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길 7코스, 구봉산 달기봉 정배산 에서 조비산

경기옛길, 용인, 용인산, 용인 대장금파크, 스케치, 어반스케치, 한국화

by 김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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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은 지난 지 한참이지만 산은 겨울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




영상으로 오르락 거리는 기온에도 산은 얼음을 품고 있고 눈을 품고 있고 싹을 틔우지 않았다.

산의 시간은 겨울의 늑대를 만날 땐 빨리 가고 봄의 여신을 만날 땐 느리게 간다.

그런 그 산을 굽이굽이 오르락내리락 길인지 산인지 헷갈리게 하는 그 길을 걷는다.

산을 여러 개 넘어야 하는 난이도 상의 길을 걷는다.

물이 졸졸 흐르는 산의 초입을 신나게 걷다 보니 신도시를 짓는 듯 산이 벌목되고 여기저기 파헤친 상처 같은 공간을 한참 지나간다.

다행히 내가 지나갈 길은 없어지지 않고 아직 남아있다.

상처 입은 공간을 벗어나니 '수련원'과 '기숙학원'같은 은밀한 공간들이 나타난다.

산골짜기에 위치한 버스도 하루에 몇 대 안 지나가는 이곳에서 생활하면 공부만 머릿속에 들어갈 수 있을까? 의심해 보지만 공기 하나 좋은 건 사실이다.

길을 헤매서 다시 되돌아 올라가는데 옆에 냇가에 청소년 개구리들이 한참 물놀이 중이다.

배형을 하는 친구도 물가를 뛰어다니는 친구도 그들의 뜨거운 피는 겨울과 봄 위에 펄쩍인다.

내일이 '경칩'이라 일찍 깬 친구들 같다.

산으로 올라갈수록 '산장'과 '캠핑장'이 더 많아진다.

물은 좀 멀고 적어도 숲의 신선한 공기가 방문객의 영혼을 씻어줄 구봉산의 산림에 기댄 캠핑장들이다.

경사 위에 이산을 올라가는 초입 들머리와 스탬프 찍는 장소가 같이 있다.

산에 오르는 사람들은 제법 있는데 경기옛길을 걷는 사람은 흔적만 보일뿐 잘 없다.

안내판을 보니 '구봉산'의 영예로왔던 시간을 기억하기 위한 자존감을 올리기 위한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옛날 수도를 정하기 위해 '무학대사'가 각 지역의 산들을 다니다 '삼각산'과 '구봉산'이 최종 후보로 남았단다. 삼각산과 구봉산 신령에게 먼저 백개의 봉을 만드는 산에게 수도를 만드는 영광을 주기로 했는데 경쟁에서 100개의 봉우리를 먼저 만든 '구봉산'이 이를 알리려 하는데 비가 와서 한 개의 봉우리가 뭉개지고 그 사이 삼각산 산신령이 99개에서 한 개를 더 만들어 역전했다는 이야기가 '구봉산'의 자존심을 아니 존재감을 부쩍 느끼게 한다.

산은 육산에 더 가깝지만 군데군데의 바위들이 야외 조각품들처럼 무리무리 지어져 있다.

거울을 뜻하는 '경대바위'부터 이름 모를 바위들이 전시된 거대한 전시관이다.

조금 관리가 허술한 나무계단을 올라 오르막 능선을 따라가니 '소나무 군락지'가 아름답다.

힘을 내 정상에 도착한다.

정상의 데크에선 한쪽으론 골프장과 저수지 뷰가 한쪽으론 '용인 대장금파크' 세트장과 멀리 '조비산'이 자리하고 있다.

'조비산'과 '세트장'과 '소나무'가 어우러져 아름다운 그 풍광을 점심을 먹고 스케치한다.

살짝 미세먼지 덕분에 우유필터를 낀 듯 하지만 조선시대 같은 재미있는 풍광이다.























어두워지기 전에 여개의 산을 넘어야 하기에 서둘러 걷는다.

길은 작년 가을의 낙엽으로 뒤덮여 있지만 육산의 평탄한 길이 오르락내리락 심한 경사로 만들어졌다.

난간이 부서진 계단을 올라가니 '달기봉'이다.

거기서부터 다시 내려가는데 중요한 건 오르락내리락하면서도 전체 고도는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산이 '한남정맥'에 속해 있다는 문구도 보인다.

오르락내리락 친구의 이름 같은 '정배산'에 도착했다.

하늘이 조금씩 분홍빛으로 물들어 발걸음을 재촉한다.

안내 문구엔 구봉산 정상에서 조비산까지 5킬로라고 했는데 '조비산'에 가까워지니 6.5킬로로 늘어난다.

사람이 많지 않다고 안내문구가 엉망이다.

마지막 '조비산'을 남기고 '강정마을'과 '한택식물원' 근방에 있는 마치 제주도 지명 같은 동네의 오름 같은 분위기의 마지막 산을 오른다.

달이 뜨기 시작해서 산과 함께 아름답게 어우러진다.

기암절벽의 얼굴이 있는 곳까지 오르니 어둠이 내려앉고 동굴 근처에 백패킹 하는 사람들이 모여 시끌시끌하다.

정상으로 오르는 길을 물어 경사가 심한 나무계단을 오르니

'아! 사방이 탁 틔였다!'

어둑해지는 하늘과 함께 설악산 대청봉의 느낌을 고도 200여 미터의 작은 산에서 느낀다.

아름다운 밤의 풍광이 바람으로 계속 신선해진다.

신선한 그 풍광을 바라보며 믹스 커피를 한잔 마신다.

'용인'에 이런 숨겨놓은 미인 같은 산에 감탄을 한다.

렌턴을 켜고 다시 내려가니 그 많던 사람들은 안 보이고 두 분만 정적을 음미하고 계신다.

경기권의 아담하지만 아름다운 조비산의 존재는 설마 이런 곳에? 하는 느낌을 주는 생각지 못했던 곳의 아름다운 산이었다.


집에 돌아오면서도 계속 머리를 맴도는 아름다움의 산....























2023, 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