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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상수 Nov 25. 2023

골프 백돌이

골프에 입문한 지 십여 년만에 겨우 골프의 기본 동작들을 익히기는 했지만 여전히 골프의 벽은 높았다. 집에서 멀리 떨어져 지낸 영주에서의 2년 동안은 넓고 긴 야외 인도어 연습장에서 나만의 골프 스윙을 연습하느라 땀을 흘리며 가끔 필드나 스크린을 찾기도 했다. 연습장 최대 비거리가 250미터나 되는 넓은 연습장이라 골린이의 스윙으로는 어림도 없지만 그래도 자주 연습장을 찾아 혼자만의 연습을 이어가면서 골프 실력 향상에 힘을 쏟은 결과 소위 백돌이 정도의 수준에 올라서게 되었다.


골프에서 백돌이라면 기준 72타에서 28점을 넘어선 100타 이상을 치는 골퍼를 가리키는 말이다. 골린이로서는 백돌이에 도달하기도 상당히 어렵다. 처음 필드에 나갔을 때는 거의 타수 계산이 안될 정도니 백돌이도 부러울 지경이다. 완전 초보 시절에는 소위 더블파(양파)가 부지기수라 같이 라운딩하는 동반자 보기가 부끄럽지만 백돌이 정도의 수준에 오르면 그럭저럭 같이 라운딩할 수 있는 정도가 된다는 것이다.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스크린 골프를 치면서 골프에 대한 재미도 더해가는 무렵이라 열심히 인도어 연습장을 들락거리며 백돌이를 벗어나려는 몸부림으로 애를 쓰다 보니 비록 스크린 골프에서지만 점차 골프 타수에서 세 자리 숫자가 점차 사라져 갔다. 물론 아주 가끔 나갈 수밖에 없는 필드에서야 100타를 넘기기가 일쑤지만 그래도 더블파를 기록하는 횟수는 조금씩 줄어들었다. 이 무렵 평생 처음으로 스크린 골프에서 홀인원을 기록하기도 했으니 골프에 더한층 빠져들었다.


당시 연습장에서 찍은 스윙 동작을 보면 어깨와 팔에 잔뜩 힘이 들어가 있어 제대로 된 임팩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골프 격언 중에 힘 빼는 데 3년이라는 말이 있듯이 골프는 힘이 세다고 잘 치는 게 아니다. 물론 온몸에 힘을 다 빼고 흐느적거리는 자세로 스윙을 해서도 안 되겠지만 백돌이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경직된 어깨와 손목 등에서 힘을 빼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 할 수 있다. 요즘도 완전히 힘을 빼고 있지는 못하지만 2017년과 2018년 무렵에는 겨우 골린이를 벗어나 이제 막 백돌이 수준에 접어들었기에 여간해서는 힘을 빼기가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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