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유난히도 긴 느낌이다.
굉장히 많이 지난 것 같은데 이제 겨우 수요일 아침. 아직도, 고작 이틀밖에 지나지 않았다.
회사에 이번 주부터 육아 휴직에 돌입하시는 팀장님이 계신데, 그 영향이 어느 정도 있는지도 모르겠다. 두 아이를, 나보다 3년 정도 일찍 앞서서 키우고 계시는 선배맘인데 그동안 내가 육아에 힘들때나 여러가지 고민이 있을 때 많은 도움이 되어주셨는데, 일년간 육아휴직을 쓰신다.
두 아이 낳고 기르시면서 둘째가 다섯살이 될 때까지 출산휴가만 딱 쓰시고 씩씩하게 잘 키우셨는데, 첫 아이가 내년에 초등학교에 들어가게 되었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지금 엄마가 너무 필요한 것 같아 쓰시기로 하셨다고 한다. 갓난 아기를 키울 때보다 엄마의 손이 더 필요한 건 어쩌면 지금 같다고.
사실 갓난 아기일 때는 꼭 엄마가 아니라도, 사랑으로 안아주고 먹여주고 잘 보살펴 주는 양육자만 있어도 큰 문제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클수록, 친구들은 다 엄마가 함께 해주는 것들이 눈에 보이게 되고, 그게 부럽지만 우리 엄마는 나랑 함께 할 수 없다는 걸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아이. 그런 아이의 마음을 알아차렸을 때 마음이 무너지는 건 차치하고, 내가 무엇 때문에 이렇게 열심히 일하고 있나 하는 전환점은 충분히 될 수 있었다. 그런 아이의 마음도 느껴져서 마음이 찡하고, 회사에서 으름장을 놓기도 하고 팀장의 위치에서 일년간 자신의 자리를 비운다는 부담도 컸을텐데 그걸 결정할 수 밖에 없는 팀장님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나는 아직은 다닐만 하다. 무엇보다 친정엄마가 예준이 예서를 알뜰살뜰 잘 보살펴 주시고 계시고, 예준이도 아직은 엄마와 함께 하는 다른 아이들과 자신을 비교하지는 않는 것 같다. 10개월밖에 안된 예서는 더 말할 것도 없고.
하지만 나에게도 머지않아, 팀장님처럼 그런 고민과 결단을 할 날이 오겠지.
특히나 요즘 들어 가끔씩 이런 생각들이 든다.
아무도 비교할 곳 없는 곳으로 떠나서, 학원도 기관도 보내지 말고 그냥 자연 속에서 내가 애들 맛있는 거 만들어 먹이고 뛰어 놀게 하며 키우는 건 어떨까.
나는 일 하는 것도 좋고, 하루 종일 집에서 육아하고 살림하는 건 절대 자신 없다고 여기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어쩔 땐 그 생각이 아주 간절할 때가 있다. 영어 유치원이니, 영어 수학 학원이니, 태권도 미술 음악 학원이니, 이런 거 하나도 생각할 필요 없이, 그래서 그 학원비가 얼마인지, 두 아이 학원비를 대려면 한달에 얼마가 더 필요한지 그런 거 계산할 것 없이 그냥 그렇게.
그렇게 사는 게 아이들에게 좋다는 걸 분명히 알면서도 실행할 수 없는 건, 결국은 남들이 사는 일반적인 평균에서 벗어나는 것도 두렵고, 그 삶을 선택했다가 내 인생에 대한 아쉬움과 미련이 남을 것 같아서. 그리고 그런 삶을 살더라도 결국은 돈이 필요한데, 네가족이 그런 곳에 가서 무슨 돈을 어떻게 벌어 먹고 살 것인가 하는 걱정 때문이겠지.
그 팀장님은 어떤 일년을 보내게 될까.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과 추억이 많아지게 되어 분명 그것도 좋겠지만, 자신의 일과 앞으로의 삶에 대해 잠시 멈춰서 조금 더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되지 않을까.
그래서 유독 이번 주는, 그 분이 참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