무슨.”

“아, 진짜라니까.”

“좋게 말할 때 꺼라. 얼른.”     


내 인생의 유일한 낙을 가로막는 엄마. 물론 엄마가 왜 그러는지 이해한다. 그러나 난 생각이 다르다. 내 생각이 틀렸을 수도 있지만, 맞을지도 모른다. 무작정 안 되는 것에 대해서는 그게 무엇이라도 듣기 싫은 것이다.     


도끼눈 엄마가 나갔다. 한동안 침대에 드러누워 태블릿으로 유튜브를 봤다. 구독하던 카트라이더 관련 채널에 새로운 영상이 올라와서 20분 정도 봤다.

     

밖이 잠잠해진 것 같아 방에 불을 껐다. 10분 정도 태블릿으로 뭘 하다 다시 PC의 전원 버튼을 눌렀다. 바로 카트라이더를 실행하고 동지들을 불러 모았다. 그들에게 하소연했다. 부모에게 탄압받은 이 모진 운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기도 했다.

     

뭐, 다들 예상했던 대답을 했고, 예상대로 위로를 받았다. 유치한 이야기지만 지난 일은 잊고 미래를 향해 달려가기로, 결심했다. 손발이 오그라든다.

    

오늘은 대회 예선전이 있는 날이다. 하루 종일 진행되는 이 대회는 전국의 카트라이더들이 모여 순위를 결정짓는 날이다. 예선에서 32위 안에 들어가면 본선에 진출할 수 있다.

     

32위 안에 들기 위해 손가락이 부러져라 눌렀다. 그러나 쉽지 않았다. 나는 아마추어지만 참가 선수들 가운데 프로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역시 프로들은 달랐다. 그들의 플레이는 일종의 벽처럼 느껴졌다. 넘을 수 없는 벽.

     

벽을 무너뜨리기 위해 새벽부터 저녁까지 달리고 있다. 그사이 방문을 두드렸던 사람은 아침에 출근하는 엄마와 새벽에 알바 가는 형밖에 없었다.

     

형은 자다 일어나 오만상 찡그린 얼굴로 문을 두드렸다.

     

“야, 또 게임하냐?”

“보면 몰라. 문 좀 닫아.”

“엄마 혈압 오르기 전에 적당히 좀 해라.”

“신경 끄라고.”

“그래, 그래. 알아서 해.”

“알바 시간 늦은 거 아냐?”

“뭐?”

“지금 8시야. 이거 봐.”     


그러면서 컴퓨터 옆에 있는 전자식 알람시계를 들어 보였다. 형은 눈이 동그래지더니 입에 거품을 물고 나갈 준비를 했다. 잠시 후 문이 또 벌컥 열렸고 화난 목소리가 들렸다.

     

“장난쳐? 죽을래?”

“죽긴~ 내가 왜 죽어.”

“다시 8시라고 말해볼래? 이걸 그냥?”     


문이 쾅 닫혔다. 난 전자식 알람시계의 시간을 원래대로 6시에 맞추고 다시 달렸다.

                                                                

바리스타와 달팽이                              

눈을 떴다. 뭔가에 괴롭힘을 당하다 깨어난 느낌이다. 거실로 나와 물 한잔을 마시고 다시 들어가려는데 동생 방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나이스, 그래, 그거야! 저거부터 조져!”     


난 노크한 후 방문을 열었다. 헤드셋을  거대한 동물이 열심히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었다. 내가 형이지만 그 동물은 나보다 더 덩치가 컸다.

     

동물이 나를 쳐다보며 알람시계를 보여줬다. 오마이갓. 8시? 미쳤다. 난 욕실로 뛰어가 세수부터 했다. 비누는 생략. 바로 머리를 감고 드라이기로 말린 후 옷을 꺼내 입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충전 중인 휴대폰을 찾아 주머니에 넣으려는데 이게 뭔가? 6시?

