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과 인간 공무원의 밥그릇 싸움이 시작됐다!
암울한 공직사회의 미래
세상이 정말 빠르게 변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맞서기도 버거운 이때에 코로나19까지 덮쳤다. 소위 더블쇼크이다. 보이지 않는 2개의 적, 이 두 괴물이 우리 일상을 넘어 온 인류를 엄습하고 있다.
이정문 화백이 21세기를 상상하며 1965년에 그린 미래만화에는 전기자동차, 휴대폰, 로봇청소기, 에스컬레이터, 태양열주택 등이 등장한다. 미래를 내다본 그의 예지력이 놀랍기도 하지만 상상이 현실이 되는데 채 50년이 걸리지 않았다. 4차 산업혁명의 문턱에 올라선 지금, 우리에게 닥친 변화의 목록들을 그저 읽는 것만도 벅찰 정도이다.
당신은 인공지능 AI의 위세를 얼마나 체감하고 있는지. 2016년 세계 바둑계의 최강자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알파고가 연거푸 불계승을 거두며 인공지능 역사에 큰 획을 남겼다. 전문가들은 AI가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는 시기를 2045년~2050년 즈음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테슬라의 신화를 만든 엘론 머스크는 AI가 5년 내에 인간을 추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멀리 볼 것도 없이 인간의 영역과 일자리가 인공지능 로봇에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2016년 일본 모 신문사의 단편소설 공모전에서 글 쓰는 인공지능이 쓴 소설이 1차 예심을 통과했다는 기사를 기억하는지. 심사위원들 조차 그 글이 AI가 쓴 소설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IT 강국 우리나라는 이미 일기예보를 예측하는 AI 기상 캐스터가 더욱 정확한 정보로 활약하고 있다.
뉴스 기사도 인간 기자를 대신해서 AI 기자가 인간보다 더 수려한 문장으로 그 역할을 대신해서 쓰고 있다. 최근 현대엔지니어링은 콘크리트 바닥 면의 평탄화 작업을 대신하는 AI 미장 로봇을 개발했다. 사회와 경제, 우리 일상 전반에 인공지능의 활약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공공기관은 어떨까? 김포시는 독거노인의 식사, 복약, 운동 알림과 안부 확인, 말벗 같은 어르신 돌봄 서비스를 인공지능 로봇으로 대체했다. 인천국제공항에는 입출국 승객의 각종 편의는 물론 최근에는 코로나19 의심 환자를 감지하는 인공지능 로봇까지 등장했다. 서울의 강남구는 불법 주차 민원처리에 인공지능 ‘강남봇’이, 대구광역시는 인공지능 ‘뚜봇’이 24시간 민원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공공기관 역시 인간 공무원의 일자리를 인공지능 공무원이 스멀스멀 점령해 오고 있다. 포털 사이트에서 ‘공무원’과 ‘인공지능’ 두 단어만 검색해도 정보가 넘쳐난다.
미래의 공직사회에서 공무원 조직은 어떤 변화를 맞을까?
인간 공무원과 로봇 공무원의 자리다툼을 추정할 수 있는
정부의 충격적인 보고서가 나왔다.
2017년 인사혁신처는 ‘인사비전 2045’를 통해 2030년까지 민원 공무원의 50% 이상을 로봇으로, 우편, 소방 같은 현장 공무원과 전문직무 공무원의 25% 이상을 로봇과 드론으로 대체하고, 2045년까지 민원 공무원의 75%, 현장 공무원, 회계, 법무 같은 전문직무 공무원의 50%를 인공지능 서비스로 대체한다는 계획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AI 행정비서와 AI 정책자문관 같은 인공지능 공무원을 만들고, 인간형 로봇 공무원을 시청, 구청, 주민센터, 세무서, 등기소에 배치하는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말이 프로젝트지 인간 공무원이 하던 자리에 로봇 공무원을 앉히겠다는 것이다. 자리를 뺀 인간 공무원은 신종 진화업무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미래 변화에 맞는 직무설계와 직급체계의 정비가 불가피해 보이는 대목이다.
2020년 3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홍남기 부총리가 ‘공무원의 직무급제 도입에 속도를 내겠다’고 한 발언이 그냥 나온 게 아닌 듯 싶다. ‘인사비전 2045’가 정부의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인간 공무원이 로봇 공무원에게 50~80%의 일자리를 빼앗기게 될 것이다. 만약 엘론 머스크의 경고가 적중 한다면... 이 예견된 사태는 더욱 빨리 다가올 것이다.
그렇다면 일선의 공무원은 어떤 대비가 필요할까? 지금 공직사회 현장은 코로나19 사태에 매몰되어 미래를 설계할 여유조차 버겁다. 연식이 좀 된 공무원은 ‘에이~ IMF 외환위기도, 금융위기 때도 별 탈 없이 넘어갔는데...’ 라고 안일하게 생각하며 무탈하게 정년퇴직하기 만을 바랄 수 있다. 하지만 AI의 공습과 코로나19까지 겹친 이 엄중한 시기에 변화를 거부하고 순응하지 않는다면, 코로나19 이전의 향수에 젖어 아날로그적인 삶을 고집한다면, 당신은 이미 도태된 공무원이다.
곧 다가올 미래에 무엇이 변하고, 어떻게 변하는지... 그것을 위해 지금 무엇부터 준비하고,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이 물음의 답은 당신이 고민하고 찾아야 한다. 설사 당신의 업무가 인공지능에 대체 되더라도 로봇 공무원을 지배하는 인간 공무원으로 살아남아야 한다. 필자는 과학자도, 미래학자도, 행정학 교수도 아니다. 그 대안을 찾는 것은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몫이다. 도태되느냐 생존하느냐는 당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
AI가 가져올 공직 생태계의 변화!
로봇 공무원과 인간 공무원의 밥그릇 싸움은 이미 시작되었다!
경수생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