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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상수 Nov 12. 2024

전환 동작과 다운스윙

제자리에서 왼 어깨가 볼을 향하여 적당히 회전하며 내려가는, 제대로 된 백스윙 동작을 이룬 후에 백스윙 탑에서부터 전환(Transition) 동작이 이루어지며, 바로 이어서 골프 스윙에서 가장 중요한 다운스윙이 시작된다. 물론 전환 동작이 시작되는 시점은 백스윙 탑이 아니라 그 직전부터 이루어지며, 클럽이나 몸이 다운스윙을 하기 위해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 전환 동작이다. 적절한 시점에 제대로 된 전환 동작이 이루어져야 올바른 스윙 궤도가 만들어지고 척추각이 유지되며 클럽에 속도와 힘이 실리게 된다. 특히 올바른 전환 동작이 이루어져야만 제대로 된 래깅(Lagging: ‘지연’의 의미) 동작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데, 소위 ‘끌고 내려온다’는 래깅 동작은 백스윙 탑에서 형성된 클럽과 몸의 에너지를 그대로 다운스윙에 담아내기 위한 필수 동작이기에 억지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전환 동작으로 생기는 자연스러운 과정이 되어야 한다.


전환 동작의 시작은 거의 백스윙탑에 이르기 직전에 이루어지며 중심 이동과 동시에 왼발 밟기로 다운스윙의 준비 단계에 들어선다. 클럽이 백스윙 정점에 이르려는 순간 하체가 골반을 접으며 다리를 낮추고 체중을 왼발에 얹는 동작을 하는 동안 클럽과 팔은 최대한 멈추듯이 자연스럽게 아래로 떨구어뜨리는 것이 중요하다. 전환 동작에 들어가면 팔과 어깨는 최대한 힘을 빼면서 클럽과 손이 지나갈 공간을 만들어 주기 위한 체중 이동과 하체 회전을 시작해야 한다. 이때 머리는 그대로 뒤에 남겨 두어야 하며 오른팔은 구부리면서 가급적 옆구리에 가깝게 가슴 앞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 임팩트까지 클럽의 속도를 최대한 높이기 위한 준비 동작이 바로 전환 동작이며 막힘없는 릴리즈를 위한 궤도의 출발점을 만드는 것 또한 전환 동작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만큼 전환 동작은 스윙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단계 중의 하나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수많은 연습과 노력이 필요하다.


제대로 된 전환 동작에 이어지는 다운스윙은 스윙 전반에 걸쳐 볼의 방향과 거리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동작이다. 다운스윙의 출발은 팔과 어깨가 아니라 골반과 몸통으로 시작된다. 백스윙 시에는 오른 골반과 힙이 뒤로 회전하였다면 다운스윙 때에는 왼 골반과 힙이 뒤로 회전하며 클럽의 임팩트와 릴리즈 공간을 만들어 주며 클럽이 지면과 평행을 이루는 시점에 다시 도달할 때에는 테이크어웨이 동작과는 다르게 힙턴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때 오른 어깨는 앞으로 나가며 회전하는 것이 아니라 살짝 수직으로 내리는 느낌으로 클럽을 이끌며 볼을 향해 스피드를 내는 것이 중요하며, 오른 팔꿈치가 옆구리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오른손의 힌징과 왼손의 코킹은 임팩트 직전까지 유지한 채 망치나 도끼를 내려치듯이 볼을 향해 팔꿈치를 펴면서 스피드와 힘을 싣고 다운블로우가 되어야 임팩트와 릴리즈를 통한 강력한 힘을 만들어 낸다. 


다운스윙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실수는 손목의 코킹이 일찍 풀려버리는 캐스팅과 손목을 과도하게 사용하여 볼을 퍼 올리는 스쿠핑 그리고 백스윙 탑에서 미리 하체가 뒤로 빠져 버리는 스핀아웃 등이 대표적이다. 클럽을 쥐고 있는 양손이 몸의 중심보다 왼쪽에 도달할 때까지 힌징과 코킹을 유지하다가 임팩트 시 볼을 향해 언코킹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 다운스윙의 과정이며 이때 오른 손목의 힌징은 유지한 채 다운블로우를 만들어 낸다. 물론 아이언 스윙과는 달리 드라이버 스윙에서는 오른 손목의 힌징을 풀면서 상향 타격을 만들어 낼 필요가 있다. 가장 이상적인 인투인 스윙 궤도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다운스윙에서의 시퀀스가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소위 키네마틱 순서(Kinematic Sequence)라는 골프 동작의 움직임에 따르면 다운스윙 시에는 발-골반-몸통-팔-클럽헤드의 순서로 백스윙 시의 클럽헤드-팔-어깨-골반과는 거의 반대로 움직여야 한다.


1초 안팎의 시간이 걸리는 전반적인 골프 스윙을 단계별로 따로 나눌 수는 없지만, 보통 백스윙과 다운스윙의 이상적인 비율을 3:1로 본다면 다운스윙에 걸리는 시간은 불과 0.3초 정도이다. 이 짧은 순간에 이루어지는 움직임에서도 시퀀스를 지키지 않으면 원하는 거리와 방향을 얻기가 힘들다. 꾸준히 연마하며 자신만의 바람직한 시퀀스를 몸에 익히는 길뿐이기에 오늘도 묵묵하게 연습장으로 발길을 돌리며 필드에서의 화려한 비상을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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