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에서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것,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융합한 리테일러
2001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출발한 무신사(MUSINSA)는 국내 패션 업계를 대표하는 성공 사례 중 하나입니다. 무신사는 스트리트 패션 커뮤니티에서 출발해, 플랫폼 기반의 온라인 패션 기업으로 변모하면서 젊은 세대의 패션 문화를 대변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특히, 10대와 20대 남성 고객층을 중심으로 형성된 강력한 커뮤니티와 소비자 신뢰를 기반으로, 2023년 말 매출 9,931억 원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왔습니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패션 시장 성장률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입니다.
무신사의 성장 동력은 디지털 공간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 데 있습니다.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플랫폼에 머무르지 않고, 고객과의 소통을 바탕으로 한 ‘커뮤니티 커머스'를 완성한 무신사는 패션 관련 콘텐츠 생산, 유통, 판매를 하나의 생태계로 통합해 왔습니다. 10~20대 젊은 고객층은 무신사에서 패션 트렌드를 발견하고, 이를 소비하며, 동시에 커뮤니티 내에서 경험을 공유했습니다. 이러한 선순환 구조는 무신사를 국내 온라인 패션 시장에서 독보적인 브랜드로 자리 잡게 했습니다.
그러나 무신사는 온라인 채널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몇 가지 과제에 직면했습니다. 성장의 정체를 돌파하고, 고객층을 다변화하며, 글로벌 SPA 브랜드(자라, 유니클로 등)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에 놓여 있습니다. 이에 대한 방법 중 하나가 오프라인으로 확장하는 것이고, 그 중심에 무신사 스탠다드(MUSINSA STANDARD)가 있습니다.
무신사의 오프라인 확장은 단순히 판매 채널을 늘리는 것을 넘어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고, 고객 경험을 다각화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평가됩니다.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무신사는 디지털 플랫폼에서는 제공할 수 없는 고객과의 물리적 접점을 형성하고, 신뢰를 강화하며,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려는 것입니다.
오프라인 매장의 브랜드로 사용되는 '무신사 스탠다드(MUSINSA STANDARD)'의 시작은 2017년도에 자체 브랜드(PB)로 내놓은 '무신사 스탠다드'입니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다른 패션 브랜드가 잘 취급하지 않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입을 수 있는 기본 아이템이었습니다. 베이직한 디자인과 가격 대비 좋은 품질, 합리적인 가격으로 10~20대 남성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무신사를 통해서 제품을 판매하던 다른 브랜드의 시장을 잠식하지도 않았습니다. 기본템으로 다른 패션 브랜드가 커버하지 않았던 영역을 충족시켜 주는 방식이어서 모두를 위한 PB 제품이었습니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론칭 2년 만에 흰 티셔츠와 슬랙스를 중심으로 ‘모나미룩’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으며, 무신사 스탠다드의 기본 스타일이 무신사 플랫폼 내에서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는 데 기여했습니다. 특히, 2021년 매출 537억 원에서 2023년 2,054억 원으로 급성장하며 PB의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생산과 유통, 가격을 통제할 수 있는 PB의 장점을 SPA(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브랜드의 운영 방식을 융합해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SPA 브랜드처럼 대량 생산을 지양하고, 소량 생산 후 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리오더를 결정하는 방식을 채택해 재고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시즌 종료 시 적절한 할인 프로모션으로 재고를 효율적으로 소진하는 SPA 전략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고객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제품의 실용성을 끊임없이 개선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슬랙스의 허리 안단에 실리콘 프린팅 웨이스트 밴드를 적용해 상의가 바지에서 빠져나오는 것을 방지하고, 일본 YKK사의 지퍼를 사용해 내구성을 강화하는 등 세심한 디테일로 고객 만족도를 높였습니다. 적정한 가격대에서 고품질 원단과 실용성을 제공해, 가장 까다로운 고객층인 1020 남성층의 호응을 얻었고, 이를 통해 브랜드 신뢰를 구축했습니다.
무신사의 오프라인 확장은 단순히 채널을 늘리는 것을 넘어 고객 경험을 강화하면서 고객층을 확장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활동이 무신사만의 차별화를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무신사는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기존의 온라인에서 해결할 수 없던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온·오프라인 통합 전략으로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것입니다.
