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솔루션은 무엇인가? 기술과 비즈니스모델 관점의 접근이 필요
문제를 해결하는 대표적인 방법이 ‘기술’입니다. 기술은 경쟁의 단계를 변화시키는 요인이면서 여러 가지 형태로 응용되고 확장되면 더 적은 것으로 더 많은 일을 하게 해 줍니다. 물론 연구개발(R&D)에는 오랜 시간과 돈이 들어가고, 기술개발에 성공했다고 사업적으로 성공하는 것도 아니어서 R&D에 대한 무용론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이 본질적인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R&D를 통한 경쟁력과 효율성 확보 필요합니다.
기술은 제조과정에서 활용되는 생산·공정기술과 소비자 관점에서 접할 수 있는 차별화 기술로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샤오미는 저렴한 인건비와 생산·공정기술로 '더 싸게' 만들어 내는 것에 탁월한 기업이 되었고, 애플은 최신 기술을 특유의 감성으로 깔끔한 제품을 선보이면서 '더 비싸면서도 유니크 한' 기업이 되었습니다. 기술의 지향점은 더 싸게 만들거나 더 비싸도 사고 싶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오랫동안 사랑받는 기업은 더 싸게 만들 수 있거나 더 비싸지만 사고 싶도록 만드는 기업이었습니다.
기술은 기업이 가진 능력을 고차원적 수준으로 끌어올려줍니다. 높은 기술력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곳으로 아웃도어 제품의 대명사 고어(Gore)를 들 수 있습니다.
고어에서 개발한 고어텍스는 방수, 방풍, 투습 기능을 모두 갖춘 천으로 기능성 제품이 필요한 운동선수는 물론 일반인들에게까지 널리 애용되고 있습니다. 고어사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소재를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며 전 세계적으로 2,000여 개 이상의 특허를 취득할 만큼의 뛰어난 기술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입니다.
고어는 다양한 변형 기술로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아웃도어 시장뿐 아니라 전기전자, 의료시장, 액체·고체·미립자를 함유한 필터, 스마트폰 음질을 보호하는 벤트 제품, 우주복에 사용되는 섬유제품, 임플란트 의료기구, 코 성형에 사용되는 보형물 등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기술은 IT, 전기, 전자, 기계와 같은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새롭고 더 나은 방식으로 무언가를 가능하게 해주는 것은 모두가 기술입니다. 오늘날 성공한 기업들의 스토리를 들어보면 일상에서 느끼는 사소한 무엇인가를 더 나은 방삭으로 개선하기 위해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에어비앤비는 ‘비어 있는 방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라는 단순한 질문에서 출발했다가 잠잘 곳을 해결한다는 본질에 집중해 세계적인 기업이 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현지인의 집을 공유하면서 단순히 잠을 자는 정도에서 새로운 경험을 창출하는 것으로 숙박업을 재정의했습니다.
달러쉐이브클럽은 ‘면도기가 왜 이렇게 비싼 거야?’라는 질문으로 로 질레트의 아성에 도전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면도날 4~5개를 정기적으로 배송해 주는 ‘편리함’이라는 고객 가치에 집중한 결과, 적당한 수준의 기술력에서 오는 ‘제품 선택의 편리함’과 배송 서비스를 통한 ‘제품 전달의 편리함’이 큰 호응을 얻으면서 유니레버에 10억 달러에 인수되었습니다. 유니레버는 달러쉐이브클럽을 통해 P&G의 질레트가 장악하고 있는 면도기 시장에 진입했습니다.
큰길에서 택시를 잡으려는 사람과 손님을 태우지 못하고 뒷골목을 지나치는 택시는 만날 길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스마트폰으로 택시를 호출할 수 있게 되면서 수요와 공급을 일치시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접속할 수 있게 되면 소유하지 않고 필요할 때만 빌려 쓰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이를 두고 시장의 주인, 즉 소비의 방식이 소유에서 접속으로 바뀌었다고도 표현을 합니다.
