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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두세술 May 11. 2024

행복과 불행을 찾는 당신에게

불행할 이유를 찾을 수 없는, 고슴도치 님의 이야기

*이 글은 고슴도치 님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가공한 글입니다. 


행복과 불행을 찾고 있는 당신에게 이 글을 추천합니다.


보통의 하루

운동(보통 안 감)→출근→ 퇴근→ 휴식 및 스터디→ 수면


어린 시절, 28살의 나는 멋진 커리어맨 “양복 입고 차를 몰아서 회사 왔다갔다하는 사람이 되어 있을 줄 알았다. 현재의 나는 대학생 때와 달라진 게 없다. 달라진 게 있다면 먹는 음식의 가격이 조금 비싸졌을 뿐이다. 양복을 입는 직업을 선택했다면 상상했던 모습 언저리에 갔을지도 모르겠다. (웃음)


현재는 전공을 살려 음식과 관련된 IT 기업에 재직 중이다. 지금의 직장이 첫 직장이고, 지난 1년간 여러 선배님과 팀장님께 일하는 방식 뿐 아니라 사람 간 관계를 맺는 방법을 열심히 배우고 나의 것으로 최대한 흡수하는 중이다. 취업을 하는 데 있어 다른 경로도 생각했었다. 외국생활을 하는 것도 인생의 목표 중 하나였기에 외무고시를 준비할까 잠깐 고민을 했었지만, 전공 관련 분야로 진로를 결정했다. 지금의 일이 재밌고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도 스트레스를 거의 받지 않는다. 그래서 때때로 현실에 안주하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된다. 사람이 부족함을 느끼면 그 빈 여백을 채우기 위해 노력을 하기 마련인데, 현재 부족함을 느끼고 있지 않아서인지 이대로 안주해 버리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마음 한 켠에 있다. 퇴근 후에는 직무 관련 공부를 하거나 스터디그룹 등에 참여하며 하루를 마무리하려 노력한다. 언젠가 지금 하는 노력이 모여서, 산업 분야를 바꿔 이직했을 때 다양하고 새로운 분야의 고객들을 만나 새로운 고객을 대상으로 기획하고 해볼 수 있는 경험이 기대된다. 


누군가의 질문이 날 행동하게 한다

학생 때는 수능을 잘 봐서 원하는 대학에 가는 것을 목표로 했고, 대학 때는 취직이 목표였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취업을 하고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어느 날, 팀장님이 “삶의 목표가 무엇이냐?” 물어보셨는데 명확하게 답하지 못했다. 정해진 목표 그 다음을 생각하는 것이 낯설었다. ‘삶의 목표’의 답을 찾기 위해 자신을 탐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친구와 죽기 전까지 몇 년에 뭐하고 뭐하고 하는 작성하며 삶의 목표를 글자로 옮겨보았다. 


삶의 목표

1. 전 세계를 다 돌아보는 것 

2. 전 세계 사람들이 꼭 써야 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서비스를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것

3. 서른이 되면 해야 할 목표 

① 이직 ② 세계 여행 ③ 혼자 살아보기

퇴사와 입사 사이의 시간에 세계여행을 하며 1번의 꿈을 실현해 보고 싶다. 혼자 살아 보기는 30살이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포함했다. 30대 초반에는 가정을 이루어 혼자 살아볼 기회가 없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삶의 목표 그리고 꿈에 대해 회사 높으신 분이 한 말을 공유하고 싶다. “사람들이 막 큰 꿈을 꾸어야 한다고 하는데 꿈의 크기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꿈이든 한 걸음씩 가고 있으면 된 거다.”


