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나를 꺾을 수 없다.

by 잔주

'세상은 나를 꺾을 수 없다.' 글 쓰는 것은 좋아하지만 책은 그다지 많이 읽지 않는 내가 완독한 얼마 되지 않는 책 중 하나다. 패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브랜드 '비욘드 클로젯'의 고태용 디자이너의 성공 스토리를 담은 책이다.

이 책은 우연한 기회에서 얻게 되었다. 어떤 모임이 있었는데 책상에 여러 권의 책이 놓여 있었고 그중 2개 정도를 그냥 가져갈 수 있었다. 다른 책들은 눈에 잘 안 들어오기도 했고, 평소에도 그냥 남는 책을 가져가거나 안 가져가거나 였다. 근데 그때는 '세상은 나를 꺾을 수 없다.'라는 제목이 한눈에 들어왔고, 내 손은 이미 그 책에 이끌려가고 있었다.

그 책을 읽으면서 철들지 않고 살기로 한 나의 인생에 응원단이 한 명 더 추가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이틀 만에 인상 깊게 완독 해버렸다. 사실 읽은 지 좀 오래돼서 정확한 내용이 기억나진 않지만 제목만 기억해도 절반은 읽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꽂힌 포인트가 그것이기도 하고.

'세상은 정말 나를 꺾을 수 없다.', '세상에 찌들어 나를 바꾸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생각으로 철들지 않기로 한 것이고, 책을 읽고 그 생각은 더 확고해졌다.

내가 세상을 바꾼다고는 차마 오그라들어서 말은 못 하겠다. 하지만 세상은 바꾸지 못할지언정 세상에게는 절대 꺾이지 않고 살고 싶다. 철이 들어 남들과 똑같은 인생이 된다면 다시 세상의 톱니바퀴 중 하나로 들어가는 끔찍한 일이 벌어질 것 같기 때문이다.


나이, 성별, 관습, 학벌 같은 세상의 기준에 부딪힐 때면 의지가 꺾여 뒤돌아서고 싶을 수 있다. 그렇게 진짜 원하는 일이나 행동, 생각들에 멀어져 가고 세상에 꺾이곤 한다. 그리고 다시 세상의 기준들에 맞춰 움직인다. 이런 일들이 되풀이되면 무기력해지기 딱 좋다.


나이 상관없이 도전하는 것과 나이에 맞게 살아가는 것의 몇 년 후, 회사에 다니며 적금하는 것과 적금 대신하고 싶은 일에 써버리는 것의 몇 년 후와 같은 경우들을 생각해보면 어떤 사람이 더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개개인의 행복은 나이에 대한 고정관념, 적금을 하는 일반적인 행동과 같은 세상의 기준이 결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선택지를 정하는 기준, 그 선택을 어떻게 이뤄내는지에 대한 행동들은 모두가 다르다. 결국 그 개개인의 기준과 방식이 각자의 미래를 결정한다.

기계 같은 세상 속에서 톱니바퀴처럼 모두 똑같이 돌아가기는 것조차 어렵다. 시간이 지나면 고장나버리거나 모두 다 같이 지쳐버릴 것이다. 차라리 튀어나온 톱니바퀴가 낫다. 당장은 효용성이 없을지는 몰라도 확실한 건 새로운 환경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모두 같은 방식으로 돌아가는 곳으로 가고 싶지 않다면 나의 길을 향해 잘 굴러가기만 하면 된다. 세상은 나를 꺾을 수 없다는 사실만 인지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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