접속의 시대에는 재산을 장악한 공급자가 재산을 빌려주거나 사용료를 물리는 방식으로 돈을 벌었습니다. 입장료, 회비, 가입비를 받고 단기간만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비즈니스는 점차 무엇인가를 소유한 사람이 이나라 접속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점령한 사람들에게 더 큰 힘이 주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것을 플랫폼이라고 합니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핵심은 양면 네트워크 효과(two-sided network effect)에 있습니다. 우버가 승객 중에 운전자를 모집하고, 에어비앤비가 쿠폰이나 할인을 통해 게스트를 모으는 이유는 양쪽 시장이 함께 성장해야 네트워크가 확장되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는 기업들은 양면 네트워크 효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들입니다. 네트워크가 록인(lock-in) 효과를 만들고, 선순환을 끌어내고, 영구적인 사용자 네트워크를 구축합니다.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 ‘접속’을 통해 시장의 흐름을 바꾸고 있는 기업으로는 에어비엔비와 우버를 들 수 있습니다. 에어비엔비는 단 하나의 방도 갖고 있지 않으면서 가장 큰 숙박업체가 되었고, 우버는 자체 운영하는 차량을 갖지 않고도 가장 큰 택시회사가 되었습니다. 사람과 사람(SNS), 오프라인과 온라인(O2O), 기계와 기계(IoT)가 하나로 연결되면 플랫폼을 갖고 있는 기업에게 더 많은 기회가 마련입니다.
다만 사람과 사람, 오프라인과 온라인, 기계와 기계를 연결하는 플랫폼 비즈니스가 의미를 가지려면 충분한 시장규모가 있는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플랫폼'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지만 네이버, 카카오, 구글, 페이스북, 샤오미 등 글로벌로 보아도 플랫폼으로 성공한 기업들은 제한적입니다. 플랫폼을 지향하는 대부분의 기업이 수익을 만들고 있지 못한 이유는 시장규모가 작기 때문입니다. 사용자와 공급자를 모아서 '기-승-전-광고', '기-승-전-커머스'로 수익모델을 만들어 내거나, 먼 훗날 시장에서 최종 승자가 되어 전체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은 희망사항일 뿐입니다.
사람들에겐 사회적 지위를 드러낼 수 있는 간접적인 도구나 매개체가 필요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이 브랜드입니다. 브랜드는 기업이 소비자에게 하는 차별적 약속으로, 소비자들은 해당 브랜드가 이야기하는 신뢰, 혁신, 우아함, 튼튼함, 건강함 등의 상징성을 구매합니다.
제품과 서비스가 넘쳐나는 상황에서는 그것을 구매해야 하는 이유가 명확해야 합니다. 단순히 독특하다거나 디자인이 예쁘다는 등의 이유는 더는 통하지 않습니다. '산다'는 행위를 두고, 자신의 삶 속에서 언제나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
스토리가 가지는 상징성으로 가치제안을 한 기업으로 엠제미(M.GEMI)를 들 수 있습니다. M.GEMI는 100년 기술의 이태리 구두 장인들과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사업모델을 구상했습니다. 불황이라고 고가 제품에 대한 수요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품질은 그대로인데 가격이 저렴하다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것입니다. 구두를 생산하는 장인 입장에서도 판로만 확보된다면 가격을 조금 낮춰서라도 생산에 나설 것입니다. 여기에 중간유통 과정을 없애고 재고를 최소화할 수 있으면 소비자, 생산자, M.GEMI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M.GEMI의 'Post luxury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Post luxury란 합리적인 가격으로 명품의 품질을 경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M.GEMI는 럭셔리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M.GEMI 쇼핑몰을 패션 잡지처럼 구성하고, 상품은 스토리 중심으로 전시하고 있습니다. 주문한 제품은 고급스럽게 포장해서 이름이 적힌 카드와 함께 배송해 줍니다. 이러한 럭셔리 이미지를 기반으로 여성 신발뿐 아니라 남성 신발, 벨트까지 상품군을 확장하였습니다.
취향과 경험에 대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으로도 고객의 문제는 해결될 수 있습니다. 운동화 덕후들로 시작한 '무신사', 다양한 인테리어 정보를 접할 수 있었던 '오늘의 집'이 대표적입니다.
콘텐츠 → 커뮤니티 → 커머스(전자상거래)로 성장한 기업이 무신사입니다. 무신사는 초기에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한정판 스니커즈 사진 및 스트리트 패션 자료로 패피(패션 피플)들을 끌어모았습니다. 이후 게시판 형태로 운영하던 서비스를 피드형으로 구성해 무신사가 선정한 패션 크리에이터(무신사 크루)가 참여한 다양한 스냅사진을 공유하는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했습니다. 개인의 관심과 취향에 맞는 크리에이터를 ‘팔로우’하고 ‘좋아요’로 관심을 표현하거나 ‘댓글’로 소통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면서 콘텐츠 → 커뮤니티 → 커머스로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 올 수 있었습니다.
