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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Apr 18. 2016

볼빨간 진분홍 빛 진달래 군락지    '고려산'

강화도, 진달래, 미꾸지고개, 고인돌군락지,청련사,동양화, 한국화, 그림

http://cafe.naver.com/hongikgaepo


아침까지 비가 온다고 했다.

항상 아침까지 온다는 비는 산행을 더욱 상쾌하게 해주는 촉진제 역할을 해준다 그런 비를 벗 삼아 선배와 친구와 '강화도'에 있는 '진달래 군락지 고려산'으로 출발했다.  


강화터미널에 도착해 행사기간 증차되어 운행되는 버스를 타고 '미꾸지 고개'로 갔다. '미꾸지 고개'에서 시작한 산행은 완만한 흙길로 시작하는데 흙이 비에 젖어  흙먼지 없는 상쾌한 길로 시작되었다. 산을 완만히 오르자 봄을 조금씩 알리는 전령들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떡갈나무 잎들이 피어나기 위해 마치 태아가 웅크리고 있다가 기지개를 펴듯 신비롭게 일어나고 있었고, 군데군데 산 진달래가 진분홍빛 부끄러운 얼굴을 보여주고 있었다.

산의 아름다운 모습을 뒤로 하고 멀리 저수지와 바다가 하얀 안개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은은히 보여주고 있다.

사과를 한 조각씩 베어 물고 그릴까 하다가 앞으로 그릴 것이 많아 그냥 눈과 사진으로만 즐기며 지나친다.


언덕을 몇 개 넘어 '적석사'의 연결길을 지나쳐서 가다 보니 아이스크림을 판다.

아직 날이 덥지 않아 그렇게 잘 팔리지는 않지만 들고 오신 아저씨들의 노고가 느껴진다.

가벼운 진달래 능선을 앞사람 뒷 발꿈치만 보면서 걷다가 무심코 뒤를 돌아보다 탄식이 나온다.


"이런! 내가 그리고 싶어 했던 그 바위가 지나온 저 뒷 언덕이다"


그 언덕으로 다시 뒤돌아 가니 앞으로 보며 갈 때는 보이지 않던 바다와 어우러진 바위 언덕의 모습, 그 아름다운 뒤태가 아름답다.

바위와 진달래와 연둣빛 노랑빛 봄 색깔의 향연이다.

앞으로는 보이지 않던 그 모습이 뒤를 돌아봐야 보이다니..

인생은 가끔 아름다움을 즐기기 위해 뒤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40여분 아름다움에 흠뻑 취해 있다가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혼미해진 정신을 바로 잡고, 먼저 간 친구와 통화하며 따라잡는다. 같이 그리던 선배는 그 아름다운 언덕 중턱에서 내가 서 있는 부분은 그렸는데 선배는 새빨간 진분홍 꽃에 포커스가 꽂혀있는 지라 꽃을 그리고 있었다.


'어디에 서 있느냐와 어디를 그리냐에  따라 서로 같은 산을 걷고 있지만 또한 다른 산을 걷고 있는 것이다.'



기다리는 친구를 위해 빨리 산을 달린다.

가는 길에 보이는 갈대밭과 아름다운 바다와 마을들은 눈과 카메라에 담고

사람의 산을 넘고 흙과 꽃의 산을 넘어 '고인돌 군락지'에 도착한다.

'고인돌 군락지'는 두 군데가 있는데 처음 맞이하는 곳은 많이 유실되어 미적인 아름다움은 남아 있지 않고,

두 번째 고인돌 군락지는 바위의 모습들이 명확하게 고인돌의 모습을 가지는 곳이었다.

조상들의 무덤이란 생각보다 그분들의 아름다운 기념물이란 생각이 앞서니 조상들에 대한 존경심이 더 생긴다.

'소나무 군락지'를 지나 첫 번째 전망 데크에서 햇빛을 쬐며 기다리는 친구를 만나 맛있는 점심을 먹는다.

산에서 먹으면 같은 음식도 딱 두배 맛있는 것 같다.

다이어트를 위해 오는 분들은 실패할 터이니 그냥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취를 즐기길 권장한다.

맛있는 늦은 점심을 먹고, 그 자리에서 바다가 보이는 진달래밭을 그리기 시작한다.

진달래는 붉은 바다를 이루고 있지만 어젯밤 비바람에 많이 떨어져서 약간의 아쉬움을 갖게 해준다.

진달래 바다 넘어 멀리 서해 바다에 그리고 섬들에 취해 그림을 그리다가

진달래 꽃에 취해 한참을 바라보다가

친구가 먼저 내려간 '청련사' 방향을 하산길로 잡는다.

하산길은  군부대 앞의 시멘트 길을 잠시 건너다가 오른쪽으로 빠지는 청련사 방향 흙길로 간다.

길 사이 고려 산성의 일부가 이 지역이 고려시대가 최고 전성기였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청련사'에 도달하자 절의 시간의 흔적을 보여주는 것처럼 거대한 '은행나무'와 '느티나무'가 절의 문지기로 지키고 있다. 그 사이사이를 여러 가지 색깔의 꽃과 풀들이 채우고 있었고, 햇빛에 어우러져 이 세상이 아닌듯한 모습까지 연출하고 있었다.

조금 더 내려오니 마을이 나타난다.

마을을 사이로 봄 꽃들이 지천이다.

물을 따라서 내려가니 햇볕과 어우러진 물색이 찬란한 빛의 색깔이다.

먼저 내려간 친구를 통화 후 서울로 보내고,

산을 내려와서 '국화저수지'를 둘러 간다.

저수지는 새가 여유롭게 기지개를 펴고 있었고, 물고기들이 등을 보이며 찰랑대고 있었다.

그 네팔의 '포카라 호수'를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호수를 지나쳐

시내로 내려와 모종을 파는 가게에 들려 '삼채'와 '토마토'와 '브로콜리'를 산다.

집 뒤 화분에 심을 생각에 서울로 가는 운전기사 아저씨의 거친 운전에도 아랑곳없이 꿀잠을 자며 서울로 들어간다.


2016.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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