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벨 행성으로!

by 서효봉

전속력으로 도망쳤다. 기척도 없이 코앞까지 다가온 우주선으로부터 달아나기 위해 아몬드 봉봉은 우주선을 반으로 분리했다. 분리된 부분을 원격으로 폭파하고, 나서야 겨우 벗어날 수 있었다.

우주선이 어느 정도 안정권에 접어들자 다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해루와 미카, 코너씨 그리고 은지는 각자의 방으로 가 쉬었다. 물론 봉봉은 우주선 운전을 맡았다.

광속 운행 중인 우주선의 조종석에 앉아서 봉봉은 가족들을 떠올렸다. 짐벨 행성 어딘가에 갇혀 있다는 어머니와 아내 그리고 딸을. 그는 슬리피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지만, 그가 자신의 가족들을 끌고 갔다는 친구의 말에 처음엔 분노했고, 다음엔 무기력함을 느꼈다.

짐벨 행성에서 가족들을 만나더라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에크하르트의 우주선에 타고 있으니 지구에 있는 시리우스에서 살자고 할까? 거기라면 안전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에 빠져 멍하니 있는데 갑자기 시스템 조정 화면에 경고 표시가 떴다. 우주선의 에너지가 바닥을 드러낸 것이다. 원래부터 이 우주선의 에너지는 부족한 상태였지만 절반을 분리해 가벼워진 덕분에 꽤 버틸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한계에 닿은 것이다.

봉봉은 코너를 불러 대책을 논의해봤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때 해루와 함께 조종실에 들린 은지가 봉봉에게

“이 우주선은 코타나 에너지를 전력으로 변환할 수 있어요.”

“뭐? 코타나 에너지를?”

“시리우스는 그 기술 덕분에 살아남을 수 있었으니까요.”

은지의 말에 미스터 코너씨는 주변 행성을 탐색해보았고 ‘카트린느’라는 작은 행성에 코타나 광산이 있다는 걸 알아냈다. 봉봉은 그 행성의 극지방에서 코타나를 모으고 있는 광산에 우주선을 착륙시켰다.

“이제, 어쩌지?”

봉봉의 말에 해루가

“어쩌긴요. 코타나 에너지를 가져오면 되죠! 뭐.”

“그러니까 어떻게? 코타나 에너지는 군사용으로만 쓰여서 군인들이 지키고 있다고”

그때 코너씨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여긴 오래된 광산이라 버려졌을지도 몰라. 이렇게 쉽게 착륙한 걸 보면 말이야.”

코너씨의 말대로 카트린느의 코타나 광산은 버려져 있었다. 코타나 에너지가 담긴 광석들은 전부 쓸어간 상태였고 지금은 그 흔적만 남아 황량했다.

한쪽 구석에 잔뜩 쌓여 있는 함량 미달의 광석들 가운데 하나를 손에 든 미스터 코너씨가 봉봉에게

“그래도 이거 제대로 정제하면 쓸만하겠는데?”

“나도 그 생각 하던 중이었어. 이 정도 양이면 아무리 함량이 적어도 우주선 정도는 움직일 수 있겠어.”

그게 노동의 시작이었다. 해루와 미카, 코너, 봉봉은 함량 미달의 코타나 광석을 우주선으로 실어날랐다. 해루는

“아니, 영화 보면 외계인들은 이런 거 초능력을 쓰거나 기계로 옮기던데 이게 무슨 난리에요?”

그들은 그 후 5시간 동안 노예처럼 광석을 날라야 했고, 그동안 은지가 광석을 정제기에 넣어 코타나 에너지를 추출했다. 노예들이 넋이 나가 아무 말도 없을 때쯤 우주선의 에너지가 풀파워로 채워졌다.

예비 에너지로 쓸 수 있는 광석들을 조금 더 실은 후 우주선을 출발시켰다. 우주선은 카트린느에서 스윙바이로 가속도를 얻은 후 최고 속도로 목적지인 짐벨 행성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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