오늘의 집도 콘텐츠와 커뮤니티로 성장한 곳입니다. '집들이' 코너에서는 자신만의 감각과 스타일로 꾸며놓은 방과 집을 구경할 수 있었고, '노하우' 코너에서는 인테리어에 대한 다양한 꿀팁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오늘의 집 이용자가 직접 꾸며 올린 '온라인 집들이'는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이처럼 사람들이 열광하는 무궁무진한 콘텐츠로 오늘의 집은 커머스와 광고로 수익모델을 확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콘텐츠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것은 '팬을 모으고 이들의 충성도를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음악, 영화, 영상, 소설, 웹툰, 출판 등 콘텐츠를 표방하는 수많은 비즈니스가 있지만 팬덤을 만들지 못하면 콘텐츠 비즈니스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일명 '터지는 콘텐츠'가 확보되어야 상표나 디자인 등의 지적재산권을 활용하는 IP(Intellectual Property) 비즈니스로 확장이 가능합니다.
가치사슬(Value Chain)이란 기업이 제품 또는 서비스를 생산하기 위해 원재료, 노동력, 자본 등의 자원을 결합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맥도널드는 레스피개발 → 구매 → 생산 → 마케팅 → 판매 → 서비스의 가치사슬을 갖고 있습니다. 신메뉴는 R&D센터에서 전문인력을 통해서 개발하고, 구매는 본사차원에서 일괄적으로 진행합니다. 생산은 반제품 매뉴얼에 매장별 즉시 제조방식을 택하고 있고, 마케팅은 TV 등의 매스미디어를 통해 본사에서 대중 홍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개별매장은 판매와 고객응대만 담당하는 방식입니다. 맥도널드 가치사슬의 특징은 전국 어디를 가든지 동일한 맛과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본사 중심으로 맛과 서비스를 통일한 것입니다. 이처럼 가치사슬은 제품과 서비스가 제공되는 과정을 세분화해 사슬(Chain)처럼 엮여 가치(Value)를 창출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단순함은 소비자를 붙잡는 힘이 있습니다. 애플의 아이폰은 수많은 조작 버튼을 홈버튼 하나로 단순화 시켰고, 심지어 아이폰X 부터는 이마저도 없애버렸습니다. 애플의 광고에는 기능에 대한 긴 설명이나 문구 대신 감성과 느낌만으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리처드 코치의 <무조건 심플>에서 저자는 단순함을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상품 단순화의 핵심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전면적 재설계다. 단순화는 제품의 편의성과 유용성 예술성을 증대할 만큼 과감하고 근원적이어야 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으로 불필요한 기능과 요소를 제거하는 것, 제품을 직관적으로 만드는 것, 더 빠르게 만드는 것, 더 작고 가볍게 만들고, 혹은 더 휴대하기 간편하게 만드는 것, 그리고 접근의 용이성을 증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단순화는 비즈니스모델로도 사용이 됩니다. 예를 들어 이디야커피는 테이크아웃에 초점을 맞춰 좋은 입지와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시키는 방식으로 성장했고, 영국기업 프라이마크(Primark)는 사용하는 원단의 종류를 줄여서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단순화로 젊은 층을 사로잡는 패션 리테일러가 되었습니다. 물론 차별화는 동질화되기 마련이고, 외부환경요인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디야와 프라이마크가 영원할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고객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를 단순화를 통해 직관적으로 제공하고,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은 것을 제거하는 것으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플랫폼을 만드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플랫폼은 구글이나 카카오 등이 연상되지만 제조업 관점에서도 활용이 됩니다. 예를 들어 미국 최대 가전 기업인 월풀(Whirlpool)의 브랜드인 키친에이드(KitchenAid)는 스탠드 믹서의 모터와 부착볼만을 직접 생산합니다. 용기와 결합되는 여러 도구와 액세서리 등은 외부 협력업체가 만들어서 부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농기계를 제조 판매하는 존디어(John Deere)도 플랫폼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존디어는 다양한 농업기술, 농장운영 및 토질자료를 디지털화하여 '마이 존디어'라는 플랫폼을 구축했습니다. 농민들이 구입한 농기계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작업할 때 수입된 기후와 토양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농기계를 제조 판매하는 존디어 외에도 유통업자와 농민 등 이해관계자와 긴밀한 관계를 맺으면서 플랫폼 비즈니스로 확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맞춤화 지연과 모듈화를 통해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맞춤화 지연 전략은 품질의 차이가 크지 않은 경우에 맞춤화 공정을 가장 뒤에 배치함으로써 비용을 최소화하는 전략이고, 모듈화전략은 모듈방식으로 제품을 만들어서 만드는 시간과 관리비용을 낮추는 전략입니다.
