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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상수 Nov 20. 2023

골프와의 만남

골프를 처음으로 접하게 된 때는 내 나이 쉰을 바라보던 2006년도였다. 안동에서 구미로 옮겨 살다 보니 안동에서 즐기던 테니스가 조금은 시들해지던 차에 친구와 함께 골프에 입문하여 아주 초보적인 레슨을 받아 보았다. 난생처음 잡아보는 골프 클럽이 어색하기도 하고 처음에는 별다른 재미도 느끼지 못해 3개월 간 레슨을 받기로 하고는 한 달도 채 나가지 못했다. 그 당시만 해도 주변에 골프가 그리 대중적인 취미가 되지 못했기에 호기심으로 한번 경험해 보는 것으로 시작했으나 이내 싫증이 나 그만두고 말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조금은 아쉽기도 하다.


그다음 해에 전직으로 멀리 울진까지 근무지를 옮기게 되니 골프와의 인연은 더욱 멀어져 갔다. 그러다가 2007년 후반기에 울진 읍내를 돌아다니다 그물망을 쳐 놓은 골프 연습장을 발견하고 문을 두드렸다. 내가 보기에도 제법 나이 드신 분이 레슨을 하고 있어서 두어 달 등록하고 클럽을 휘둘러 보았다. 충청도에서 오신 분인데 박세리 프로를 어릴 때부터 지도했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해서 레슨을 받으며 골프와의 인연을 조금 이어갔다. 7번 아이언으로 스윙만 하는 동작이었지만 여전히 서툴고 어색하기만 했다. 그러다가 일 년 만에 군위로 발령이 나서 울진을 떠나는 바람에 골프는 다시 내 손을 떠나고 말았다.


2000년대 초반부터 차츰 붐이 일기 시작한 골프 산업이 2005년도부터 골프존 스크린골프가 처음으로 개장되면서부터 대중화되기 시작하던 시기라 2008년 무렵 주변의 골프 연습장을 찾아 어쭙잖은 스윙이지만 골프채를 다시 잡고 휘두르기 시작했다. 인도어 연습장에서 몇 달 연습하면서 처음으로 스크린 골프장에 나간 때가 2010년이었으니 처음에는 초보자로 딱 한 번 나갔고 그다음 해인 2011년에도 한 번 스크린 방문 기록이 있으며 2012년에는 기록이 없는 것으로 보아 몇 년 동안 거의 초보자로 머물며 필드는 구경도 하지 못하는 소위 골린이로 세월을 보내고 말았다.


처음 골프와 만난 이후로 거의 5,6년 동안을 보내면서 연례행사로 클럽을 몇 번 휘두르는 정도였으니 골프에 대한 매력도 거의 느끼지 못하고 세월만 보낸 셈이었다. 그만큼 골프라는 것이 초기 진입이 어렵고 짧은 시간 동안 일정 수준에 오르기가 쉽지 않은 묘한 운동임을 새삼 체험하는 기회가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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