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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Aug 16. 2017

택시운전사

광주항쟁, 518, 민주항쟁, 택시, 정의, 영화, 영화 리뷰


영화는 80년대 일상처럼 시작한다. 

80년대란 먼 것처럼 또는 가까운 얼마 안 되는 시간인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 시간을 먹고 자란 우리들에게 그때의 삶들은 살이 되고 뼈가 되어 현재를 있게 하기에 소중하다. 



주인공을 독일 기자 힌츠페터로 할 수 도 있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있던 보수성향의 소시민 택시운전사로 만든 이유는 관객이 주인공에 빙의되어 생소함에서 펙트를 접하기에 좋은 관찰자 시점에서 당사자로 녹아들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런 방향성을 잡기 때문에 주인공이 그였을 것이다.  

그는 심지어 정직하지도 못하고 도망치기도 하며 우리의 조마조마한 마음을 그대로 반영한다. 상황에 놓인 우리의 마음을 대변하기라도 하듯 나약하고 힘없고 별 볼 일 없다. 하지만 딸 하나 자기를 믿고 있고, 그 상황을 딸로 변명하며 상황을 빠져나가다가 세상 억울한 그들의 상황을 차마 두고 갈 수 없어 자신의 부끄러움의 싸움에서 이기려 발길을 돌리게 된다 



민주화의 성지 '광주'에 가면 '광주'가 얼마나 따뜻한 사람들이 많은지 느끼게 될 것이다. 

말 한마디가 따뜻하다. 

행동 하나에 배려가 숨어있다. 

그런 그들에게 광주의 악몽은 잊을 수 없는 절대 잊히지 않는 상처일 것이다. 

그 사실마저 왜곡되게 만들어 보도하던 외로운 섬 광주에서 그들이 얼마나 따뜻했고 인간적이었고 정의로왔는지 권력에 취한 자들이 자국민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눈다는 게 얼마나 눈물 나는 일인지 얼마나 억울한 일인지 두고두고 생각할 일이다



독일인들이 유태인을 학살하는데 집단적 광기가 작용했듯 광주에서도 그런 광기가 지역 구도가 작용했고 그걸 묵인하고 넘어간 우리의 날 것 같은 양심이 만들었을 테고, 지금은 '두려움'에 가려졌던 '양심'을 꺼내 이 영화를 공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이 영화의 주인공은 '송강호'도 독일인 '힌츠페터'도 아닌 민주화를 열망하던 한편으론 고민하느라 부끄러웠던 '나' 그리고 당당하던 '광주시민' '과거 우리의 모습'들일 것이다  



2017.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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