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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통복천'에서 '평택역'까지 걸었던 기억이 멀어 시내 구경도 할 겸 버스를 타고 '평택 세무서' 방향으로 간다.
'평택' 은 이미 외형상 대도시의 모습을 갖췄지만 너무 많은 아파트들로 일종의 배드타운처럼 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러울 정도로 아파트들이 그득그득하게 들어서 있다.
그런데 구도시 쪽은 아직 예전에 모습이 남아있는 곳들이 있어 과거의 현재와 미래가 공존하는 곳처럼 보인다. '평택 세무서' 가는 길 중 가장 '통복천'과 가까워 보이는 곳에 내려 걷는다.
이제 봄이 차근차근 다가와서인지 길가에 꽃들이 시선을 잡는다.
'벚꽃'은 아직이고 '매화'가 만개하여 아름답다.
'통복천'에 도착해서는 전에 도중에 멈췄던 길을 찾아 다시 길을 이어 걷는다.
밭길 따라 걷다 '배나무'가 멋들어지게 늘어진 과수원과 함께 붉은 황토 흙으로 채소를 재배하려는 듯한 소소한 텃밭이 정겨워 스케치북을 편다.
배나무가 많은 걸 봐서는 이곳이 배가 많이 나는 곳 인건 확실하다.
사이에 인삼밭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어르신들과 외국인 노동자분들이 인삼을 심고 계신다.
작은 인삼 뿌리를 심는 것 보니 인삼은 씨앗이 아닌 뿌리로 자라는 것 같다.
굽이굽이 길을 걷다 보니 이곳도 신도시를 위해 새로 만들어질 모양이다.
옆에 거대한 신도시 같은 단지들이 모자라서 말이다.
배밭을 따라 걷다 타운 하우스 단지 같은 곳에 접어 드니 정겨움이 이어진다.
그 마을의 끝에서 다시 아파트 단지로 이어지다 '배다리 생태공원'이 나타난다.
가운데 배로 연결된 다리의 부분이 만들어져 있어 이름의 유래를 알 수 있다.
배다리 공원에서 길을 헤매다 물어서 '동부공원'으로 이어간다. 여기는 계속 아파트 단지길을 걷게 된다.
그렇게 걷다가 '대동법 시행 기념비'가 있다는 알림판을 보고 옛날 마을길로 접어든다.
굽이굽이 마을을 걷다 보니 보물 같은 60,70년대 집들도 나타난다.
그 집들을 보며 한눈팔다 나타난 고즈넉한 곳에 위치한 ' 대동법 시행 기념비'
세금을 쌀로 내게 하는 법으로 농민들의 한숨을 덜게 했다는 '대동법' 이 시행됨을 알리는 조선시대 비석이다. 그곳으로부터 마을을 내려가 밭길을 걷는다.
밭에 남은 트랙터 차의 발자국은 웅덩이를 만들고 그곳에 물이 차오른다.
내가 걷는 걸음 하나하나가 과거의 사람들에겐 당연한 길이었고 그 길은 이제 당연한 길이 아니지만 그 길을 이어 걷고 있다.
길을 걸으며 내가 가진 것들을 내어 놓으려 비우며 걸으니 새로움이 차오른다.
마치 발자국에 차오른 물처럼...
'안성천교'까지 걷는데 아기강아지가 사람이 반가운지 따라오며 즐겁게 맞이해 준다.
이런 정겨운 동물에게 사람이 하는 짓이란....
'안성천'은 강폭이 무지 넓어 한강을 연상케 하지만 수량이 적어 큰 들판에 물이 흐르는 것처럼 보인다.
여름 장마철에 이 너른 돌 같은 강이 그득 할 것이다.
여름엔 강물이 흐르는 것만 보아도 힐링이다.
이렇게 흐르는 강을 상상하며 걷다 역으로 방향을 틀어 걷는다.
역으로 오는 길에 라이프지에서 발행한 'war'라는 사진집을 고물상에서 천 원에 득템 한다.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뿐 아니라 우리의 일상도 사람의 관계도 전쟁이다.
새로운 그림의 이야기의 소재를 얻는다.
비우면 그 자리는 새로움으로 다시 차게 되어있다.
2022,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