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기 싫다.. 아무도 하라고 안 했지만..
좋아서 하는 공부, 계속 파고들고 싶은 공부는 어떻게 하는 걸까
오늘 하루 종일 불안감이 엄습했다.. 나는 공부할 깜냥이 되나? 의무감, 허영심만으로 공부하려는 것 같다. 좌절과 다짐의 무한반복, 이 속에서 깨닫는 쾌락은 순간이고, 좌절감만 극대화되어서 나를 삼킨다. 공부하는 기질 자체도 주어진 것이고 정해진 것이라면, 나도 그렇게 정해진 것이라고 노력하고 증명하고 싶었다. 마치 루터가 종교 개혁론을 펼칠 때 천국에 갈 사람은 이미 정해졌으니 증명하는 삶을 살라고 한 것처럼..
좋아서 공부하는 사람은 없다지만, 이렇게 스트레스받으면서도 공부를 계속하려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포기하는 것도 용기라던데..
현실을 회피하고 싶어서 공부를 하는 거라고 보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난 오히려 체증감과 나의 현실을 직시하고자 공부를 하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라 믿었다. 그런데 정말 모르겠다. 다른 사람이 보는 내가 정말 맞는 것인지도..
오늘은 정말 불안하고 혼란스러운 날이다. 어제까지 평온했던 마음이 오늘 갑자기 불안해진 것도 뇌에서 무슨 호르몬이 나와서겠지? 인간은 그저 호르몬의 노예라고, 호르몬의 장난에 놀아나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편하다. 이 불안의 실체가 고작 호르몬일 뿐인 게 되니 말이다.
2019.11.14 작가의 서랍에 있던 글인데 방금썼나 싶을만큼 오늘 기분과 똑같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