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록Joon Dec 20. 2020

꿈이 없어도 꿈을 꾸면 꿈이 이루어질까?

꿈 없는 자의 혼란

    꿈에는 두 가지가 있다. 무언가 이루고 싶은 꿈과 잠을 자면서 꾸는 꿈. 내겐 어느 꿈도 없다. 우선 무언가 이루고 싶은 꿈이 없다. 그런 내게 세상을 살면서 자주 듣는 "네 꿈은 뭐야?"라는 질문은 힘들었다. "특별히 없어요, 그냥 지금이 좋아요."라고 둘러대기에는 부족했다. 수없이 쇄도하는 질문에 맞서기 위해 고민 끝에 나온 것이 ‘좋은 아빠’다. 이것도 생물학적인 특성과 결혼 주의자로서의 입장이 합쳐진 다소 당연스러운 역할 부여정도겠지만. 살면서 이루어지지 않을 것을 애써 바라보지 않았기에 커다란 꿈이 없었고, 조금만 애쓰면 가질 수 있는 것은 바로 잡을 수 있어서 꿈이 되지 않았다. 덕분에 난 무언가 되고 싶고 가지고 싶은 꿈이 없다. 다른 꿈인 밤에 꾸는 꿈도 없다. 실제로 얼마나 꾸는지 모르겠지만 깨고 나서 기억을 하는 꿈은 평생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다. 이마저도 거의 다 까먹어서 제대로 남아있는 게 없다. 아마 이루고 싶은 꿈이 없기에 꾸고 싶은 꿈도 없는 것일 테다. 


    참 재미없는 인생이다. 누구나 꿈을 가지고 살아야 하고 그 꿈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멋진 인생이라는데, 애초에 그 꿈이 존재하지 않으니 말이다. 어렵고 힘든 꿈을 향한 과정을 별로 겪고 싶지 않아서다. 참 우습다. 해 보지도 않았는데 남들이 하는 이야기만 전해 듣고, 그 꿈이라는 녀석이 쉽지 않다고 판단한다. 기를 쓰고 가지려고 하지 않는다. 욕심이 없다는 건 꽤 미화된 자기 방어적 표현이고, 용기가 없다는 게 맞는 말이다. 그럼에도 꿈이 없는 삶은 꽤 편하다. 이루지 못해 생기는 절망이 없고, 실패로 생기는 좌절이 없다. 그저 지금에 만족하거나 조금 노력해서 조금 좋아지고 행복하면 그만이다. 안 되는 건 그냥 안 되는 것이고 내 것이 아닐 뿐이다. 


    무미건조한 일상을 이어나가던 중 얼마 전에 오랜만에 꿈을 꾸었다. 



* 공감을 '강요'받는 이 시대의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 (우리의 책에서 만나요!)



『공감받지 않고, 공감하지 않고』 


이전 16화 이 세상에 불가능한 일은 없다. 다만 오래 걸릴 뿐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