오프라인 매장은 고객이 브랜드를 물리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중요한 공간입니다. 무신사의 주 타깃이었던 1020대 남성층은 온라인 중심으로 구매를 하고 있지만, 새로운 타겟층인 3040대 여성 및 가족 단위 고객들은 품질과 디테일을 직접 확인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무신사는 온·오프라인 통합 전략(O2O)을 통해 고객에게 일관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자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을 체험한 후 온라인에서 재구매하거나, 온라인에서 주문한 제품을 매장에서 직접 픽업할 수 있는 ‘무탠픽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옴니채널 전략은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디지털 플랫폼과 물리적 공간 간의 연결고리를 강화하며, 오프라인과 온라인 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무신사의 ‘무탠픽업’ 서비스는 오프라인 매장의 활용도를 높인 사례입니다. 고객은 온라인에서 구매한 제품을 가까운 오프라인 매장에서 수령할 수 있어 배송 시간을 단축할 수 있으면서, 추가 쇼핑도 가능해 구매를 유도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무탠픽업 서비스는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오프라인 매장의 유입을 촉진하는 중요한 수단이 될 것입니다.
무신사 오프라인 매장은 2021년 홍대점을 시작으로 강남, 대구 동성로, 명동 등 젊은 층과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에 단독 매장을 오픈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무신사는 스타필드 수원점과 롯데몰 수원점 같은 대형 쇼핑몰 내 매장으로까지 확대하면서 고객층을 확장하고 있는 중입니다.
무신사는 초기에는 독립 매장 중심의 출점 전략을 고수했지만, 지금은 대형 쇼핑몰과 백화점 내 숍인숍(Store-in-Store) 형태로 출점을 다각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다양한 고객 접점을 확보하고, 매출 확대를 꾀하는 동시에 대형 유통 채널과의 협력을 통해 브랜드 노출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신사는 홍대, 강남, 대구 동성로 등 유동 인구가 많은 핵심 상권에 입점하며 브랜드 가시성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략은 단순 매출 증가를 넘어 상권 활성화 효과를 가져오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대구 동성로점은 매장 오픈 이후 상권 내 레스토랑과 카페 매출도 동반 상승한 사례로, 무신사의 오프라인 매장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줍니다.
무신사의 오프라인 매장은 단순한 판매 공간을 넘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체화할 수 있는 경험 공간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각 매장은 메탈 소재와 미니멀리즘 디자인을 활용해 미래지향적이고 깔끔한 느낌을 강조하며, 고객이 브랜드 정체성을 자연스럽게 체감할 수 있도록 통일된 인테리어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매장 내 상품 정보는 고객 편의성을 고려해서 제공되고 있는데요. 상품별 소재 정보, 스타일링 팁 등을 제공하는 POP(Point of Purchase) 디스플레이와 QR코드를 활용해 고객이 온라인에서 상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는 디지털과 물리적 경험을 결합한 접근 방식으로, 쇼핑 효율성을 높이고 고객 만족도를 강화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무신사가 오프라인에 관심을 가지는 가장 큰 이유는 브래드 가치일 것입니다. 쿠팡을 통해 생필품을 구매하거나, 배달의 민족으로 먹거리를 주문하거나, 해외직구 사이트를 통해 해외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너무도 쉬워진 시대입니다. 여기에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같은 크로스보더 플랫폼의 등장으로 인해 리테일러들은 점점 설자리를 잃고 있습니다. 이 같은 외부 환경의 변화 속에서 소비자의 변화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요. 최근 소비자들은 물건 자체보다는 순간을 더 소중하게 여기며, 경험 소비에 대한 경향이 커지고 있습니다.
제품을 소유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해진 것이 소비하는 순간의 취향과 경험입니다. 이러한 취향과 경험은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곤 합니다. 이런 변화는 리테일 업계가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소비자가 자신의 삶 속에서 기억에 남을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리테일 공간은 단순한 판매 장소가 아닌,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로 조성되고 명소화하는 전략을 통해,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경험 소비를 즐기면서 그 과정에서 상품 매출이 발생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중심의 리테일러는 온라인에서 제공하기 힘든 '경험'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장소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경험을 통해 브랜드와의 정서적 연결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의 삶 속에서 특별한 순간을 제공하고, 그 순간을 통해 브랜드의 가치를 강화하는 형태로 나아가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