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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자의 썰 Dec 22. 2018

좀비

오늘은 정말 힘든 날이었다..  
최근들어 최악이었다..

오전은 널널하다가 오후는
지옥 같이 힘든 스케줄이었다. 밥도 든든히
먹고 화이팅하며 시작하는데

첫 환자가 ..  이빨에 문제가 많은 할아버지
였는데.. 어디서 시작을 해야하는지 좀 난감했다.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들 것 같았다.  난 맘이 바쁜데
이 할아버지는 자꾸 개인적인 이야기로 시간을
끌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이 분은
몇년전 지역 기관에서 연락와서
치료를 끝낸 할아버지였다.  봉사였다.

우선은 항생제 먼저 먹고 ..
그렇게 계획을 의논하는데
약이 비싸냐고 묻는다.  
은행에 15불 밖에 없다고..
담 달 되야 Social Security 들어 온다고..

Medicare 받는 의사를 찾아보시라고 .. 이렇게
말하는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른다 ..
내가 그분을 쫓아내는 그림이 아닌가 ....  
아니 이런 C8xcjd@&jeb:):@;$3!:,$:&:



정말 기분이 거지 같았다.  눈만 껌뻑 껌뻑하고
있는 그 할아버지에게 할 수 있는 말이 그 뿐이었다.
자리에서 일어날 생각도 하지 않고.. 날 도와줘야 할
간호사들은 마침 코빼기도 않보이고   ..

내 에너지가 한 올도 남기지 않고
다 빠져나가 버렸다.   


오후 내내 난 좀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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