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는 엄마 중에서 육아에 불안을 느끼지 않는 엄마가 몇이나 될까.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이대로 괜찮은 건지.
본인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매일 하고 있으면서도 끊임없이 반문하고 걱정한다. 게다가 첫 아이를 임신하여 낳고 육아를 하는 엄마라면 그 불안은 더 할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심지어 나는 거의 모든 육아서에서 얘기하는, 만 세 살까지 아이 옆에 붙어서 애착 형성을 확실하게 해 줘야 하는 역할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는 워킹맘이다.
그러다 보니 아무리 마인드 컨트롤을 해도 사소한 계기에 마음이 무너지고 불안해지기 일쑤였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느라 떨어져 있긴 하나, 아이가 불안함을 느끼지 않고 애착도 잘 형성되게 자라게 하고 싶었고 남들 다하는 교육도 부족함 없이 해주고 싶었다.
예전에 돌이 되면 학습지를 시작한다는 얘기를 듣고 정말 미쳤다고 생각했다.
돌쟁이가 뭘 안다고 벌써 그런 걸로 애를 힘들게 하나, 정말 엄마들 열성이 비정상적으로 보였다.
그런데 내 애가 내일모레 돌을 바라보고 있고, 함께 출산을 한 주변 엄마들이 몬테소리다, 아이챌린지다 시작하는 모습을 보니 조급함이 일었다. 그리고 그 업체들의 전화도 내 조급함에 더욱 부채질을 했다.
어려서부터 창의성을 길러주고 사고력을 키워줘야 한다고. 뇌가 80%이상 형성되는 지금 이 시기가 얼마나 중요한 시기인 줄 아냐고.
그럴 때면 내가 올곧게 옳다고 여겨 온, 일곱 살이 되기 전까지 글자나 숫자 공부를 일부러 시키지 않고 그 때까지는 놀이를 통해 인성이나 사회성을 키워줘야지 했던 다짐들이 수없이 무너져 내렸다.
아무리 마음을 굳게 먹어도 이리도 쉽게 약해질 수 있구나 라는 사실을 육아를 하면서 매번 체험한다.
요즘 읽고 있는 책, <적기 육아>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
사실 여기에 나오는 얘기들이 모르는 얘기들은 아니나, 스스로 왜 이렇게 해야하는지 분명한 목표의식이 없다면 저리도 쉽게 무너지는 내게 꽤 많은 힘이 되고 있는 책이다.
아이마다 성장 속도가 다르고 성향이나 기호가 다른데, 그 아이들과 비교하며 조급해하는 건 정말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깊이 깨달으며, 오늘도 마음을 굳게 먹고 예준이도 나도 행복한 육아를 해야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