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한 스푼 세 번째 이야기
하나님이 만드신 자연은 모두 순환합니다.
비가 땅으로 스며들어 땅속의 영양을 순환시키고 흙탕물이 만들어집니다. 그럼 그 찌꺼기를 바다가 받아주고 그 속에있는 영양소로 바다 생물이 삽니다. 바다에서 뿜어 올린 수증기를 다시 하늘이 받아줍니다. 하늘의 수분이 차면 다시 땅으로 내려오며 계속적으로 순환합니다.
생생하게 살아있던 동물과 식물도 죽으면 다시 땅으로 흡수되어 양분이 되어 다른 생명을 살립니다.
인체가 유지되는 것도 순환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살아있는 생명이라면 모두 식욕이 있습니다. 먹으면 싸고 싸면 또 배가 고프고 ,계속 먹고 싸는 가운데 어느덧 성장합니다.
몸에 양분을 공급하고 더러워져 돌아오는 피를 심장이 받아주고 또 걸러내서 새 피로 바꾸어 온몸에 다시 공급하며 생명이 유지됩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인간관계에서도 이 원리는 적용됩니다.
부모가 자녀를 받으면 자녀가 또 자기 자녀를 받고 그 자녀는 또 자기 자녀를 받아주며 인류가 지속됩니다.
사랑받은 자녀는 존경과 감사와 사랑으로 부모가 사랑할 힘을 또 공급합니다.
그런데, 순환이 끊기거나 역순환 하면 큰일이 납니다.
더럽다고 내보내지 않고 참는 것이 가능할까요? 만약, 받을만한 역량이 아닌데 무조건 받으라고 하면 어떻게 될까요?
만약 인간이 노폐물을 배설하지 않는다면 독소로 인해 온몸은 병들 겁니다. 변비만 있어도 힘든데 온갖 노폐물들을 품고 있으면 얼마 가지 않아 반드시 큰 병이 들 겁니다.
반대로 소화도 못 시키는데 무리하게 받으라고 밀어 넣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곧 탈이 나서 구토나 설사처럼 폭발할 겁니다.
지구 속에 내재되어 있는 마그마의 열이 , 받아주는 강에서 살살 나오면 온천이 되지만 ,연약한 지면을 뚫고 터질 땐 무섭게 폭발해서 주변을 싹 다 죽이는것처럼 말입니다.
이 모든 이야기들이 생생하게 제 생활에서 일어나고 있었던 일들입니다.
넉넉한 것이 결핍된 것을 받아주는 것만이 자연스럽고 편안합니다.하지만 영접 전에는 하나님을 내가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주인의 눈치를보며 버림받지 않으려 애쓰는 일꾼처럼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려고 노력하고, 하나님 앞에서 스스로 깨끗해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인간이 만들어낸 플라스틱이 순환하지 않고 지구를 더럽게 하는 것처럼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종교적 열심이 자연스러운 순환을 가로막았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거룩해야 했기에, 훈련과 묵상과 회개로 나를 다그쳤지만 그 수많은 노력 끝에 번아웃이 왔습니다. 지쳐버린 나는 무기력해졌고 내 안에는 억울함과 두려움과 수치심만 남았습니다.
사실 죄의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나 죄를 안 짓는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깨끗해지는 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다...
영접을 통해 나의 아빠가 되어주신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점점 아빠를 알아갈수록 아빠가 나의 어떠함을 이미 아시고,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주신다는 게 믿어집니다. 누울 자리가 생기니 오그러 들었던 다리가 막 뻗어집니다.
어떨 땐 내 부정적인 감정이 과할 정도로 튀어나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아빠는 "네가 힘들게 혼자 살아서 그런 거야. 계속 사랑을 더 많이 사랑받아야 된다"며 낙망하는 나를 위로하십니다.
때때로 누군가를 받아주기는커녕 퍼부어댈 때,
'"네가 여력이 없어서 그렇지"라고 묵묵히 또 받아주십니다. 영접한 지 이렇게 오래됐는데도 아직도 끝없이 나옵니다. 아빠는 "오십 년을 쌓아놓은 감정이 오죽하겠니. 더 용납받고 더 해소되면 좋아진단다 "하며 나를 안아주시며 사랑으로 깨끗이 씻어주십니다.
아빠가 이렇게 편하고 좋으니 자꾸 아빠품에 머무르게 됩니다. 자다가도,화장실에서도 ,걸으면서도,일하면서도 수시로 아빠를 불러댑니다.
희안한건 아빠에게 예쁜 걸 드리기는커녕 토해내기만 하는데도 무기력했던 나의 일상이 살아볼만한 것으로 바뀌었다는 겁니다.
아빠앞에서 궁시렁궁시렁 한참을 쏟아내고 나면 그 끝에는 "우리 아빠최고!!"라는 고백을 하게 됩니다.
"나도 아빠 진짜 사랑해요"라는 고백이 절로 나옵니다.
그러다 문득,,,,아빠는 나의 이 진심 어린 고백 한마디 받고 싶으셔서 자신을 녹여서 나를 받아주시는구나. 형식적 감사가 아니라 진심의 마음을 받고 싶으셨구나,,, 하며 눈물이 납니다.
그렇게 아빠에게 쏟아내고 비워진 그 자리에 점점 아주 조금씩 누군가를 조금 기다려 주고받아줄 자리가 생깁니다. 내 안에도 아주 조금씩 선순환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로마서 8:26-27
[26] 이와 같이 성령도 우리 연약함을 도우시나니 우리가 마땅히 빌 바를 알지 못하나 오직 성령이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하여 친히 간구하시느니라 [27] 마음을 감찰하시는 이가 성령의 생각을 아시나니 이는 성령이 하나님의 뜻대로 성도를 위하여 간구하심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