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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소비도 라이프스타일입니다

현대인의 삶에서 많이 관찰되는 '럭셔리 소비', 개인의 다양성을 존중

개인의 취향이 존중되는 라이프스타일 시대

사람들은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갑니다. 옳고 그름이라기 보다는 방향과 정도가 다른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서 어떤 사람들을 더 많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을 자랑스러워하고, 어떤 사람들은 속도보다는 조금은 천천히 가는 삶에서 행복을 느낍니다. 일보다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에 가치에 두는 사람들도 있고, 돈 보다는 건강하게 사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극단으로 치닫기보다는 균형잡힌 삶을 살아갑니다. 


방향과 정도가 다를 뿐 사람들은 어떻게 살 것인지? 무엇을 위해 살 것인지를 고민합니다. 이러한 고민의 결과가 살아온 환경과 합쳐져서 한 사람의 가치관이 만들어집니다. 자기 나름의 주관에 해당하는 가치관이 만들어지면, 가치관에 맞는 특정 행동을 더 자주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창업을 통해 성공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것에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반면, 천천히 가는 삶을 선택한 사람은 더 많은 여유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성공을 꿈꾸는 사람에게는 게으름이 스트레스이고, 여유로운 삶을 꿈꾸는 사람에게는 바쁜일상은 스트레스입니다.


이러한 개인의 가치관은 소비과정에서도 나타납니다.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좋은 식재료로 만든 음식과 절제하는 삶을 선호합니다. 반면에 가족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먹더라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스스로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관이 만들어내는 삶의 패턴이 라이프스타일입니다. 그리고 라이프스타일은 삶의 목적과 맞닿아 있습니다


누군가가 왜 저런 행동을 하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을 들여다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한달 내내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으로 명품가방을 산 20대 여성이 있습니다. 이 여성의 행동을 어떻게 평가하시겠습니까? 철없는 사람, 또는 허영심이 가득한 된장녀로 우리는 너무도 쉽게 폄하를 하곤 합니다. 그런데 이 여성은 이야기를 좀 더 들어보겠습니다. 이 여성은 자신에게 주어진 현실적 문제 때문에 그동안 명품가방을 사지 못했을 뿐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꼭 갖고 싶었던 가방이 있었고, 나름대로 인생의 작은 목표이기도 했습니다. 대학교에 입학할 때만해도 좋은 직장을 다니면서 어릴적 자신이 갖고 싶었던 명품가방을 들고다니는 상상을 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취업은 바늘구멍처럼 작기만 했고, 그렇게 대학을 졸업하고도 제대로된 직장을 갖지 못한 것입니다. 그래서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해서 어릴적 자신이 꿈꾸었던 것을 하나씩 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아르바이트로 힘들게 번돈으로 명품가방을 산 것은 충동구매가 아니라 자아실현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가상의 사례이기는 하지만, 여기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보이는 현상으로만 한 사람의 행동을 분석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에르메스, 루이비통, 구찌... 명품이 되기 위한 조건

그동안은 대부분의 소비자를 하나의 동일 집단으로 묶어서 해석하곤 했습니다. 예를 들어 ‘20대 후반의 여성은 이렇다’와 같이 일반화시키는 것입니다. 같은 20대 후분의 여성이라도 살고 있는 지역이 다르고, 직업이 다르고, 선호하는 것이 다를텐데 모두다 동일집단으로 해석을 한 것입니다. 물론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서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게 되고, 온라인으로 손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되면서 소비가 동질화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20대 후반 여성을 하나의 집단으로 묶어서 해석하는 일반화의 오류를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대인의 삶에서 많이 관찰되는 소비중 하나가 '명품 소비'입니다. 인생 브랜드로 불리는 '에르메스(Hermès)'는 가방하나에 수백만원이 넘지만 전세계 여성의 욕망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장인정신의 표본으로 상징되는 '루이비통(Louis Vuitton)'에서부터 밀레니얼 세대를 적극 공략하면서 하이엔드 브랜드 명성을 높여가고 있는 '구찌(GUCCI)'까지 명품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명품 브랜드에는 모두 '장인정신'이라는 스토리텔링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오랜시간 성실하게 한 땀 한 땀 손으로 만든 정성이 압축되어 있습니다. 사람이 손으로 만들다보니 흔하지 않아서 더욱 가치가 높아집니다.


대중화된 명품 소비를 뜻하는 매스티지(Masstige) 시장의 성장세도 뚜렷합니다. 매스티지는 대중(Mass)과 명품(Prestige Product)이라는 단어를 조합한 것으로 마이클 실버스테인과 닐 피스케가 지은 책인 <트레이딩 업>과 미국의 경제잡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대중을 위한 명품’이라는 기사를 통해 처음 소개되었습니다. 명품과 대중은 상반된 개념인데, 이를 하나로 단어로 조화시킨 개념입니다.


