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맑은 그 시기에만 지을 수 있는 웃음을 지닌 너
세상에는 수많은 인연이 존재한다. 나는 그 무수한 인연들을 늘 작품처럼 전시해두고 있었다. 그리고 신기해했다. 마치 전혀 만날 일 없다고 생각했던 인연들인 것 처럼. 난 욕심이 많아서 늘 누구든 만나고 만났던 나와 그들과의 시간을 역순으로 뒤따라 쫓아갔다. 그리고 언젠가는 어디에 적기를 바라고 있었다.
감사하게도 좋은 인연들이 많아 이렇게 두고두고 전시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내가 사람을 만나는건 사람 자체를 사랑하는 것을 떠나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의 장점을 두 눈에 담아 나에게 적용하고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소빈이는 늘 말을 많이하지 않고 잘 들어주다가 한 번씩 깊은 말을 던지는 편이다. 가령 이런 부분에서 진심이 느껴진다. 사진을 찍고나서, "언니랑 있을 때 이런 자연스러운 웃음이 나온단 말이지" 라던지, 버스정류장까지 데려다준 뒤에, "언니 오늘 너무 즐거웠어요. 언니랑 있을 때 가장 편했어요", "언니랑 이야기하면서 많이 힘을 얻었어요" 하면서 웃음을 짓는 그 모습들이 마음에 콕 와닿았다. 별거 아닌 아주 작은 단어와 말에 진심을 담아 소통하는 일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소빈이는 만날 때마다 진심을 본인이 할 수 있는 만큼 나에게 전달했다.
만나서 이야기의 흐름은 9:1로 내가 가장 많이 하는데, 가끔 이야기를 하면서 나도 정리가 되고 고마울 때가 있었다. 어쩌면 소빈이는 다양한 대화를 하는 내가 너무 좋고, 잘 맞았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문득 어제 대화를 나누는데, 나도 낯을 가리고 있었구나. 침묵을 어려워하는 사람이구나 라는 사실을 깨닳았다. 소빈이를 보면 나와의 시간을 자연스럽게 즐기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게된다.
소빈이는 늘 본인의 진심을 현장에서 담아내기보다는 헤어지고 난 뒤의 편지를 DM으로 내게 보낸다. 어느때는 그 진심이 너무 길어서 그녀의 마음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이 되지않을 정도였다. 가끔 나는 그 모든 마음을 담아 없어질까 두려워하며 사진첩에 얼른 담았다. 그리고 어제 편지에 작은 나의 마음을 전달했다. 결국 터져나오는 고마움과 사랑을 편지에 담을 수 밖에 없었다. 그녀는 그 마음을 가방에 예쁘게 담아갔다.
그리고 헤어지던 그 순간에 소빈이와 나는 서로의 건강과 안부를 묻고 헤어졌다. "난 언니가 좋아하는 타로카드 매점에 다녀오려구요. 꼭 전화 받아요 언니!" 라는 그 귀여움이 잊혀지지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