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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서고생 Jan 03. 2020

카페 일몽

카페에서 시간 때우다 하는 생각

나는 한량이다. 자의든 타의든 현재 가장 열심히 하는 일은 지구의 중력을 떠받치고 있는 것이다. 집에 박혀 있으면 눈치가 보이기 때문에 주로 카페에서 시간을 보낸다. 카페도 여러번 가다 보니 요령이 생긴다. 커피가 맛있는 카페는 골목 구석구석에 많지만 사실 나처럼 공간 대여 형태로 가는 사람은 커피 맛보다 눈치 안봐도 되는 2층 이상의 카페를 찾아 가야 한다는 요령이다.

카페에 가면 마음이 편해진다. 노트북을 켜고 열심히 화면을 들여다 보고 있는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많다. 각자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진 모르겠으나 그 자체로 소속감이 느껴진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말을 매일같이 느낀다.

노트북을 켜고 무언가 열심히 하는 척 하지만 뭘 하는건 아니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 하는 걸 듣는게 더 재미있다. 카페는 옛날 주막이다. 듣다 보면 옛날 주막에서 옆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다 그 고을 진사댁 아픈 딸을 살리고 사위가 되는 이야기가 헛것이 아니구나 싶다. 트렌드를 알고 싶으면 김×도 책을 사서 읽을게 아니라 그 돈으로 4일만 카페에 있어 보면 알 수 있다.

요즘은 부동산이야기가 대세다. 사람 세명만 모이면 부동산 이야기를 한다. 앉은 자리에서 입으로만 몇십억을 세신다. 어디 시세가 얼마고 어디 아파트가 좋다는 것도 자연스럽게 들린다. 또 스타트업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어디는 투자를 얼마 받았더라 이번에 스타트업을 시작하는데 합류 할 생각이 없는가와 같은 이야기가 오고 간다.

예전 비트코인이 유행할 때 카페지표로 거래를 했다. 카페지표란 카페에서 세명이상 모여 이야기를 하는 것에 공통적인 특정 주제가 나타나면 해당 주제는 상투다 라고 생각하는 지표다. 비트코인 때는 신기하게 들어맞았는데 과연 이번엔 어떻게 될 것인가?라고 생각하며 지금도 어디 부동산이 좋은가 열심히 듣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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