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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이 합법적으로 투잡하는 법

똘똘한 필살기로 ‘나’를 브랜딩 하기

by 경수생각
요즘에 공무원도 투잡, 부업, 겸직, 재테크 심지어 N잡까지 관심이 많다. 공직은 안정된 직장과 보수가 보장되어 있지만 공무원도 인간인 이상 거기에 만족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누구나 경제적 자유를 얻고 싶고, 더 나은 풍요로운 삶을 원하기 때문이다.


공무원들 사이에 화두가 되고 있는 겸직! 최근 유튜브 채널 운영으로 수익을 내는 공무원이 많아지자 2020년 1월, 인사혁신처는 공무원의 겸직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했다. 그래서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가성비 최고의 투잡을 넘어 N잡에 성공할 수 있는 재테크 노하우를 알려주려고 한다. 물론 업무도 충실하면서 말이다.


아직까지도 일부 40~50대 공무원들에게 투잡은 부도덕하고, 드러내기 불편한 어둠의 영역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무원 세계에서는 예전부터 부동산 임대, 주식투자 혹은 배우자 명의로 사업자등록 내서 호프집이나 장사 같은 투잡이 있어 왔다. 세간에 크게 주목받지 않았을 뿐이다.


인사혁신처가 제시한~ 공무원이 겸직허가를 받거나 허가없이 할 수 있는 투잡과 겸직은... 블로그 광고, 유튜브 활동, 부동산 임대, 출판, 번역, 작사, 작곡, 시간강사, 겸임교수, 외부강의, 공동주택의 관리 감사, 비영리법인의 당연직 이사 등 생각보다 많다. 그렇다고 공무원이 이런 일을 모두 다 할 수는 건 아니다. 주식투자나 부동산 임대는 종잣돈이나 부동산 같은 자산이 없으면 좀 곤란하듯 자신의 능력과 형편에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현직에 있을 때 똘똘한 ‘필살기’ 하나를 키우면서 ‘나’를 브랜딩 하고, 몸값을 높여서 모두가 부러워하는 소위 N잡에 성공했다. 그 첫 시작은 바로 이제까지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필자가 품고 있던 필자만의 재능과 지식과 경험과 끼를 끄집어내서 종이 위에 적는 것이었다.


투잡을 결심했다고 당장 내일부터 소득이 생기는 일은 없다. 실을 바늘허리에 묶어 꿰맬 수 없듯 일에는 순서가 있다. 자신의 재능과 지식과 경험과 끼를 상품화해서 통장에 현금이 꽂히려면... 시간과 경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여기서 경비는 투자 비용으로 생각하면 된다.


예비단계 – 필살기 키우기

만약 당신이 안정적인 투잡, N잡의 성과를 얻고 싶다면... 먼저 자신의 필살기를 만들어서 지존의 경지까지 끌어 올려야 한다. 투잡을 위한 준비단계이고, 시스템 구축과정이다. 특정 분야의 지식을 쌓거나 특별한 체험을 하거나 혹은 독특한 기술을 배우는 것도 괜찮다. 그 분야는 원래 당신이 하고 싶었던 것일 수도 있고, 직관적으로 떠오른 것일 수도 있다. 그 분야는 남과 경쟁하는 것보다 Only One! 유일하거나 희소성이 높은 것이면, 더욱 가치 있고 오래 우려먹을 수 있다.

필자는 2003년, 북아프리카 사하라사막 246km 횡단을 결심했다. 그때 주변 많은 사람들의 비아냥과 만류를 뿌리치고 출전을 감행했다. 그리고 19년이 지난 지금까지 지구상 곳곳의 사막과 오지를 넘나들고 있다. 포레스트 검프처럼 그냥 달렸다. 이제껏 달린 거리가 6,400km가 넘는다. 모두 필자를 미친놈 취급을 했지만... 작열하는 사막에 첫발을 디딜 때 필자는 나의 미래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다만 여기에 몇 가지 전제조건이 따른다. 자신이 선택한 분야를 좋아해야 하고,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이루어가는 과정이 즐거워야 한다는 말이다. 아무리 투잡을 하겠다는 확실한 목표가 있어도 그 과정이 고통스러우면 그것을 이룬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리고 배움과 경험에 투자하는 비용을 아까워하지 말아야 한다. 이건 투자이다. 집 나간 수퇘지가 암퇘지와 새끼까지 주렁주렁 달고 들어올 것이다.