맞춤화 지연 전략으로 성장한 브랜드가 이랜드그룹의 애슐리(애슐리퀸즈)와 SPC그룹의 파리바게트입니다. 애슐리와 파리바게트는 센트럴키친(Central Kitchen) 방식으로 기존의 문제점을 해결했습니다. 예를 들어 뷔페의 가장 큰 문제는 요리는 하는 사람(주방장 등)의 힘이 세다는 것입니다. 실력 있는 요리사는 손님을 끌어오는 힘이기도 하지만, 사업주와 갈등이 있는 경우에는 품질에 문제가 발생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여러 매장으로 확장하게 되면 동일한 맛을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런 문제를 애슐리는 '중앙 공급형 주방'으로 해결했습니다. 애슐리는 메뉴를 반조리 또는 완전 조리해 급속 냉각 후 매장으로 배송을 해줍니다. 이후 각각의 매장에서는 이를 덥혀 내거나 단순히 끓이는 정도의 최소한의 조리방식을 거쳐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중앙에서 전처리와 (반)조리를 하기 때문에 개별 매장 입장에서는 주방의 크기를 최소화할 수 있고, 숙련된 요리사를 채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매장별 균일한 품질의 맛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입소문과 브랜딩에도 효과적입니다. 물론 센트럴키친을 운영하기 위한 위생관리 시스템, 상품을 전국으로 공급할 수 있는 유통망, 수요를 예측하여 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역량 등을 필요로 하는 방식입니다.
모듈화 전략은 미리 만들어놓은 제품을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입니다.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모든 개별 부품을 조립하는 것이 아니라 모듈이라고 부르는 부품들을 모아서 완제품을 만드는 것입니다. 자동차를 연상해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예전에는 자동차 정비과정에서 개별 부품들을 교체했지만 최근에는 모듈이라는 특정 장치를 통으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운영이 됩니다.
모듈화는 건축분야에서도 사용이 되고 있는데요. 모듈러 건축은 프리패브(Pre-fabrication) 건축의 하나로, 공장에서 사전에 제작한 부품과 자재 등을 모듈 형태로 만들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운영되는 곳이 시티즌엠 호텔(CitizenM Hotel)입니다. 시티즌엠 호텔은 뼈대만 세운 건물에 각 객실을 모듈화 시켜 설치하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이를 통해 건축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었고,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객실의 구성 또한 모듈화 시켜 운영비와 관리비도 크게 절감이 가능해졌습니다.
