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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두세술 Apr 06. 2024

이직을 준비하며 공감이 필요한 당신에게

이직을 꿈꾸는 도비, 수탱 님의 이야기

*이 글은 수탱 님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가공한 글입니다. 


이직을 준비하며 공감이 필요한 당신이게 이 글을 추천합니다.

요새 난 재미가 없다.

나는 하루에 가장 많은 시간을 직장에서 보낸다. 2년 조금 넘게 근무한 이곳. 일하는 보람과 의미를 점점 못 느끼고 있다. 직장은 시간과 약간의 돈을 1:1로 맞교환 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나를 지배한다. 28살에 들어와서 부쩍 내가 재미있게 할 수 있으며, 보람도 느끼고,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가 있는 직장을 떠올리곤 한다. 요즘 나는 직장에 대한 고민을 가장 많이 한다. 지금의 직장은 바로 내 위의 선배와 나이 차가 많다. 동년배가 있는 직장에서 티키타가 하며 일하는 모습을 생각하면 웃음이 나기까지 한다. 지금도 아주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지만..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고 나이와 가치관이 비슷한 친구들과 일해보고 싶은 마음이 점점 커진다.


어문학과 졸업, 어학연수, 중소기업 취업

나는 2학년 마치고 휴학, 어학연수를 위해 해외에서 1년을 보냈다. 전공을 살리고 싶어 어학연수를 떠났으나, 이 진로가 나와 잘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다. 귀국 후에는 약 3개월간 취업을 준비했다. 

공기업 취업을 준비했으나 현실적인 어려움을 느꼈고, 코로나라는 상황도 부담되었다. 때마침 작은 소규모 벤더사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인턴 생활이 시작되었다. 그렇게 그곳에 2년 정도 정착하게 되었다. 무엇이든 주어지면 성실하게 열심히 하는 편이라, 일을 성실히 배웠고 제법 재미있었고 열심히 일했다. 업무 특성상 난 항상 대기 중인 상태다. 그렇다 보니 쉬는 날과 일하는 날의 경계가 흐릿해졌다. 카카오톡에는 늘 내가 지금 당장 답장해야만 하는 1이 남아있다. 직장 경험을 통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데, 난 일과 쉬는 날의 경계가 필요한 사람이다. 경계가 명확한 기업으로 이직 해볼까 하고 채용공고들을 살펴보면 어떤 직무로 지원할지 직무 검색에서 막힌다. 2년의 경력을 살려서 경력직 이직을 하고 싶지만 지금 일하고 있는 곳은 직무의 경계가 없다. 중소기업 특유의 모호한 직무 구조가 불편하고 날 불안하게 한다. 경력직 이직을 위해 어떤 직무로 지원해야 할까 명확한 답을 말할 수 없는 게 답답하다.


그래도 오늘 나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편도 1시간의 대중교통에 몸을 싣는다. 퇴근 후 집에 오면 무언가를 할 에너지가 통 남지 않는다. 체력 방전 상태 속에서도 마음은 계속 무언가 하라고 부채질한다. 퇴근 후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나와 열심히 자신의 미래를 위해 취업준비, 공무원 준비 등을 하는 친구들을 괜히 비교도 해본다. 괜히 작아지고 그나마 남아있던 마음의 에너지도 바닥을 찍는다. 회사 안팎으로 해야 할 일은 많고 체력은 떨어지고 시간은 잘도 흘러가고 잠은 자야 하고 그렇게 눈을 떠보면 다음날 출근 시간이다. 나의 하루는 반복된다.


내가 노력해서 성취 한 건 무엇이 있을까?

청춘이라 부르는 나이이다. 그러나 내가 열심히 해서 이룬 것이 없는 느낌, 나태하게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어린 시절 꿈꿨던 28살의 모습은 원하는 일을 찾아 만족스럽게 멋지게 일하는 여성이다.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그때도 지금도 한 문장으로 정리되지 않는다. 직업으로 표현할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내가 이 질문의 답을 찾길 포기한 것은 아니다. 여전히 원하는 일을 찾아 구성원들에게 인정을 받으면서도 편안하고 안정적으로 워라벨이 있는 삶을 원한다. 물론 나도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도전해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난 아직 그렇게 강렬하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일을 만나지 못했다. 오히려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열정을 다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그런 일을 만났는지 궁금하다. 28살. 당장 하고 싶은 일은 막연하지만, 회사를 고르는 기준은 명료해졌다. 아래 조건을 충족하는 회사가 있다면 당장에라도 이직하고 싶다.


