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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Apr 11. 2016

봄과 가을의 컬러감의 차이, 여행지 고창 선운산의 색감

선운사,도솔암, 도솔천,천마봉, 장사송, 유채꽃, 동양화, 한국화, 그림

http://cafe.naver.com/hongikgaepo

무슨 일인지 잠이 안와 새벽이 되어 거의 뜬눈으로 일어나니 해가 벌써 중천에 뜬 듯 밝다.

어제 커피를 많이 먹어서 일 수도 있다. 졸린 눈을 비비고 여장을 챙겨 시간 내에 약속 장소에 도착한다. 오늘은 친구와 선배가 같이 일정을 하게 되어 반가운 맘으로 고창 황토 흙으로 가득한 그 고향과 닮은 동네, 아름다운 '선운산'으로 향하는 버스의 안전벨트를 여민다.


부족한 잠을 버스에서 보충하고 꿀 같은 단잠을 잔 후 일어나니 장어를 파는 가게들이 줄지어 서 있다. 그 사이로 산이라 상대적으로 늦게 개화한  벚꽃들이 만개해 있고, 물줄기를 따라 봄 하늘이 어제보단 파랗게 열려있었다. 초입에 보이는 천연기념물 소나무를 비롯해 아름다운 강과 오래된 나무와 갖가지 꽃들이 봄의 축제를 더욱 즐겁게 만들어 주었다. 산까지 가는 길은 오르락내리락하는 게 아니라'선운사'를 지나 '도솔천' 물줄기를 따라서 한참을 걷고 '도솔암'이 보일 때쯤 '천마봉'으로 꺾어 올라가는 트레킹과 등산이 포함된 산행이었다.


'천마봉' 밑에서 보이는 바위와 함께 각양각색의 풍경이 굉장히 칼라풀했고, 그리고 채색하면서 봄인지 가을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였지만 새 생명들이 무럭무럭 자라는 산의 풍경은 마치 맛있게 비비기 전의 '비빔밥'을 연상케 했다. 점심을 허겁지겁 먹고, 그 아름다운 색깔을 재현해본다. 그림을 그리는 것은 좋은 재료로 만든 맛깔스러운 음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좋은 재료가 아닌 그림은 요리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영감을 주지 못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재료는 상당히 신선하고 맛있어 보이는 재료들이다. 다양한 색을 버무려 맛있게 비벼 그린 다음 시간이 많지 않아 '낙조대'와 '용문굴'을 지나 마애불이 있는 '도솔암'으로 이동한다. 마애불은 예전에 왔을 때 적막했던 분위기를 바꿔 기도하는 곳으로 바꾸어 나가는 중이었다. 고려시대로 추정되는 연대를 통해 많은 이들의 염원이 그 마애불로 모아졌을 거라 생각해본다.

시간이 몇십 분 남지 않아 '장사송' 소나무와 동굴을 지나 서둘러 원점회귀로 달려 내려간다.

시간을 맞춰 내려간 후 보리밭이 있는 농장으로 이동한다. 정말 40여분의 시간만 허락된 그곳에는 봄의 전령 '유채꽃'과 아직 채 보리알을 만들어 내지 못한 푸른 '청보리'들이 너른 들판에 펼쳐 있었다. 시간이 많이 허락되지 않았으므로 바로 전망대에 올라 그 푸른 노란 그리고 붉은 대지를 그려낸다.

우리네 땅은 이렇게 소박하고 아름답고 화려했음을 다시 깨닭으며, 서울로 올라가는 귀성전쟁을 치르러 다시 안전벨트를 장착한다

2016.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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