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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자의 썰 Jan 10. 2017

망나니와 성숙

틴에이저

나랑 아주 인연이 오래된 환자분 중의 Last Name 이 Rice라는 분이 있다.  아주 전통적인 미국 백인 아줌마이다.  이분에게 딸이 둘 있는데..  이 두 딸의 이야기이다. 둘 다 아주 보통이 아니다.  


그 첫째는 어릴 때부터 봐왔고 특히 내가 교정을 해준지라 거의 한 달에 한 번씩, 2년이 넘게 매달 얼굴의

대했는데..  이 녀석의 성깔이 보통이 아니었다. 처음엔 그 흔한 teenager 들의 감당되지 않는 반항이겠거니 생각했다. 하지만 엄마한테 하는 말투며 행동이 이건 거의 망나니 수준이었다. 혼내줄까 생각을 하다가도, 나와 내 수석 간호사는 당시 집에서 teenager 아들, 딸들을 기르고 있던 때라 우리 딸이거니 하며 잘 다독거리며 오랜 치료를 잘 끝냈다. 


얼마 전 다시 만난 그 아이는 아주 훌륭한 숙녀가 되어 있었다.  예전 자신의 철없던 시절을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성숙도 배어 있었다.  그래서 마음이 참 좋았는데...


지난주 그 엄마가 둘째를 데리고 왔다.  근데 이 녀석은 그 언니의 망나니 짓은 아예 양반으로 만들 정도로

그 하는 행동이 개차반 수준이다. 아예 엄마를 무시하고 그 엄마도 이 아이의 반항이 감당이 되지 않는다. 나한테 오는 것이 미안했던지 다른 치과를 갔었는데, 그쪽의 의사들이 이 녀석이 감당이 되지 않아 다시 나에게도 데리고 왔다. 여기저기 많이 아프다고 입을 딱 벌렸는데..  가끔씩 틴에이저들에게 나타나는 자기 몸 관리를 거의 포기한 것 같은 끔찍한 컨디션을 가지고 있었다.  그 엄마는 정말 그런 분이 아닌데 어떻게 이런 딸들이 나왔는지 참 미스터리였다.  (그분도 teenager 때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벌써 우리에게 퉁명스럽게 말하는 투가 딱..  망나니이다.  하지만 우리는 준비가 되어 있었다. 뭐.. 네가 아무리 그래도 넌 우리 손바닥 안이야..  결국은 네가 아파서 우릴 찾았고, 우리가 갑이야! 그 언니를 통해 쌓인 내공이 있단 말이야!  이 녀석을 잘 구슬렸다. 어느 정도 우리에 대한 respect를 끌어내고 그 엄마를 만나러 waiting room으로 갔다. 어쩔 줄 몰라하는 Ms. Rice에세 내가 먼저 말을 꺼냈다. "I know I know.. You don't have to explain.  She is a carbon copy of her sister."  잘 알아요, 말씀하지 않으셔도 돼요, 큰 놈이랑 똑같네요.


그 엄마는 이 말에 내가 사태를 파악한 것을 느끼고 안도의 위로를 얻었다. 우리가 알아서 할 테니까 내가 계획하는 대로만 하자고 말했고, 그분은 마냥 고맙다는 말만 반복했다. 그렇게 그 아이는 첫 번째 치료를 끝내고 생글거리며 돌아갔다.   


두 번째 치료로 #30 Root Canal Therapy를 끝내고 난 그 엄마를 만나러 나가보니 오늘은 이 아이 혼자 왔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 녀석이 한다는 말이  "This is my first time coming to Dentist by myself.  I feel like an adult now!."  이렇게 치과에 혼자 오는 것은 평생 처음이고, 이젠 어른이 된 것 같아요.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이 아이와의 시간은 즐거웠다. 힘들 것 같았던 치료들은 쉽게 쉽게 마무리되어 갔다.  매주 변해가는 이 아이의 태도가 우릴 행복하게 만들었다.  이제 시간이 지나가고 이 녀석도 지금의 이야기를 하며 웃을 날이 있겠지?  그때는 맨 입으로는 안되고 맛있는 커피라고 사 오라고 협박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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