     

동물에게 다시 찾아가 살인 예고를 하고 방으로 돌아왔다. 1시간 동안 뭐 하지? 자는 건 애매하고, 그냥 기다리긴 긴 시간. 이어폰으로 음악이나 좀 듣다 출근해야겠다.

     

아이유의 노래를 재생했다. 최근에 나온 앨범이었는데 어제 듣고 수록된 모든 곡을 플레이리스트에 넣었다. 역시 아이유. 최고다.

    

시간이 되어 집을 나서 카페로 향했다. 평소엔 오후에 출근하지만, 오늘은 특별히 직장인들을 위한 바리스타 교육이 있는 날이다. 사장님 오기 전에 미리 가서 세팅해둬야 한다.

     

이어폰으로 아이유 노래를 들으며 버스에서 창밖을 보니 알바 첫날의 기억이 떠오른다. 시간이 어떻게 지난 건지도 모를 정도로 전쟁 같은 하루를 보내고 마감 시간쯤이었다. 설거지하다 가늘고 긴 그리고 복잡하게 생긴 유리관을 깨뜨렸다. 생각보다 더 연약해서 놀랐다. 그걸 목격한 동료 알바가 말했다.

    

“헐, 어떡해?”

“그러게. 어떡하지?”

“그거 콜드브루 내리는 거 아냐?”

“아마도”

“사장 온다.”

     

사장님은 부서진 유리관을 보고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 세상에. 그 유리관이 40만원이란다. 콜드브루 원액을 추출하는 기구인데 너무나 연약한 40만원이었다.

    

알바 첫날부터 사고를 쳤다. 나의 작고 귀여운 알바비를 유리관 변상하는데 탕진할 순 없었기에 사장님에게 열심히 매달렸다. 아직 벌지도 못한 돈을 날릴 뻔하다가 다시 구해내니 기분이 묘했다. 나, 뭐 한 거지?

     

알바 2년 차. 지금은 카페의 모든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특별히 바리스타 교육이 있는 날이면 사장님이 행차하시지만, 평소엔 거의 나에게 맡기는 편이다.

     

교육을 무사히 끝내고 사장님은 약속이 있다며 가 버렸다. 가끔 테이크 아웃 손님이 있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한가했다. 저녁 무렵엔 얼마 전부터 시작한 배달 주문이 밀려와 잠시 고생하기도 했다.     


저녁 8시. 퇴근이다. 몇 시간을 근무했는지 모르겠다. 정신이 혼미한 상태로 가게 문을 닫고 버스 정류장으로 가려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다시 가게 문을 열어 우산을 챙긴 후 정류장으로 걸어갔다.

      

가게에서 정류장까지는 10분 정도 걸어야 한다. 중간에 작은 근린공원이 하나 있는데 거길 지나다가 놀라운 생명체를 발견했다. 풀밭에서 기어 나와 어딘가로 향하고 있는 달팽이였다.     


“너도 퇴근길이냐?”     


난 나도 모르게 그 달팽이에게 말을 걸었다. 달팽이는 어딘가로 가고는 있었지만, 너무 느렸다. 주변에 성공한 친구들 이야기를 들으면 조바심이 났다. 기는 게 아니고 날고 싶은데 비만 오면 긴다. 그럴 수밖에 없다.     


낚시꾼 이야기                              

분명, 아들 1과 아들 2를 보았다. 아들 1은 카페에서 알바를 한다. 출근이 요란했다. 아들 2는 집에서 게임을 한다. 역시 요란했다. 아들 1과 아들 2는 열심이다. 다 큰 애들이 부럽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다.     


그래서였을까? 출근하기 싫었다. 회사엔 대충 둘러대고 연차를 썼다. 트렁크에 낚시 도구를 잔뜩 실어서 낚시터로 향했다.     


가는 길에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다.     


“회사 안 갔어?”

“어, 그냥, 바람 좀 씌려고.”