시티즌엠호텔이 모듈러 건축을 택한 이유는 목표로 하는 고객이 출장 등의 이유로 5성급 호텔이 아닌 3성급으로도 충분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입니다. 모듈러 건축으로 건축 비용을 절감, 키오스크 설치, 체크인 간소화 등으로 전체 비용은 낮추었지만 중요한 공간에는 특색을 부여함으로써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기도 합니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타임스퀘어점 호텔은 숙박객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도록 로비를 리빙룸으로 개조해서 운영하고 있고, 영국 런던의 쇼디치 호텔은 투숙객들이 24시간 요리할 수 있도록 키친룸을 개방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영국 런던의 뱅크사이트 호텔은 객실 크기를 줄이는 대신에 침구와 샤워시설을 고급스럽게 구성하였고, 네덜란드의 하폴공항 호텔은 숙박객들이 사교할 수 있도록 미팅룸을 설치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조는 관련 기술과 노하우, 시설을 바탕으로 짧은 시간에 많이 만들 수 있는 표준과 생산성이 중요한 영역이었고, 유통은 고객을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접점에서 사람들이 사고 싶도록 만드는 마케팅 역량이 조금 더 중요한 영역이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제조와 유통은 수십 년 동안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비즈니스의 많은 부분이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유통방식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마트 노브랜드, 쿠팡의 PB 상품과 같이 어느 순간 유통이 제조의 영역을 침범하기 시작하고, 제조는 유통 기업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D2C(Direct to Consumer) 채널을 구축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제조가 유통기업을 거치지 않고 직접 판매하게 되면 유통 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고 제품가격을 통제할 수 있게 됩니다. 무엇보다 소비자 구매와 특성 데이터를 확보해서 브랜드 관리와 고객 경험 개선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D2C 방식으로 판매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역량을 필요로 합니다. 기업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기 위해서는 최적화된 물류시스템이 필요하고,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의 다양한 채널을 활용할 수 있는 내부역량을 필요로 합니다.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영역에서 사회적 증거인 사용자 경험을 공유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에어비앤비는 빈방을 빌려 쓴 이용자들의 후기를 남겨 다른 사람들이 그 후기를 보고 선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물론 빈방을 제공하는 사람들에게도 손님에 대한 평가를 남길 수 있도록 하면서 일명 '진상 고객'을 필터링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러한 사용자 경험 공유를 통해서 에어비앤비에 대한 서비스의 질은 향상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용자 경험이 중요해지는 이유는 스마트폰을 통해서 언제 어디서나 연결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의 소비 경험이 공유되고 확산되면 또 다른 가치가 만들어집니다. 이러한 것을 기업의 측면에서 바라보는 것이 UX(User Experience, 사용자 경험)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경험이란 사용자 경험과 브랜드 경험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상품이 갖고 있는 고유의 특징인 품질, 디자인, 성능 등과 같은 것을 사용자 경험이라 할 수 있고, 브랜드 전반에 걸쳐진 공통적 맥락을 브랜드 경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통합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맥락(Context)'입니다. 소비자의 구매, 브랜드 충성도 형성, 나아가 브랜드 추천까지를 목표로 한다면, 단순한 재미와 흥미가 아니라 전체적인 흐름을 고려한 콘텍스트가 필요합니다.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치와 경험은 상황마다 다르고 주관적입니다. 이런 순간순간의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고객 경험은 실패로 이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파트너십으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습니다. 2011년에 설립된 와이즈는 실시간 환율 적용과 매우 적은 수수료로 해외 송금을 가능하게 하는 플랫폼이다. 국내에서는 관련 법령의 문제로 사용이 제한적이지만 금융업이 발달하지 않은 나라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입니다. 와이즈에서 제공하는 트랜스퍼와이즈(Transferwise)는 서로 반대 국가의 외화 환전을 원하는 사용자들을 연결시켜 주어 비용을 절약하고 있습니다.
파트너십을 활용하면 서로의 고객을 공유하면서 비용도 절감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국내 편의점에서 많이 사용되는 반값택배가 대표적입니다. 예를 들어 세븐일레븐은 중고나라와 함께 '세븐픽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세븐픽업은 중고거래 판매자와 구매자가 서로 만나지 않고 세븐일레븐 점포를 통해 거래를 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이와 같은 방식을 O4O(Online for Offline)라고 하는데요. 판매자가 편의점 픽업으로 상품을 등록하고 중고나라 페이를 통해 거래를 성사시킨 후 생성된 입고 교환권을 편의점에서 스캔하고 물건을 맡기면 추후 구매자가 자신의 픽업 교환권을 점포에 제시하고 상품을 수령하는 방식입니다.
파트너십으로 유통채널을 확장하고 있는 곳으로 hy(한국야쿠르트)를 들 수 있습니다. hy는 전국 11,000여 명의 프레시 매니저(야쿠르트 아줌마)와 대용량 냉장고를 탑재한 코코를 활용해서 물류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hy는 전국에 600여 개의 물류 거점과 냉장카트를 활용한 전국 단위 콜드체인 배송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신선함을 유지하면서 고객의 집 앞까지 배달하기에 충분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입니다.
본 포스팅은 도서 <비즈니스모델 사용설명서>의 내용 중 일부입니다. 도서는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모델 질문 5).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의 내용은 도서 <비즈니스모델을 혁신하는 5가지 길>의 일부 내용이 인용되어 작성되었습니다.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과 같은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만나실 수 있으며, 인터뷰어에서 저자 직강 강의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