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일기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세간에 드러났고, 매일 그 뉴스들을 보다보면 이제 분노를 넘어서 걱정이 앞선다.
그때도 국민들의 투표로 선출된 대통령이었는데, 앞으로 어떤 사람을 어떻게 뽑아야 할지, 책임감과 걱정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커졌다. 이 걱정은 예준이의 미래를 생각하니 더욱 그렇다.
예준이가 살아나갈 세상은 막연하게 평등하고 상식적인 세상일거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말도 안 되는 현실이지만, 미래엔 어쨋든 그렇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다.
도대체 왜.
가만히 시간만 흐른다고 절대 그런 세상이 만들어 질리 없는데 나는 왜 그렇게 바보 같고 안일한 생각을 했을까.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나서 나중에 성공을 하려면 좋은 학벌은 필수고, 권력의 끈을 어떻게든 잡아야 하는 건 당연한 게 되었다. 그렇게 되려면 어렸을 때부터 조기 교육은 필수겠지. 경쟁에서 우위에 살아남아야 되니까.
내가 우리 예준이에게 바라는 게 그런 것일까?
남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으며, 이왕이면 가난하지 않고 넉넉하게 사는 건 부모로서 당연히 바라는 거지만 그렇다고 나는 예준이가 친구들과 경쟁하며 하나씩 쟁취해 가며 그 만족감을 즐기는 사람으로 자라는 것은 원치 않는다. 특히나 그 경쟁에서 이겼을 때 우월감을 느낀다거나 졌을때 자괴감을 느끼는 것은 더더욱 바라지 않는다.
자신이 원하는 꿈을 찾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이 남들 눈에 어떻게 보이든 스스로 귀하게 여기며 사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사람의 진심을 볼 줄 아는 사람, 그래서 더욱 따뜻한 사람이 되어 다른 사람들을 돌아볼 줄 아는 사람,
경쟁해서 이기기 보다는 협력하고 격려하며 이루는 성과에 더 가치를 두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결국 그런 사람도 절로 되는 게 아니니, 부모로서 책임감이 커진다.
그냥 먹이고 재우고 놀아주고 하는 것만해도 버거운 육아였는데, 이런 책임감까지 커지다니.
아이들은 부모의 모습을 보고 큰다고 하니, 내 행동과 말도 점점 더 중요할테니 나는 이래저래 더욱 바르게 살아야한다.
참 어렵고 힘든 일이다.
하지만 이건 그 어떤 것보다 또 중요한 일이니 책임감 할아버지가 와도 무조건 감당하며 잘 해내야한다.
이렇게 이쁜 아이가,
나중에 세상이야 어떻게 되든 제 밥그릇만 챙기며 살아가는 사람이 된다면 그건 너무나 끔찍한 일이다.
제대로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