“언제 오려고?”

“저녁쯤?”

“그래, 운전 조심해.”

“알았어. 걱정 말고.”     


전화를 끊고 나니 뭔가 허전했다. 허전한 마음에 자꾸 먹을 거를 찾게 됐다. 편의점에서 산 핫바를 다 먹고 과자도 꺼내 와그작와그작 댔다.     


낚시터에 도착했다.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거의 없었다. 조용하고 하늘은 파랬다. 바람만 안 불면 이게 겨울인지 봄인지 헷갈릴만한 날씨다. 이 평화로운 풍경 아래 낚시를 한다니 영광이다.     


낚싯대 2개를 걸어두고 의자에 앉아 책을 펼쳤다. 대학 다닐 때 재밌게 읽었던 판타지 소설이다. 드래곤 라자. 이영도 소설인데 뭔가 킥킥대며 읽으면서도 손에서 놓기 힘든 마력을 지닌 소설이었다.     


<우리는 서로를 바라볼 줄 아오. 밤하늘은 어둡고, 주위는 차가운 암흑뿐이지만, 별은 바라보는 자에겐 반드시 빛을 주지요. 우리는 어쩌면 서로를 바라보는 눈동자 속에 존재하는 별빛 같은 존재들이지>      


난 이 구절을 좋아한다.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웃긴 상황극도 좋지만, 판타지스러운 어느 정도의 유치함을 함유한 희망에 열광한다.     


찌가 움직였다. 책을 내려놓고 낚싯대를 들어 올리니 피라미 같은 애가 걸려 올라왔다. 입맛을 다시며 풀어주고는 다시 낚싯대를 던져 걸어두었다.     


<하지만 우리의 빛은 약하지 않소. 서로를 바라볼 때 우리는 우리의 모든 빛을 뿜어내지>

<나 같은 싸구려 도둑도요?>     


나름대로 명작이라 생각한다. 판타지 소설을 읽고 명작 운운하는 나도 웃기지만 이런 여유도 없이 건물 속에 갇혀 지쳐가는 우리도 웃기다.     


언젠가 누가 나에게 말했다. 낚시터는 퇴직하고 할 일 없는 사람들이나 가는 곳 아니냐고. 퇴직도 안 했는데 난 왜 이렇게 자꾸 여기 오는지, 오고 싶은지.     


낚싯대가 조용했다. 여기는 아닌가 보다. 자리를 옮기기로 했다. 일단 드래곤 라자를 두 페이지 정도 더 본 다음 말이다. 새로운 포인트에 진을 쳤다. 가방에서 천하장사 소시지를 하나 꺼냈고 맥주도 한 캔 꺼냈다.     


“그래, 이제부터 본격 시작이지. 흐흐.”     


낚싯대는 하나만 걸기로 했다. 이제 뭐가 걸리든 관심 밖이다. 휴대폰으로 음악을 켜고 맥주를 홀짝이면서 가끔 소시지를 베어 문다. 무릎에 놓인 드래곤 라자를 읽으며 킥킥댄다.     


쓸데없이 먼지 구덩이를 뒹굴었던 지난 시간이 후회스러울 정도로 지금이 좋다. 아들 1, 아들 2와 아내에게 미안한 이야기지만 그냥 계속 이러고 싶다. 이렇게 살아지고프다.     


주부작가 납시오                              

공항을 나오니 택시가 가득하다. 제일 앞에 서 있는 택시에 올라 누군가 불러준 주소를 기사에게 말했다.     


제주의 풍경은 정말이지 끝내준다. 공항 주변의 도심은 좀 그렇지만 벗어나 새로운 풍경이 나타나면 언제나

그랬듯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모임 장소는 교래리 근처였다. 바닷가면 좋을 텐데 왜 하필 여길까 하고 생각하며 택시에서 내려 휴양림 입구로 향했다. 마침 전화가 와서 무슨 통나무집으로 오란다. 오라면 가야지.     