매스티지 브랜드로 스타벅스를 들 수 있습니다. 스타벅스에서 판매하는 음료의 가격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비싸게 느껴지는 수준입니다. 커피와 디저트 메뉴라도 하나 추가하면 한 끼 식사값을 훌쩍 넘어섭니다. 그럼에도 스타벅스 매장을 가보면 사람들이 항상 가득차 있습니다. 스타벅스가 이렇게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은 럭셔리 라이프 스타일을 표현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에 따라 명품에 대한 거부감이 있을 수는 있습니다. 때로는 럭셔리 소비를 한심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에서 어른까지 빈도와 금액이 다를뿐 나름의 럭셔리 소비는 증가하고 있는 중입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스타벅스 해시태그는 800만개가 넘습니다. 반면 스타벅스보다 많은 매장을 갖고 있는 #이디야 해시태그가 50만개도 미치지 못합니다. 스타벅스와 비슷한 규모로 보이는 투썸플레이스도 이디야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런데 성수점부터 광화문점까지 서울에 6개의 매장밖에 없는 블루보틀의 경우 #블루보틀 해시태그는 36만개 수준입니다. 스타벅스와 블루보틀은 자랑하고 싶은 장소인 것이고, 이디야와 투썸플레이스는 가기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자랑할만큼은 아닌 것입니다. 몇백만원을 넘는 비현실적인 가격의 명품은 구매로 이어지기 어렵지만, 조금만 욕심을 내면 구매할 수 있는 가격의 명품은 누구나 욕심을 내볼 수 있게 됩니다.


스타벅스에서 맥북으로 일하는 모습을 올리고,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뛴 나이키 런 클럽(NRC) 앱의 운동기록을 자랑합니다. 스마트폰으로 종이노트 시대는 끝났다고 하지만 몰스킨 노트는 여전히 1,000만권 이상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스타벅스, 애플, 나이키, 몰스킨 등이 누군가의 눈에는 허세 가득한 모습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외적인 것보다 내면적인 것이 더 중요하다고 배워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위의 사례에서 언급한 것처럼 명품백을 구입하는 것이 개인의 자아실현이라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이런 것들은 일률적으로 펌하할 수 있을까요? 지나친 보여주기식 삶은 개인의 삶을 더욱 피폐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어렸을적부터 같고 싶었던 가방 하나를 구매한 것이 그렇게 지나친 행동일까요? 개인의 다양성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아이에서 노인까지 모두다 자기 나름의 가치소비를 하고 있습니다.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것에서는 철저히 아끼지만, 가치가 느껴진다면 가격은 중요한 요소가 아닙니다.


이런 의미에서 기업은 '허세'에 대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대사회의 소비는 물리적 기능의 우수함보다 감성적 특징의 브랜드를 구매하는 것입니다. 스타벅스 커피가 빽다방 커피보다 더 맛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가치를 느끼는 사람들은 스타벅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이고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은 1,500원짜리 커피도 아까운 법입니다. 결국 기업은  우리의 상품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어떠한 철학이 있고 어떻게 사용되어야 하는지를 알려줘야 합니다.


우리나라 정서상 돈을 이야기하고 명품소비를 이야기하면 거부감이 있습니다. 겸손해야 한다고 배웠고, 대놓고 자랑하는 것은 유교적 문화에도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언론에서 다루는 부동산, 주식, 경영경제 서적, 심지어 성공을 위한 독서습관도 모두 럭셔리 라이프스타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성공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콘텐츠들은 다양하나 사람들에게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되고 있습니다. 지금보다 경제적으로 더 낳은 사람들을 끊임없이 유혹하고 있는 것입니다. 부자가 되고 권력자가 되고 싶은 것은 어찌보면 인간의 본성일 수도 있습니다. 


싸게 판매하는 것만큼 강력한 효과는 없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되면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모든 기업이 가성비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힐 필요는 없습니다. 돈이 있는 사람들도 충분히 많습니다.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 브랜드가 누군가의 마음을 흔들어 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브랜드가 되어야 하고, 혼자 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거나 혹은 친구들과 함께 가보고 싶은 장소가 되어야 합니다. 사람들의 마음속에 차별화된 브랜드로 자리잡게 되면, 대중을 위한 명품 브랜드가 되면 지속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브랜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기업은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서 무엇인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목표를 제시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프라이탁(FREITAG)’은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에 대한 목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프라이탁 가방은 쓰레기로 만든 것인데요. 낡은 트럭 방수천으로 몸통을 만들고 자전거 폐타이어로 라인을 잡아 자동차 안전벨트를 단 가방을 만듭니다. 쓰레기를 재활용하여 만든 가방, 거칠고 낡은 질감을 자랑하는 프라이탁 가방은 '업사이클링’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는 충분한 자랑거리가 됩니다. 수작업으로 만들기 때문에 세상에서 하나뿐인 디자인이라는 것 역시 셀링포인트가 됩니다. 프라이탁은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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