준비단계 – 찍고 녹화하고 기록하기

다음으로 필살기를 구축하면서 기록을 해야 한다. 글쓰기다. 공직생활을 하면 수시로 기안문을 만들고, 계획서를 세우는 게 일이라 어렵지 않다. 필살기를 만들어가는 과정 그리고 숙련된 필살기의 역량을... 당신이 직접 글로 표현하고 사진과 영상으로 찍어서 알리는 거다. 어느 정도 자료이 축적되면 포스팅을 하고, 기고를 해라! 필자는 다음 브런치에 작가 등록을 해서 꾸준히 글을 올렸다. 오마이뉴스에도 하나, 둘 글을 올리며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진행단계 – 투고와 청탁

오마이뉴스에 기사로 채택이 되면, 등급에 따라 6만원에서~2천원까지 원고료를 받는다. 네이버 애트포스트도 마찬가지로 광고료를 받는다. 이 단계는 투잡 수익의 시작, 맛보기에 불과하다. 어느 때부터 기업 사보나 잡지사에서 원고 청탁이 들어온다. A4용지 2장 내외 분량에 2~3십만 원은 너끈히 받는다. 탈고의 고통이 따르지만 즐겁게 해야 한다. 그러다가 고정 칼럼 의뢰가 들어오면 그 분야에서 자리를 굳혔다고 보면 된다. 이때부터는 자신의 노력에 보태 사회 시스템이 당신을 위해 작동하기 시작한다. 그간 애쓴 노력의 보상이 시작된 것이다. 당신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언론과 방송에서도 관심을 보인다.


성숙단계 – 출판&강연 그리고 방송출연

이쯤 되면 자연스레 책 출간 의뢰가 온다. 당신이 돈을 들여 책을 내는 것이 아니라 계약금을 받고 출판 작업이 진행된다. 그간 차곡차곡 쌓아놓은 원고가 있으니 걱정이 안 된다. 필자는 현직에서 직무와 관련해서 3권을, 사막 마라톤과 관련한 4권의 책을 출간했다.


그리고 당신의 책이 교보문고 매대에 깔리면 몸값은 한 번 더 급상승하면서 그간 뜸했던 외부강연 요청이 쇄도하기 시작한다. 강연 내용이 직무와 관련된 외부강연 이라면 소위 김영란법의 규정을 따라야 한다. 하지만 직무와 무관한 내용이면, 김영란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개인 연가를 쓰면, 신고 없이 자유롭게 외부강연과 방송 출연이 가능하다. 필자는 ‘김동건의 한국한국인’, ‘세바시’, ‘5분다큐 사람’ 등 굵직한 무대에도 섰다.

필자는 성격이 내성적이라 남 앞에 서서 얘기하는 게 죽기보다 싫었다. 하지만 돈이 되길래 기쁜 마음으로 연습해서 한국강사협회로부터 명강사(128호) 칭호도 받았다. 물론 외부강연을 위해서는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평소에 시간을 갖고, 자신에게 찾아올 기회를 상상하며 강의안 구성과 PPT 자료를 차분히 준비하면... 절대 어렵지 않다. 첫 작품만 잘 만들면 그 다음부터는 거저먹는다. 필자가 첫 무대에서 강의료 2만원을 받았을 때 결심했다. ‘3년 안에 내 몸값을 반드시 100배로 키울꺼야.~’라고. 그 결실은 3년보다 더 빨리 찾아왔다.

필살기 구축의 첫 단추를 잘 끼우면... 일련의 과정은 선순환 구조로 돌아간다. 당신의 성장 과정을 생각만 해도 필자는 가슴이 설레고 흥분된다. 참! 투잡을 위해 선택할 필살기의 영역은 굳이 업무 외의 분야일 필요는 없다. 지금 당신이 하는 업무나 과거 적성에 맞던 업무를 잘 익히는 것도 한 방법이다. 공직 생태계에서 지존이 되면... 바로 인재개발원에서 교안 제작, 직무교육 강사 요청이 올 거다. 그러면 펼쳐질 미래는 먼저 말한 일련의 과정과 거의 유사하게 맞아떨어질 거다.


그 정도 되면... 당신만의 ‘필살기’ 하나로 투잡, N잡에 주변의 부러움과 존경까지 받으면서 공직생활을 할 수 있다. 못 다 말한 부가 효과도 많다. 교수직 제안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 필자는 선거연수원에서 6년 동안 초빙교수 역할을 했다.필자가 책 인세와 강연료로 그동안 얼마를 벌었는지 궁금할 수 있다. 이건 영업비밀이라 얘기하기가 좀 곤란하다.


다만 투잡을 하든 겸직을 하든 자기 업무에 지장을 줘서는 곤란하다. 어쩌면 동료 직원보다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 자칫 동료들에게 눈치나 비난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필자도 이런 염려 때문에 일을 더 열심히 하다 보니 되레 2007년에 정부가 지방공무원에게 주는 최고의 영예인 청백봉사상이라는 큰 상까지 받았다.


여기까지 읽었다면... 필살기로 성장 가능한 당신의 숨은 끼를 적어 보라.
종이 위에 적는 순간, 당신은 목표의 반을 이룬 것이다.
왜! 시작이 반이니까.

경수생각











https://youtu.be/_RbF4jtxI8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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