조용했다. 너무 조용해서 캐리어 바퀴 구르는 소리가 민망할 정도다. 숲 속에 이런 휴양림이 있는 것도 신기하다. 곶자왈이라는 제주의 숲을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통나무집 앞에 닿으니 문이 벌컥 열리며 반가운 얼굴들이 등장했다. 남자 둘, 여자 넷. 나까지 포함하면 여자 다섯. 이들은 작가 모임 회원들이다.     


동화 작가가 되겠다고 문화 센터에서 수업을 들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난 벌써 2권의 책을 출간한 작가가 되었다.     


처음 엄마가 책을 출간한다고 했을 때 아이들의 반응이 가관이었다.     


“엄마가 책을? 정말? 농담 아냐?”     


이상하게 괘씸한 느낌이 들어 째려보았더니 남편이 나타나 수습했다.     


“이 녀석아, 엄마가 작가가 됐다잖아. 여보, 오늘 외식?”     


계약금으로 받은 돈을 그날 다 써버렸다. 스테이크 집에 남자 셋을 데리고 가 자신감 있게 주문했던 나의 잘못이 크다. 아무튼 그때 이후로 난 계속 작가 모임에 참석했다.     


코로나 때문에 오프라인 모임은 거의 없었지만 주마다 온라인에서 영상으로 만났다. 선생님이 내준 과제를 하고 카페에 기획서와 원고를 꾸준히 올렸다. 모임 때는 서로 평가해주는 시간도 가졌다.     


오늘은 특별히 제주도에서 열린 오프라인 모임이다. 동료 작가들과 인사를 나누고 술도 한 잔 마셨다. 저녁 무렵에 아이들과 영상 통화를 했고, 남편과도 전화 통화를 했다. 남편은 오늘 책을 읽었는데 별이 어쩌고 해서 좋았단다. 무슨 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깜깜한 제주의 밤은 별이 잘 보였다. 혼자 곶자왈 숲 근처에 앉아 하늘을 보고 있으니 새로운 세계에 온 것 같다. 나름 해외도 많이 다니고 남들 안 가 본 오지도 경험해봤지만, 제주는 신비롭다.      


결혼하고 주부로 살다 죽는 줄 알았다. 아이를 키울 땐 엄마로 살다 죽는 게 아닌가 싶었다. 힘들 땐 늘 그렇게 영원히 박제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섰다.     


글을 쓰고부터 모든 게 새로워졌다. 하고 싶은 일이 분명해졌고, 아이들도 남편도 응원해줬다. 뭐 엄청 유명해서 늘 불려 다니고 돈 잘 버는 작가는 아니지만 여기 이렇게 제주에서 별을 보며 누군가를 그리고 나 자신을 생각할 수 있어 좋다.     


쌀쌀해져 숙소에 들어갔다. 작가들은 시끌벅적했고 난 그 속으로 비집고 들어가 함께 떠들고 놀았다. 함께 어울려 즐겼다.

                     

에필로그     

이번 소설은 에필로그가 필요 없는 소설이었다. 왜냐하면 쓰고 나서 뭔가 여운이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언제나 뭔가를 쓰고 나면 여운이 남았다. 그래서 그 여운을 녹이느라 쓸데없는 이야기들을 에필로그에 넣었다.

     

왜 여운이 남지 않았을까? 형편없는 글을 써서 그럴까? 아니면 아무런 감정의 이입도 없이 써서 그럴까? 모르겠다. 설명할 수 없는 간단명료함이다.

    

달팽이는 늘 집을 얹고 산다. 그 집에는 가족이 사는지 궁금해하다가 여기까지 왔다.      


비 오는 날이면 달팽이들이 기어 나오는 이유는 녀석들이 습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란다. 좋아하는 걸 하다가 사람 눈에 띄는 존재들. 마르면 안 되는 촉촉한 그 감정의 달팽이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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