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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자의 썰 Jul 22. 2019

Kind to Each Others!

Patient Care

오피스에 직원이 많아졌다.  20년 전 직원 한 명으로 시작해, 지금은 의사 세명, 풀타임 7명, 파트타임 4명이 되었다.  


예전에는 'Management'에 대한 중요성은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지금은 뭔가 체계적으로 관리해야겠다는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느끼게 된다.  하지만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생각할수록 너무 복잡해져 이것들이 꼭 필요한지 갈등을 느끼게 되는데..   그래도 구체적으로 오피스 매뉴얼도 만들고, job description 도 적어놓고, 정기적으로 미팅도 했다. 그렇게 해도 개성이 강한 직원들은 모난 돌처럼 매끈하게 굴러가지 않는 일들이 생긴다.  그동안 오피스의 환경이 많이 바뀌고, 환자수가 불어나고 그에 따라 스태프 숫자가 불어나니 게 중 맘이 맞지 않는 직원끼리 짜증을 내는 경우가 생겼다.  직원들 사이에서 그런 문제가 있을 때에는 난 거의 관여를 하지 않는데, 혹여 환자분들 대할 때  최선을 다하지 않는 모습들이 계속될 땐 제동을 건다.


지난 주가 그랬다. 나랑 십 년 넘게 잘 지내온 환자분 두 명이 전화가 왔는데, 문제의 근본 원인은 직원들이 친절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무심코 넘길 수도 있는 일이었으나, 우린 늘 친절한 Patient Caring 이 오피스의 모토인데, 그것이 사라지니 우리의 정체성에 대한 중대한 문제라고 직감했다.  곧 전체 미팅을 소집했고, 매니저가 A4 용지 한가득 개선해야 할 것을 적아왔고, 하나하나 읽어 내려갔다.  다들 무표정으로 듣고 있었고 내가 듣기에도 영혼 없는 잔소리 같이 들렸다. 별 효과가 없는 것 같아 참다못한 내가 나섰다. 


We are the parts of organs in one body.  Everything is connected.  One cannot survive by itslef.  If one of the organ ill functions, the rests are suffering.  우린 모두 한 몸의 장기 같은 거야. 다연결되어 있어. 하나만 튀어 날 수 없어. 한 곳이 아프면 온 몸이 다 아픈 거야. 


수긍하는 분위기이고 이해하는 얼굴들인데 거기에 한마디 덧붙였다. 


So how do we do that?  Let me suggest one thing, only one thing.  Let’s be kind to each others. We do that to each other first. Then it shows to our patient too.  Our patient care starts from there.  그럼 어떻게 하면 되지?  한 가지만 요구할게. 우리 서로에게 친절하자. 우리에게 먼저 그렇게 하자. 그러면 그게 환자들에게도 전달돼.  환자 돌보는 것은 거기에서 시작해야 돼.  

 

반응하는 직원 등도 있었고, 무표정한 직원들도 있었다.  하루, 이틀이 지났는데 별 반응이 없었다. 그래서 이제 정말 심각하게 직원들을 정리해야 하나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다  사흘째 되는 오늘, 오피스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언제 그랬냐는 것처럼 모두들 즐겁게 즐겁게 바쁜 스케줄을 소화한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라는 이야기 한마디 하지 않았는데도 모두가 알아서 서로서로 도와주며 얼굴엔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는 하루 종일이 너무 행복했다.



하루 종일 좁은 공간 안에서 바쁜 스케줄을 소화해내야 하는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들은 다 들 알고 있다. 인정해주고 멍석을 깔아주면 스스로 알아서 한다는 믿음이 있다. 어떤 오피스 매뉴얼보다, 어떤 운영시스템보다 그것이 잘 작동하고 오래간다는 믿음도 있다.  늘 오늘 같진 않겠지만 그래도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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