초등학생 때 적은 일기장에서 시작한 교환학생

20대 초에 초등학생 때 적은 일기장을 발견했다. 군대를 전역하고 뭘 하면 좋을까 마침 고민하던 차였는데 일기장에 적힌 “외국에서 살아보기”가 눈에 들어왔다. 외국에서 일하는 내 모습도 떠올려보고, 내가 정말 외국에서 살 수 있을까 호기심이 생겼다. 전역 후 체코 교환학생을 준비하였고 좋은 기회로 체코 대학에서 6개월간 교환학생으로 지냈다. 나는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먼저 표현하는 성격이 아니다. 그래서 더욱이 아무도 모르는 외국에서 살 수 있을까 걱정됐다. 수업 시간에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먼저 말을 걸게 되고 함께 어울리면서 성격이 많이 변했다. 또 그전에는 영어로 이야기하는 상황이 별로 없어서 소통이 걱정이었는데, 상황에 부딪히며 영어로 소통하는 것에 대한 걱정도 덜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체코에 있으면서 혼자 여행을 많이 다닌 것이다. 혼자 만의 시간을 충분히 보내며, “혼자 살 수 있고, 혼자 할 수 있다” 는 단단한 자신감이 생겼다. 


열정이라는 자기동력

10대, 20대 초반의 시간을 잘 보내지 못한 것이 종종 후회된다. 그 감정을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진짜 열심히 공부하거나 혹은 충분히 놀아서 추억이 많이 만들 걸 어중간하게 그 무엇에도 열정적이 않았던 것에 대한 아쉬움인 것 같다. 대학 시절에도 어설프게 공부한다고 몸은 도서관에 있었지만, 진짜 열심히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28살, 회사에 다니고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까 열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체감한다. 나는 취미든 일이든 모든 정말 자기가 좋아서 그 일을 하는 사람, 그니까 열정이라는 자기동력이 있는 사람이 부럽다. 아는 형이 클라이밍이 좋아하는데 잠을 못 자더라도 매일 1시간씩 클라이밍을 하는데 그 모습이 정말 멋지다.


누군가 나에게 취미가 뭐냐고 물어보면, “영화 보기”라고 대답한다. 그게 진짜 취미인가 하면 시간을 때우기 위한 행동이 아닐까 스스로 되묻는다. 10대 혹은 20대 초에 조금 탐구했다면 열정을 다할 수 있는 취미를 찾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1년에 70편 정도를 보는데 영화보기에 진심인 것도 같다.(웃음)


행복합니다.

더 정확하게는 불행할 이유를 찾을 수 없다. 사는 게 벅차서 졸업을 연기하고, 취업 문을 두드려도 열리지 않을 때는 스스로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불행할 이유가 너무 많았다. 그러나 고작 일 년이 지난 현재는 부족함 없이 행복함을 느낀다. 취업도 하고, 회사도 만족하고 있고, 좋은 감정으로 교제하는 사람도 곁에 있어 안정을 찾은 것 같다. 일 년 새 불행과 행복을 오가는 것 처럼 불행하다가도 행복한 것이 삶이란 생각이 든다. 스물여덟, 지금 나이에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며 삶을 살고 있다. 


현재의 나에게 행복을 선물할 줄 아는 고슴도치 님의 인생 영화

1. < 미드 나잇 인 파리> 

19세기를 동경한 주인공이 19세기로 시간여행을 하게 된다. 19세기 사람들이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그들은 18세기 사람들을 동경하는 상황에 마주한다. 현재가 가장 소중하다고 말해주는 영화.


2. <500일의 썸머>

500일을 보낸 두 사람의 가치관이 바뀌는 결말을 통해, 영원한 사랑은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지금 사랑하는 것, 나를 포함해서 늘 항상 똑같지 않다는 걸 상기시켜주는 영화.


인터뷰 후 고슴도치 님을 생각하며 그린 그림

고슴도치 님의 인터뷰를 마치고


“불행하지 않으니 행복하지”

잘지내? 라는 물음에 누가 누가 불행한가 배틀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좋은 일 보다 힘든 일이 대화주제에 더 많이 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지 고슴도치 님과 인터뷰를 하며 불행할 일이 없으면 행복하다는 말이 오랫동안 귓가에 맴돌았다. 

행복은 무엇일까, 난 언제 행복할까 고민하기보다 지금 불행하다 생각하지 않도록 마음을 잘 다스리는게 더 중요하는 인식의 전환이 내 안에서 일어났다. 

행복에 대하여, 그리고 우리에게 주어진 매시간의 경험들이 참 소중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 인터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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