중소기업 막내 2년 차, 수탱님의 꿈의 회사

1. 규칙적인 일정을 가진 회사

2. 일과 삶의 분리 되는 회사. 퇴근 후 카톡 X, 휴가 날에 회사 일 X

3. 일이 각 전문분야로 나누어진 조직화된 회사

4. 회사 선배들이 나의 미래의 모습 ‘선배처럼 저렇게 되고 싶다’란 롤모델을 세울 수 있는 회사

5. 희망 월급 300만 원

6. 시간에 대한 복지가 잘 되어 있는 회사


운명의 회사와의 만남을 기대하며 이직을 위해 자기소개서를 준비하고 만료를 앞둔 어학성적 취득을 위해 노력한다. 제발 서른이 되기 전에 인연이 닿길바라는 마음으로 퇴근 후 이직 준비에 임한다. 나와의 약속이 잘 지켜지지 않는 것 같아 최근에는 친한 친구들과 이직준비 스터디 모임을 하며 불꽃을 살리는 중이다. 


불암감, 30이 되면..? 30이 되기 전에...

어리다고 생각했는데 “조금 있으면 서른이네!” 

부쩍 30살에 대해 생각이 많아진다.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간다. 서른 살이 되면 ‘어떤어떤 거 할 거야’라고 구체적으로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확신을 가지고 쭉  정진할 나만의 길은 찾았을 것으로 생각했다. 확실한 건 내가 생각하는 서른 살은 지금 나의 상황은 아니다, 서른 살이 되면 진로 고민도 마침표가 찍힐 줄 알았는데.. 서른이 다 되어 가는 나이에 나의 진로 고민은 여전하다는 것이 답답하다. 여전해도 너무 여전하다.


내가 일하는 시간, 직장, 직업에 대해 고민이 많은 이유

회사에 있는 8시간, 출퇴근 시간 2시간을 포함하면 하루에 10시간이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나면 가장 많은 시간을 일하면서 보낸다. 난 나의 하루를 차지하는 가장 긴 시간, 일하는 시간이 즐겁고 재미있으면 좋겠다. 일적인 영역에서 만족과 보람을 느끼고 싶다. 또 사회에서 만나면 나 개인이 아니라 일 이야기가 대부분이고 성인들에게 일은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직업, 회사 등이 나를 설명하는 수식어가 된다. 30이 되기 전에는 나도 나를 소개하는 명확한 수식어를 가지고 싶을 뿐이다. 흔들리고 고민하고 불안하지 않고 앞으로 쭉 밀고 나갈 나만의 길을 찾고 싶다. 단지 돈벌이 수단으로서 회사에 다니는 소모적인 일에서는 이제 벗어나고 싶다. 원하는 것을 찾아 앞으로 무엇을 할지 고민하기보다 미래를 위한 미래 고민의 단계를 밟아 나가는 30살의 나를 기대한다.


지금까지 나의 삶에서 가장 크게 이루어 낸 것

나의 삶에서 가장 크게 이루어낸 것 질문지를 보고 정말 며칠을 고민했다. 한참을 생각해도 평생 함께 보내고 싶은 사람을 만난 것이 지금까지 나의 삶에서 가장 크게 이루어낸 것으로 생각한다. 그와는 대학생 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만났다. 지금은 직장이 서로 다른 지역에 있어서 일주일에 몇 번 얼굴을 보지 못하지만, 대학생 때는 추억을 많이 쌓았다. 그는 나와는 달리 미주알고주알 자신의 일상을 이야기해주는 사람이다. 일상을 공유하고 그걸 들으며 함께 웃을 수 있는 순간들이 참 행복하다. 나만 알고 싶은 나의 단점, 부끄러운 점들이 분명 있는데, 이 사람과 함께 있으면 그런 모습을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나를 표현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나의 부족한 모습, 못난 모습까지도 함께 할 수 있어서 더욱 소중하고 행복하다. 이 사람과 평생 함께 보내려 한다. 경제적 여건이 조금 더 안정되면 본격적으로 결혼도 준비하려 계획하고 있다. 


인터뷰 후 수탱 님을 생각하며 그린 그림

수탱님의 인터뷰를 마치고

“나와 잘맞는 것을 안다는 것의 기쁨”

지금까지 나의 삶에서 가장 크게 이루어 낸 것이 함께 평생을 보내고 싶은 사람을 만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수탱 님이 무척이나 로맨틱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수탱님과 인터뷰를 하며 나와 잘 맞을 것 같은 회사, 나와 잘 맞는 사람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하며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이 인상 깊었다. 기준을 갖는 다는 것은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이정표가 되어주기에, 어떤 길이 놓여도 자신의 길을 걸어갈 수탱님이 기대된다. 인터뷰 후 원하는 회사로 이직해서 새로운 일상을 보내고 계시다는 소식까지 전해주셔서 더욱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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