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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Jul 19. 2021

이미 정해진 회사원

원래부터 내가 가야 했던 곳

내가 가야 할 곳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꾸역꾸역 학창 시절을 마치고 나면, 꼭 거기에 가야 했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에 가듯 당연했다. 다른 고민을 하지 못해 불편하거나 괴롭지 않았다. 정해진 길을 걷는 건 오히려 편안했다. 나 외에도 대부분 가려는 방향이 같았기에 외롭지도 않았다. 그렇게 모두 ‘회사’로 향했다. 마치 그것 말고는 다른 길이 없는 것처럼 대열을 맞춰 나아갔다. 거대한 물결 속에 한 방울로 머문다는 사실은 꽤 안정감을 주었다. 다들 그렇다는 분위기는 이 방향이 맞는다고 인정해주며 안심하게 했다. 그 포근함 속에서 한 치의 의심도 하지 않았다. 원래 내가 되고 싶은 게 회사원이라고 굳게 믿었다. 


회사는 어릴 적부터 익숙한 장소였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직업이 회사원이었다. 같은 집에 사는 아버지가 그곳에 다녔다. 첫 직장에서 정년퇴임을 하신 그분은 회사원이었다. 다른 곳에 한눈팔지 않고 오랜 기간을 출근하고 퇴근했다.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단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그 흔한 조퇴나 지각도 없었다. 그런 아버지를 지켜보고 자라면서 나중의 내 모습을 가늠해보았다. 아는 직장은 아버지 회사 하나였고, 아는 직장인은 회사원 아버지 한 명이었다. 다른 일은 몰랐다. 아는 세상이 전부이기에 자연스럽게 나도 회사원이 되는 것으로 알았다. 사회에 나가는 방법은 회사에 다니는 것뿐이라고 여겼다. 가질 수 있는 직업은 그것뿐이었다. 


나처럼 가까이에서 회사원만 보고 커온 사람이 많아 보인다. 그렇지 않고서는 회사원이 이렇게 넘쳐날 수가 없다. 모두 원래부터 회사원이 될 것으로 예정되었던 양, 회사를 축으로 하는 이야기가 많다.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 애쓰는 힘겨운 취준생, 회사에 다니면서 쏟아내는 불만, 회사에서 나오고 나서 후련해하는 퇴사. 어쩌면 회사라는 곳을 한 번쯤은 꼭 들어가야만 우리 인생이 굴러가는지도 모르겠다. 누구든 회사원이 되어야만 일생의 과제를 하나 지울 수 있는 것 같다. 마치 버킷 리스트를 하나 지우듯이. 수많은 회사 이야기에 나까지 나서서 비슷비슷한 사연을 하나 더 보태 본다. 애매한 휴직자라는 신분이 조금은 눈에 띄려나? 그래 봤자 대세 따르기에 특화된 내 인생은 특별하지 않다. 너도나도 겪었던 그저 그런 이야기다. 회사에 속한 일원이 되기 위해 몸부림쳤던 그때 그 시절이 그랬다.


* 말도 안 되는 사건으로 그토록 바라던 회사에 덜컥 들어가게 되는데... (우리의 책에서 만나요!)



『퇴사라는 고민』 

교보문고 https://bit.ly/3RizpNk

예스24 https://bit.ly/3yjCDYx

알라딘 https://bit.ly/3AxtmPd

인터파크 https://bit.ly/3ah39tG

첫 번째 책에 주신 관심 덕분에 두 번째 책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인생에서 긴 시간을 차지한 ‘회사’ 이야기입니다. 제목처럼 전 여전히 ‘퇴사’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내년이면 영원할 줄 알았던 휴직이 끝납니다. 꼭 돌아갈 것 같았지만 이제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책이 해답을 줄 수 있을까요? 

직장에서 느끼는 온갖 사건과 감정이 담겨있습니다. 함께 즐겨주시면 저와 우리가 해나갈 고민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꼭 읽어주시길 추천과 부탁을 동시에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첫 번째 책과 마찬가지로 모든 인세 수익은 도움이 필요한 곳에 쓰입니다. 이번 책으로는 과로, 우울증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직장인들을 위해 기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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